태평양의 스위스를 꿈꾸는 뉴질랜드?

태평양의 스위스를 꿈꾸는 뉴질랜드?

0 개 7,421 JJW

 

9350d5f222807c8e578c89438e75259e_1461821339_827.jpg

 

몰타의 집권 노동당 부당수인 콘라드 미찌(Konrad Mizzi) 보건·에너지 장관과 멕시코 재벌 주안 아만도 히노조사(Juan Armando Hinojosa)는 국가와 언어, 문화가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오클랜드에 트러스트를 가지고 세금을 회피해 왔다는 점이다. 지난 4일 공개된 조세회피 관련 자료인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에 의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몰타에서는 총리 사퇴 요구와 조세회피를 제공한 뉴질랜드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청렴 국가로 세계에 알려진 뉴질랜드가 조세회피처로 전락하게 됐다.

 

뉴질랜드 21개 조세회피처 가운데 하나 ‘오명’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로부터 유출된 ‘파나마 페이퍼스’는 1,150만건의 문서와 2.6테라바이트의 파일 용량, 21만4,000개의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 12명의 연루 전·현직 국가최고지도자 등 전례없는 방대한 내용으로 아직까지 일부분만 공개된 상태지만 이미 시그뮌뒤르 다비오 귄뢰이그손 (Sigmundur Davio Gunnlaugsson)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는 등 세계적으로 거센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 자료는 독일의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이 ‘모색 폰세카’의 한 직원으로부터 입수하여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공개됐다.

 

현재까지 ‘파나마 페이퍼스’와 직접 연루된 뉴질랜드 주요 인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1,150만건의 문서 가운데 6만여 건이 뉴질랜드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뉴질랜드를 파나마, 사모아, 니우에, 세이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스위스, 그리고 영국 등과 함께 21개 조세회피처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진원지인 모색 폰세카도 뉴질랜드를 자산실사와 관련된 법률이 느슨하여 조세회피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고객들에게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질랜드가 조세회피처로 지목된 데에 대해 존 키(John Key) 총리는 “조세회피처는 정보가 비공개되는 곳을 말한다. 뉴질랜드는 관련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마이클 우드하우스(Michael Woodhouse) 조세장관도 “조세회피처는 트러스트 수혜자에 대한 정보가 비밀로 유지될 때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뉴질랜드 세법에서는 해외 트러스트를 IRD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 정보 교환을 통해 조세회피를 적발하고 예방하도록 조세 협약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해외 트러스트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

 

이번에 몰타의 정치인과 멕시코의 재벌처럼 많은 외국인들이 조세회피나 돈세탁의 목적으로 악용한 뉴질랜드의 해외 트러스트는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등록된 1만1,645개에 수 억 달러의 검은 돈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 트러스트는 신원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해외 수입에 대해 뉴질랜드 정부에 납세의무가 없기 때문에 뉴질랜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느슨한 세제를 가지고 있다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있는 해외 트러스트의 회계비용과 기타 비용만 해도 2,400만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뉴질랜드가 얻는 이러한 소득이 해외 트러스트로 인한 뉴질랜드의 국가청렴도 이미지 손상에 비해 가치가 없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매시 대학의 데보라 러셀(Deborah Russell) 교수는 “국제적인 조세회피 사건에 뉴질랜드가 연루된 사실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해외 트러스트가 법의 구멍을 통해 조세회피를 할 수 있다는 문제는 수 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정부는 문제의 해외 트러스트를 폐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셀 교수는“IRD가 해외 트러스트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뉴질랜드가 조세회피처라는 오명을 쓰게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는 무대책으로 공모한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IRD는 2013년부터 해외 트러스트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IRD는 지난달에도 이메일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다른 우선사항을 처리하느라 해외 트러스트에 대한 조세법의 개혁을 강행할 여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 의원들도 부유한 외국인들이 뉴질랜드를 조세회피처로 악용했다는 사실은 정직과 청렴이라는 뉴질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당의 줄리 앤 젠터(Julie Anne Genter) 의원은 “해외 트러스트와 관련된 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해온 국가가 어떻게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활동을 척결하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노동당 앤드류 리틀(Andrew Little) 대표도 “뉴질랜드가 국외기업들의 조세회피처로 전락할 때까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키 총리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트러스트에 대한 검토작업 들어갈 듯

 

