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 서비스업계 대표들이 뉴질랜드 연금보험 ‘키위 세이버’ 제도와 관련된 개혁안을 정부에 제출한 후, 이의 수용여부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14일, 뉴질랜드 금융서비스 협회(FSC)는 키위세이버 가입시 지불하는 보조금을 철페하는 대신, 그 돈으로 키위 세이버 저축에 대한 세율을 낮추어 재정수입을 줄이지 않으면서 키위 세이버 저축을 증대시키기 위한 개선방안을 정부산하 은퇴위원회에 개혁안으로 제출했다.
키위 세이버 세금 크레딧 중단으로 세율인하 도모
FSC의 키위 세이버 개혁안에 따르면, 키위 세이버 가입자가 1년에 $1,042이상을 저축했을 때 주는 연간 $521의 세금 크레딧을 중단함으로써, 한계세율을 현재의 10.5%에서 4.3%로, 17.5%에서 8%로, 28%에서 15%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FSC는 또한, 키위 세이버 최저 적립금 비율을 현재 급여총액의 3%에서 1%로 내릴 것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키위 세이버 가입자에게 가입시 $1,024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매년 그 만큼의 금액을 저축하면 그 절반인 $512를 적립해 주는 등 키위 세이버 저축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세금 전문가에 따르면, $521을 세금 크레딧으로 주지 않으면 키위 세이버 수익금에 대한 세율을 8% 단일 세율로 낮출 수 있고, 키위 세이버 초기 지원금 $1,000마저 지급을 중단하면 단일 세율을 6.4%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개혁안은 투자수익이 세금으로 환수되는 비중이 클 수록, 재투자 여력의 감소로 결과적으로 국민소득의 감소로 귀결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연간 수익률이 6%라고 가정할 때, 17세에 투자한 $1,000는 세금이 없다면, 65세에 이르면 $16,000가 되지만, 세금이 부과돼 연간 수익률(세후)이 4.5%로 낮아지면, 65세에 찾을 수 있는 금액은 그 절반 수준인 $8,000로 쪼그라들게 된다. 65세까지의 물가상승율까지 감안한다면, 그 결과는 더욱 보잘게 없게 된다.
또한, 집값의 80%를 융자받아 임대주택을 구입한 투자자 A와, 같은 금액을 키위 세이버에 투자한 투자자 B의 투자대비 수익률을 같게 하려면 키위 세이버 수익금에 부과하는 세율을 현재의 최고 28%가 아니라 1%여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현실이 이럴진대, 여유자금이 있으면 렌트 집을 사지 누가 키위 세이버에 저축하겠느냐면서.
높은 기대 생활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저축율이 문제
FSC의 리서치결과, 대다수의 뉴질랜드인들은 은퇴 후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편안한 은퇴 생활비로 현재 노인연금의 두 배가 필요로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되려면, 25세부터 40년간 본인 소득의 10%를 저축해야 하는 데, 이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현재, 독거노인의 노인연금 세후 수령액은 주당 $357이다.
이처럼 기대수준은 높은데 현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국내 저축율이 턱없이 낮은데 있다. 뉴질랜드는 국민들의 저축수준은 낮은데 비해, 기대 생활수준이 높아 사회투자 수준도 높은데, 만성적인 이 간격을 외국으로 부터 돈을 빌려옴으로써 메우는 악순환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보니, 경상수지의 만성적인 적자로 올해 6월까지의 통계만 봐도 9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순 대외채무가 1,510억 달러인데, 이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인 GDP의 7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시 말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뉴질랜드 경제는 고금리, 고환율 현상이 만성적으로 고착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FSG는 키위 세이버 가입자의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한 은퇴자금을 보다 쉽게 축적하도록 하고, 주택가격 인플레이에 대해 세금을 신설해 흡수하고자 하는 유혹을 경감시키며, 외국 금융시장의 작은 변화에도 크게 출렁이는 뉴질랜드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이번 건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본의 공급을 늘릴 수 있고, 뉴질랜드 금리와 환율에 대한 상승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목적도 덧붙였다. 이 제안이 현실화 될 경우, 개인의 노후 여유자금 증가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서비스협회(FSC)는 국내 굴지의 39개 금융기관 회원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전 국민당 당수였던 여걸 정치인 제니 쉬플리가 회장, 전 국세부 장관이었던 피터 넬슨이 전무로 재직하고 있는 등 막강 파워의 유명 정계, 경제계 인사들이 포진해 있으며, 연간 600억 달러의 저축예금을 취급하며, 1백80만명의 고객을 갖고 있다.
유자격 직원의 키위 세이버 자동가입은 고용주의 의무
고용주는 키위 세이버 가입자격을 갖춘 신입사원을 자동적으로 가입시켜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28일이하인 일시적 근로자와, 고용주가 필요할 때만 불러주는 캐주얼 근로자는 해당되지 않으며, 이미 고용된 근로자는 자동가입되지 않지만 본인이 원하면 고용주를 통해서나 키위세이버 사업자에게 직접 가입할 수 있다.
2013년 4월1일 이후, 근로자의 키위 세이버 최저 적립비율은 급여 총액(Gross)의 3%로 올랐고, 3%, 4%, 8%중 선택할 수 있다. 고용주의 근로자에 대한 최저 의무 적립비율도 3%로 인상됐다.
고용주가 근로자를 위해 내는 적립금에‘고용주 연금 기여세(ESCT)’라는 세금이 부과되는데, 노사가 고용주 기여분을 급여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 개인소득세(PAYE)의 납부요건에 해당하므로, ESCT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고용주는 자신의 근로자가 18세이상으로 키위 세이버 근로자 분담금을 내고 있으면 고용주 분담금을 의무적으로 내야하며, 내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18세미만 근로자는 본인이 가입을 원하면, 키위 세이버 사업자에게 직접 가입해야 한다.
키위 세이버는 누가 가입할 수 있나
키위 세이버에 가입하려면, 평소에 뉴질랜드에 살아야 하고 이민법상의 영구 거주권자, 즉,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서 은퇴연령인 만 65세이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따라서, 방문비자, 학생비자, 노동비자 소지자는 키위 세이버에 가입할 수 없으며, 비록 뉴질랜드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외국에서 주로 살면서 뉴질랜드로 휴가 온 경우에도 가입할 수 없다.
키위 세이버의 ‘일시적 적립유예 (Contributions holidays)’
키위 세이버 가입자는 가입 1년후부터 본인이 재정적으로 곤란해 진 경우, 횟수에 관계없이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까지 근로자 분납금 납부를 일시적으로 유예받을 수 있다. 적립유예 신청을 했다가 마음이 바뀌더라도 3개월이 지나야 적립을 재개할 수 있다.
고용주 키위 세이버 의무 불이행에 따른 벌금은 얼마인가
키위 세이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자격있는 신입사원을 자동적으로 가입시키지 않았을 경우, 매달 급여세를 신고하는 고용주(연간 PAYE와 ESCT합계가 50만달러이하인 사업장)에게는 $50, 격월로 신고하는 고용주(50만 달러이상인 사업장)에게는 $250의 벌금이 부과된다.
<객원기자 하병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