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올 연말 정점찍고 내년 4월부터 안정 전망
지난 10월1일부로 시행되고 있는, 중앙은행(RBNZ)의 주택 대출제한 조치가 시행된 지 1개월이 경과하면서, 비록 초기이긴 하지만 가열된 주택시장을 식히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바풋 앤 톰슨사의 지난 10월 부동산 판매통계에 따르면, 오클랜드의 부동산거래 건수는 8.9퍼센트 늘어난 1,203건이었고, 거래량이 늘면 매매가도 상승하는 경향탓에, 평균(median) 판매가는 9월에 비해 0.8퍼센트(5,000달러) 상승한 663,123달러로 지난 12개월중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10월에 기록된 판매건수는 8월이나 9월의 조건부 계약이 무조건부 (unconditional) 계약으로 확정됐기 때문이고, 10월의 대출제한 효과는 2달후인 12월이나 내년 1월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주택가격은 올 연말에 정점에 도달한 후, 내년 상반기부터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클랜드 최대의 부동산 중개회사 바풋 앤 톰슨사의 피터 톰슨 사장도 “(주택가격대비 융자비율(LVR)을 최대 80%로 제한하는) 주택 대출제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6개월정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했다.
최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낮은 실업률과 순 이민자수의 증가로 인해 주택수요는 높은데, 이를 따르지 못하는 주택 공급물량의 부족으로, 응답자 60%가 오클랜드의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뉴질랜드인들의 소득대비 주택에 대한 지출은 OECD 34개국중 그리스에 이어 2 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돼, 뉴질랜드 부동산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를 키워왔다.
실업율 계속 줄고, 키위달러 강세 지속
소매, 숙박, 식품서비스, 건설분야의 고용 견인으로, 금년 3사분기(7-9월) 실업율이 2사분기(4-6월)의 6.4퍼센트에서 6.2퍼센트로 내려갔고, 3사분기 뉴질랜드의 노동연령 인구대비 노동 참여율은 2사분기의 68.1퍼센트에서 3사분기에 68.6퍼센트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율이 0.1퍼센트 내려가면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계산됐으며, 뉴질랜드의 3사분기 실업율은 OECD국가중 13번 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ANZ은행이 실시한 사업전망 설문조사에 답한 사업자들은 47퍼센트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최근 5년내 최고치를 보이면서 지루했던 불경기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중 주요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내년 3월말 발표 후, 4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점치고 있는 가운데, 키위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환율도 강세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1월6일, 웰링턴 외환시장에서 뉴질랜드 달러 강세가 이어져, 키위달러 1달러는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인 미화 83.60센트, 호주화 87.66센트, 일본화 81.81엔, 영국화 51.74펜스, 유로화 60.18유로센트와 각각 등가를 기록했다.
또한, 키위달러 강세에 따른 물가안정으로 인해, 물가상승율과 연계한 무역가중지수(TWI)도 76.80포인트에서 77.19포인트로 상승했으며, 내년 3월에는 78포인트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중금리, 향후 2년내 7%까지 오를 수도… 재융자도 고려해야
BNZ, 웨스트 팩, ASB은행 등 금융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 3월에 금리인상 발표로 4월부터 이자율이 올라가기 시작하여 역대 최저수준인 2.5%의 기준금리가 향후 2년에 걸쳐 4퍼센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가장 많이 선택하는 시중은행의 2년짜리 대출 고정금리는, 기준금리 4퍼센트에 은행간 마진 2.5-3퍼센트를 얹은 6.5-7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11월7일 현재, 주요 시중은행 이자율(연리)을 살펴보면, 변동금리가 5.74-5.75퍼센트인 반면, 고정금리는 각각 5.15-5.4퍼센트(1년), 5.65-5.95퍼센트(2년), 6.4-6.5퍼센트(3년), 6.9-7.1퍼센트(5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가격 $440,000의 20퍼센트인 $88,000를 내고, 나머지 80퍼센트인 $352,000를 은행에서 융자받아 30년간 매달 상환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자.
ASB주택융자 온라인 계산기에 따르면, 이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테이블 융자상환방식 - 매달 상환금액은 같지만, 상환기간이 경과할 수록 원금 비중은 늘어나고 이자 비중은 줄어드는 방식 - 으로, 2년 대출 고정이자(5.7%)를 선택하면, 매달 상환하는 금액은 $2,626이고, 이자만 상환하는 경우(최장 5년까지만 허용)는 매달 $2,043를 갚아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의 높은 집값 상승율과, 이로 인해 렌트집으로 수요가 몰려 렌트가격이 더 오르는 반면, 특별한 국내외 경제 위기상황이 없고, 집값의 20%를 저축해 둔 투자금이 있다면, 부동산 투자전문가들은 차라리 지금 내집마련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현재, 주당 $475(월 4.3주 기준 $2,042)을 렌트비로 내고 있는 세입자라면, 차라리 최장 5년간 내 집에서 살면서 이자만 갚다가 집값이 오르면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하든가, 주당 $610(월 4.3주 기준 $2623)을 렌트비로 내고 있는 세입자의 경우도, 내 집에서 살면서 일부라도 원금을 갚으면서 이자를 갚다가 나중에 매매차익을 얻는 편이 더 경제적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
또, 한 번 모기지융자를 받았다고 해서 두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모기지 융자 전문가(Mortgage broker)의 도움을 받아, 거래은행 이전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더 유리한 모기지 이자를 제시하는 은행으로 정기적으로 갈아타는 방법 재융자(refinancing)도 고려할 만하다. 실제 은행간에 타 은행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 변호사 비용을 대 주거나 일정기간 은행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의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편, 금리인상 예고와 주택가대비 대출비율 제한조치로 점차 위축되는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의식한 시중은행들은 저마다의 묘안을 짜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ASB은행의 경우, 주택가격 대비 80%이하의 융자를 받는 새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에게까지 1년 고정이자를 5.4퍼센트에서 5.1퍼센트로, 2년 고정이자를 5.95퍼센트에서 5.7%로 하향 조정한 특별금리를 일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ANZ은행은 올해 2월부터 매달 새 융자고객과 기존의 고객중 10명을 추첨하여 1년간 융자금 상환을 대납해주는 ‘Win back your home loan repayments for a year’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고객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10만달러를 융자해 줄때마다 1천달러를 돌려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환율 안정으로 물가를 잡아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그램 훨러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총재는 키위달러의 강세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주택시장과 건축시장 동향을 살핀 후) 내년 초로 이미 예고한 바 있는 금리 인상계획을 철회하고, 현재의 기준금리 2.5퍼센트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11월들어 언론에 흘리면서 환율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객원기자 하병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