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고 유로존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일본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ㆍ장기 경기침체)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미국, 영국 등 앵글로색슨 경제는 다른 서구 선진국들보다 나은 형편이다. 이것이 2015년을 맞이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앵글로색슨 경제의 변방에 있는 뉴질랜드의 2015년은 어떤 모습을 띨까?
경제성장세 둔화 전망
올해 뉴질랜드 경제는 지난해보다는 못하겠지만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3기 집권에 성공한 국민당 정부의 안정적인 경제정책과 낮은 실업률, 건설업 활황, 이민자 유입 등이 긍정적인 신호이다.
하지만 낙농제품 가격 하락은 뉴질랜드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국제 전유 가격은 1월 1,000t당 5,000달러 수준에서 연말 2,0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50% 이상 하락했다.
가장 큰 우유 수입처였던 중국이 수입량을 줄이고 러시아는 경제제재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적인 우유 공급과잉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유로 국가 간 유제품에 대한 수입쿼터(수입량 제한)까지 풀릴 예정이어서 국제 낙농제품 가격이 강하게 반등하리라는 희망은 어려워 보인다.
우유는 다른 공산품과 달리 뉴질랜드에선 공급량이나 가격에 상관없이 수출업자들이 일정량을 농가로부터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한다는게 문제이다.
그 동안 우유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낙농가들이 너도나도 황무지와 숲을 개간해 목장을 만드는 데 수백만 달러씩 투자한 것도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낙농업이 가장 활발한 북부지방의 와이카토에는 10년 전 450만마리의 젖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650만마리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낙농가에 대한 가계대출이 2008년 대비 42%나 폭증하면서 가장 큰 경제리스크로 떠올랐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NZIER)가 지난달 9개 경제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민간 및 공공 소비와 주거 및 비즈니스 투자, 고용 등의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상황이 다소 나빠질 것으로 나타났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28%를 차지하는 수출로 나타났고 33%를 점유하는 수입은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향후 2년간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분기보다 상향하여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연간 3%로 예상했다.
금리 안정으로 주택수요 늘어날 듯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오클랜드와 기타 지역으로 양분됐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점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지표인 매매량은 지난해 꾸준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오클랜드 카운슬의 주택감정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고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올해 주택 매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앞으로 여전히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올 하반기에, 이전 전망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암시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 변동이 없고, 이웃 호주에서는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는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하단을 기록할 정도로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에 그쳤다.
올해는 유가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 알리스테어 헴(Alistair Helm)은 올해 오클랜드 집값 상승률을 5~8%, 그 밖의 지역에서는 3~5%로 예상했다.
그는 주택 매매량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건실한 성장을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올해 눈여겨볼 오클랜드 지역은 어디일까.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최근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의 가격정보와 지역 부동산 중개사들의 설문조사를 기초로 주요 지역별 저렴한 가격대의 동네를 선정했다.
이에 따르면 노스쇼어의 경우 평균 집값 61만6,200달러의 글렌필드(Glenfield)가 꼽혔다.
글렌필드는 버크데일(Birkdale)이나 베이뷰(Bayview)보다 집값이 높지만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주택들이 있고 시세차익 면에서도 다른 곳보다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것.
오클랜드 센트럴에서는 평균 집값 41만650달러의 오타후후(Otahuhu)와 50만5,550달러의 뉴마켓(Newmarket) 아파트가 추천됐다.
글렌 베이커(Glenn Baker) L J 후커 로얄 오크(Royal Oak) 지점장은 뉴마켓의 아파트는 상점들과 가깝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 남부에서는 평균 집값 38만3,450달러의 란드위크 파크(Randwick Park)와 44만9,400달러의 타카니니(Takanini)가 선정됐다.
수 더글라스(Sue Douglas) 레이 화이트(Ray White) 타카니니 지점장은 란드위크 파크는 새로 개발되는 동네이고 타카니니는 새로운 쇼핑센터와 주택들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서부에서는 뉴린(New Lynn)이 50만5,000달러로 49만7,100달러의 글렌 이든(Glen Eden)보다 집값이 비싸지만 향후 빠르게 상승할 것이란 점에서 1순위에 올랐다.
광역 오클랜드에서는 평균 집값 35만4,050달러의 파라카이(Parakai)와 34만7,850달러의 오타라(Otara)가 꼽혔다.
환율 완만한 하락 전망
지난해 7월 미국달러 대비 88.35센트까지 오르며 초강세를 보였던 환율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과 미국달러의 강세로 연말 78센트선으로 마감했다.
미국달러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달러 대비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 달러화는 유로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상승하고 호주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황소 장세를 이어 오던 주식시장은 올해 마침내 그 끝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 주식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질랜드 종합주가지수인 NZX 50은 2012년 24.2%와 2013년 16.5%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84.7% 급등한 코러스(Chorus)를 비롯하여 71.8%의 메리디안 에너지(Meridian Energy), 62.3%의 피셔 앤드 파이켈 헬스케어(Fisher & Paykel Healthcare) 등을 포함해 종합주가지수는 17.6% 상승했다.
올해도 저금리로 마이티 리버 파워(Mighty River Power), 메리디안 에너지, 오클랜드 에어포트(Auckland Airport) 등과 같은 고배당 주식은 채권이나 정기예금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의 주가 상승으로 주가가 이제 비싸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예전만큼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회사 제이비워(JBWere)는 올해 뉴질랜드 종합주가지수 상승폭을 지난해보다 낮은 한 자릿 수 중반으로 예상했다.
제이비워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중지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높은 주가상승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