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甲午年)의 해가 떠올랐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언제나처럼 살림살이가 좀더 나아지길 희망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뉴질랜드 경제가 호황을 구가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도 기대가 크다.
모든 경제신호 상승세
경제전문가들은 모든 경제신호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가 뉴질랜드 경제의 황금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질랜드 수출상품 가격은 높고, 기업신뢰지수는 20년래 최고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범위에 속하고, 일자리와 임금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올해는 또한 총선이 실시되는 해로 정부는 민심을 잡기 위한 재정확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의 해에 나타나는 경기 활성화와 호전된 경제 지표들로 올해 뉴질랜드 경제는 보기 드문 호황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질랜드 경제는 지난해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주요 무역 상대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자연 재해, 통화 강세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의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사분기말 기준 3.5%로 미국(1.8%), 영국(1.5%), 호주(2.3%), 일본(2.4%)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휠씬 높다.
뉴질랜드 최대 교역국 위치를 지난해 중국에게 물려준 호주의 경우 광업 이외의 경제성장은 거의 정체 상황이다.
ANZ의 지난달 기업신뢰지수는 64.1로 1999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ANZ의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가 상향 조정됨에 따라 2014년 초반 뉴질랜드의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메론 바그리(Cameron Bagrie) ANZ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제지표는 뉴질랜드 경제 성장의 전조”라며 “뉴질랜드달러 강세와 기준금리 상승 압박에도 모멘텀(성장 동력)이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 붐 몇 년간 지속될 듯
그러나 경제가 상승 국면에 있더라도 경제전문가들은 호황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소비지출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NZIER) 샤무빌 이큅(Shamubel Eaqub)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상황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강한 경제가 예상된다. 이러한 예상은 기록적인 상품가격과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 상승세와 같은 기본적인 흐름과도 연관되지만 지난해 극심한 가뭄 이후 생산량 회복, 400억달러 규모 크라이스트처치 재건과 같은 일회성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SB의 닉 터플리(Nick Tuffley)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뉴질랜드 경제 최고의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호황이 보통 뉴질랜드인에 큰 혜택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고용시장이 다소 개선되어 인력 구하는데 더욱 경쟁적이게 되고 임금도 3% 정도 올라 가계수입도 약간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 상승은 특히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의 건설 관련 업종에서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웨스트팩의 펠리스 델브럭크(Felix Delbruck) 이코노미스트는 “건축 붐은 몇 년간 계속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많은 부분이 지진으로 파손된 것들을 복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몇 년 동안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건축 붐은 2015년 절정에 이른 뒤에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경기 상승은 이민자 유입을 불러 오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소비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소비증가는 빚을 져서 이뤄졌던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소비자들이 더욱 신중해졌다는 평가이다.
상반기중 기준금리 인상
앞으로 몇 년 동안 사람들이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금리 상승 기조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향후 2년 동안 금리를 4.75%로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중앙은행은 올 상반기에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이미 고정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고정과 변동금리 사이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2015년 초에 2% 정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갚아야 하지만 예금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이자를 받아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뉴질랜드달러화는 올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통화가 될 전망이다.
뉴질랜드달러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달러 대비 6% 올랐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달러의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경제의 강한 성장을 비롯해 금리 인상 전망, 원자재 수요 반등 역시 뉴질랜드달러의 상승을 이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뉴질랜드달러화는 연중 80센트 선을 넘어 장기평균선인 70센트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웨스트팩은 올해 다섯 차례에 걸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며 기준금리 인상과 높은 상품가격, 강한 경제성장 등이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축소)에 따른 환율 하락 압력을 방어해 80~90센트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5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던 호주 달러화에 대해서는 올해 양국 간의 경제 성과가 더욱 벌어지면서 연말에 등가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키위달러의 강세는 수입품을 구입하거나 해외여행을 하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수출업체나 제조업체들에는 압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집값 상승세 꺾일 것
부동산 시장은 올해 피크에 오른 뒤 서서히 식어 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클랜드 주택가격은 이미 소득 대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로 주택거래가 한풀 꺾였으며 올해부터 금리인상이 예고되어 있어 집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큅 NZIER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집값이 떨어진다면 오클랜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타 다른 지역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왜냐하면 경제회복의 많은 부분이 오클랜드와 최근 캔터베리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택 소유자들, 특히 최근 오클랜드에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출 상환을 감당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계획을 세우고 수입 범위 내에서 생활하며 노후에 대비해 저축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현재와 같은 비교적 관대한 복지제도를 누릴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2014년 세계경제는 미국의 성장과 유럽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의 경제정책 및 신흥시장의 정치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보다 복잡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양적완화축소 실시 이후 올해 각국 경제의 흥망은 범세계적 문제보다 내부사정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의 전망도 여느 때보다 밝다. 한국은행과 주요 글로벌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평균 3.8%로 예측한 데 이어 정부가 이보다 높은 3.9%의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경기회복 자신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