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카운슬과 그 산하기관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엄청난 빚에 허덕이면서 불필요한 곳에 돈을 펑펑 지출하는가 하면 시장과 시의원들이 효율적으로 카운슬을 관리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통합 이후 오클랜드 부채 2배 늘어
현재 오클랜드 카운슬이 지고 있는 부채 규모는 약 73억달러이다.
통합 오클랜드 출범 당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앞으로 10년 후인 2025년에는 108억달러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늘어난 빚은 새로운 전기기차 사업(4억6,200만달러), 동부 오클랜드 교통 프로젝트(3억1,600만달러), 공원 조성 및 정비(2억500만달러), 정보통신(1억9,500만달러), 도심순환철도 건설을 위한 토지 매입(1억6,800만달러), 도심 ASB 빌딩에 새로운 카운슬 본부 마련(1억500만달러) 등에 사용됐다.
이처럼 매일 평균 수 백만 달러를 빌리고 있는 오클랜드 카운슬이지만 그 동안 임직원들의 보수와 혜택은 지나치게 늘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오클랜드 카운슬의 세금 낭비와 도덕 불감증은 최근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세금 22만달러를 들여 남자 성기를 상시키는 조형물을 뉴린 지역에 설치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가 하면 직원 외모와 복장 등에 대한 세미나에 3,500달러를 낭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달 오클랜드 카운슬 소수민족자문위원회의 페로즈 알리(Feroz Ali) 위원장과 한 위원은 이 위원회가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납세자의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며 사임했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이 위원회를 운영하는데 연간 7만~8만5,00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재선 직후 홍콩 출신 카운슬 자문위원과의 2년 간의 내연관계가 알려진데 이어 새로운 카운슬 본부 시장 사무실 내에 3만달러를 들여 밀실을 갖춘 사실이 드러나 곤혹을 치른 렌 브라운(Len Brown) 시장은 여론조사 비용으로 지금까지 거의 25만달러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운 시장 사무실은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비용 지출의 세부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시장의 지도력 부재
재선 직후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퇴 압력을 받았던 브라운 시장은 시정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선거 참모진은 브라운 시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며 필 고프(Phil Goff) 전(前) 노동당 대표나 페니 헐스(Penny Hulse) 오클랜드 부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시장의 관리 능력은 최근 오클랜드 부두 확장과 관련해서 도전받고 있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소유하고 있는 포츠 오브 오클랜드(Ports of Auckland)는 블레디스로(Bledisloe) 부두를 공청회도 열지 않고 와이테마타 하버(Waitemata Harbour) 방향으로 100미터 정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운슬의 허가까지 받은 이 프로젝트는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려는 시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왔고, 대다수의 시의원들도 반대로 돌아섰다.
수습에 나선 브라운 시장은 ‘포츠 오브 오클랜드’가 부두 확장에 대해 자신에게 더욱 많은 정보를 주었어야 한다며 프로젝트가 연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츠 오브 오클랜드’ 측은 보다 큰 선박들을 수용할 정박 공간이 필요하다며 확장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밀고 나갈 의사를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노동당의 고프 의원은 “오클랜드 카운슬이 이 프로젝트를 반대한다면 그 계획을 멈춰야 한다”며 브라운 시장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오클랜드 카운슬 관리기관 ‘관리’ 안돼
오클랜드 카운슬 관리기관들의 독단적인 경영은 최근 ‘오클랜드 관광 이벤트 경제 개발청(ATEED)’에서도 나타난다.
이 기관은 지난해 3월부터 숙련 인력과 해외 투자를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시의원들도 모르게 영국 런던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호주 멜버른 등지에 사무실을 운영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올해 ATEED의 운영비는 5,300만달러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4,600만달러는 오클랜드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캐시 캐이시(Cathy Casey) 시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감사원장에 문의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원들과는 달리 ATEED의 해외 사무실 운영에 대해 알고 있었던 브라운 시장은 재산세를 공약보다 높이 인상하고 도서관 개관시간을 단축하며 긴축 10년 예산을 세우는 마당에 오클랜드 시민들과 관련도 없는 일을 하고 있는 ATEED의 행태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민들은 해외 투자 유치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하고 있으며 오클랜드시가 가장 큰 수혜자이고 숙련 인력은 사기업 고용주를 위한 일인데 공공 자금이 이런 일에 쓰여져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런던 사무실에 배치된 그랜트 젠킨스(Grant Jenkins)는 부인이 영국으로 돌아가길 원했던 ATEED의 고위 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0년 예산 ‘수준 미달’ 지적
오클랜드 카운슬이 지난달 16일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받은 ‘10년 예산안’도 수준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청소년 로비 단체 ‘제너레이션 제로(Generation Zero)’는 오클랜드 카운슬 10년 예산안에서 계획하고 있는 새 도로에 대한 지출을 20억달러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시장의 최대 역점사업인 도심순환철도 역시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이용하는 승객이 적어 손익분기점에도 미치기 어려우며 오클랜드 도심 자동차 교통 흐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자동차협회(AA)와 뉴질랜드 인프라 개발 카운슬(NECID) 은 오클랜드 카운슬의 장기 계획안 예산 옵션이 모두 수준 미달이라며 중앙 정부와 함께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달 16일 마감된 오클랜드 카운슬의 10년 예산안에 2만명 이상 시민들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53%의 시민들은 버스와 기차가 자주 운행되는 공공교통 네트워크의 지역 확대를 지지했다.
예산 확보의 방법으로는 30%가 넘는 시민들이 모토웨이 통행료 징수를 선택했고 29%는 지역 유류세와 재산세의 인상을 지지했다.
10년 예산안의 최종 결정은 다음 달에 이뤄지고 6월 25일에 정식 채택되어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툭 하면 파헤치고 덮이는 도로들, 재정난으로 세금을 올리면서도 같은 직종의 사기업에 비해 높은 카운슬 임직원들의 급여, 1주일이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납득하기 어려운 소식들을 접하면서 오클랜드 카운슬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