뉴질랜드 세제는 문제될게 없다던 키 총리는 국내외 여론이 심상치 않자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 트러스트에 대해 독립적인 검토 작업을 할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는 또한 국제공조를 통해 역외탈세를 도모한 뉴질랜드인을 파악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호주에 살고 있는 뉴질랜드인 이안 테일러(Ian Taylor)가 수 천 여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테일러는 지난 2010년 그의 아버지 제프리 테일러(Jeffrey Taylor)와 함께 북한 무기를 이란에 판매하는데 연루된 혐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국제기구들은 뉴질랜드의 형식적인 회사 등록절차가 자금세탁과 테러자금모금을 쉽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키 총리 “NZ를 태평양의 스위스나 저지로 육성해야” 키 총리는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해외 트러스트가 가져오는 경제적 혜택에 대해 언급했다.

 

총리가 되기 전인 2005년 국민당 재무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뉴질랜드가 남태평양의 저지 섬이 되어야 하고 해외 뱅킹 산업을 개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 의해 뉴질랜드와 함께 21개 조세회피처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영국령 저지는 아주 낮은 세금 때문에 인기있는 조세회피처로 알려져 있다.

 

저지 경제의 절반은 금융 서비스로부터 나온다.

 

키 총리는 또한 뉴질랜드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스위스가 되어 초고액 자산가의 재산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 모두 금융 투명성이 좋지 않다.

 

스위스의 경우 율리 마우러(Ueli Maurer) 재무장관이 ‘파나마 페이퍼스’ 유출로 조세회피에 대한 기밀이 대거 공개된 가운데 슈퍼 리치들이 자기 돈을 외국에 둘 수 있는 권리를 옹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번에 뉴질랜드가 글로벌 조세회피 파문에 휘말린 후에도 키 총리는 뉴질랜드가 스위스나 저지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뉴질랜드가 국제 규정을 엄격하게 따른다면 해외 뱅킹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뉴질랜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치인과 기업인, 유명 스포츠 스타 등이 연루된 이번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영국,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정상들이 추문에 휩싸인 것과 달리 뉴질랜드 역대 총리 가운데 최고의 자산가로 알려진 키 총리는 어떠한 해외 트러스트로 가지고 있지 않고 자신의 세금 내역은 깨끗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의 스위스 또는 저지 비전은 제임스 쇼(James Shaw) 녹색당 공동대표의 지적처럼 뉴질랜드를 자칫 음지 사람들을 위한 양지 국가로서의 평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학비대출금 난민’ 등장하나?

댓글 1 | 조회 9,215 | 2016.05.26
지난 1월 18일(월) 오클랜드 공항에서는 출국 수속을 밟던 쿡 아일랜즈(Cook Islands) 출신의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남성의 이름은… 더보기

이민자들의 팍팍한 삶

댓글 0 | 조회 11,054 | 2016.05.25
통계청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연간 순 이민자 수가 6만7,619명을 기록하며 20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유입이 지속되면서 이민자들… 더보기

주택 붐,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까?

댓글 3 | 조회 10,476 | 2016.05.12
정부 당국의 부동산 투기 대책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오클랜드 주택시장이 최근 들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 더보기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픈 ‘대상포진’

댓글 0 | 조회 11,685 | 2016.05.11
최근 뉴질랜드 신문에 ‘shingles’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이는 이른바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는 질병을 의미하는데, 대상포진은 특히 중년의 나이를 … 더보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댓글 0 | 조회 11,330 | 2016.04.29
우리가 사는 이 지구 상에 있는 수 많은 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길(road)’은 어디에 있을까?이 질문에 답을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인터넷에서 www.dange… 더보기
Now

현재 태평양의 스위스를 꿈꾸는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7,422 | 2016.04.28
몰타의 집권 노동당 부당수인 콘라드 미찌(Konrad Mizzi) 보건·에너지 장관과 멕시코 재벌 주안 아만도 히노조사(Juan Armando Hinojosa)는… 더보기

뉴질랜드의 트럼프 같은 이들

댓글 0 | 조회 7,576 | 2016.04.14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지난해 7월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더보기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NZ에 대한 15가지 사실들

댓글 1 | 조회 13,101 | 2016.04.13
최근 국내의 한 일간신문에 뉴질랜드에서 2년간 거주했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한 여성이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뉴질랜드 생활의 이모저모를 올려 화제가 됐다.‘15 t… 더보기

뉴질랜드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댓글 0 | 조회 14,209 | 2016.03.24
오는 2019년까지 뉴질랜드 대학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유인즉 굳이 대학을 가지 않고도 취업할 수 있는 고용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학생융자를 … 더보기

총기관리, 이대로 두어도 좋을까?

댓글 0 | 조회 9,030 | 2016.03.23
최근 국내 곳곳에서 각종 총기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총기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총기 소지가 비교적 자유로운 뉴질랜드에서 최근에 벌어… 더보기

휴대폰은 알고 있다. 당신이 휴가 갔던 곳을

댓글 0 | 조회 7,884 | 2016.03.10
매년 그렇듯 지난 연말연시 동안에도 수많은 뉴질랜드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집을 떠나 국내외 여러 휴양지들을 찾아 각양 각색의 방법으로 휴가들을 즐기고 돌아… 더보기

‘균형’ 있는 세무조사 이뤄져야

댓글 0 | 조회 7,086 | 2016.03.09
세무당국이 올해 들어 세금 추적의 고삐를 더욱 세게 죄고 있다. 현금거래 조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처음으로 학생융자 체납자를 체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더보기

가자 뉴질랜드로

댓글 1 | 조회 12,089 | 2016.02.25
이민과 유학, 관광 등을 목적으로 뉴질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순 이민자 수는 6만4,930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관광객은 300만명을 … 더보기

키위 손님은 사절?

댓글 1 | 조회 10,183 | 2016.02.24
최근 남섬 북부에 위치한 도시인 블레넘(Blenheim)에서 영업 중인 백패커스를 포함한 저렴한 비용의 숙소들이 내국인(Kiwi)들의 숙박을 아예 사절하고 나섰다… 더보기

사상 최저 금리 시대 오나

댓글 0 | 조회 9,220 | 2016.02.11
​2014년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했던 중앙은행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같은 포인트씩 인하하여 2.5% 제자리로 돌려놨다. 2.5%의… 더보기

지구촌 주민들을 떨게 만드는 모기들

댓글 0 | 조회 6,657 | 2016.02.10
새해 벽두부터 2014년에 서부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던 에볼라(Evola) 바이러스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해 지구촌 주민들을 걱정스럽게 만드는… 더보기

뉴질랜드에도 ‘하우스푸어’

댓글 1 | 조회 12,007 | 2016.01.28
한국에서는 몇 년 전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더보기

스피드 카메라 매출액이 100만불?

댓글 0 | 조회 7,032 | 2016.01.27
작년에 전국에 설치된 경찰의 과속 단속용 카메라, 일명 스피드 카메라 중에서 가장 많은 운전자들을 적발해 낸 곳은 어디일까?경찰에 의해 확인된 정답은 웰링톤 북쪽… 더보기

사하라 사막처럼 목마른 노스 캔터베리

댓글 0 | 조회 7,458 | 2016.01.14
지구촌 곳곳이 17년 만에 다시 도래한 ‘슈퍼 엘니뇨(El Nino)’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뉴욕은 144년 만의 최고기온인 … 더보기

새해 이민자들의 꿈

댓글 0 | 조회 8,031 | 2016.01.13
2016년 병신년의 해가 솟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 소망을 품게 된다. 남태평양의 외진 섬 뉴질랜드에서 제2의 삶을 일구고 있는 이민자들에도 꿈은 있다.…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15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5,288 | 2015.12.23
■ 시중 은행들의 전례없는 대출 경쟁 연초부터 시중 은행들이 대출 고객들에 현금 또는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 치열한 대출 경쟁을 벌였다. Kiwibank는 중앙은행… 더보기

개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댓글 0 | 조회 6,879 | 2015.12.23
지난 12월 1일(화) 아침 6시 30분 무렵에 더니든의 한 주택가에서 신문을 배달하던 50대 여성이 3마리의 개들로부터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더보기

꾸물거리는 오클랜드 주택 개발

댓글 0 | 조회 7,179 | 2015.12.10
오클랜드의 주택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은 지난 2013년 오클랜드 주택협정을 체결하고 그해 10월부터 ‘특별주택구역(Special Housing… 더보기

해수면 상승, 남의 일 아닌 NZ

댓글 0 | 조회 8,294 | 2015.12.09
지난 11월 28일(토)에 오클랜드와 웰링톤, 크라이스트처치를 비롯한 뉴질랜드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많게는 수만 명, 적게는 수백 명씩의 남녀노소 군중들이 모인 가… 더보기

인종차별의 저류를 경계하며

댓글 1 | 조회 5,797 | 2015.11.26
지난 3일 국회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이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한 국회의원의 의견을 넘어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