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질랜드 전국 주택가격은 거의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집값 상승은 일부 지역의 얘기일 뿐 여전히 침체된 집값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 상존하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해 집값 평균 9.6% 상승
주택시장이 계속 달아오르면서 집값이 잇달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국의 주택중간가격은 지난해 12월 현재 38만9,000달러로 2011년 12월의 35만5,000달러에 비해 9.6% 올랐다.
불과 한달 사이에 5,750달러가 올라 신고가를 갈아 치운 실적이기도 하다.
12월 매매 물량은 휴가 기간의 영향으로 모든 지역에서 11월보다 감소했으나 지난 한 해 동안에 거래된 물량이 총 7만4,000채에 달해 1년 전보다 21%나 증가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연간 거래 물량으로는 가장 많다.
특히 오클랜드와 캔터베리/웨스트랜드 지역의 거래 물량이 전체 거래 물량의 절반을 넘어서며 부동산시장을 이끌었다.
오클랜드 지역의 주택중간가격은 1년 전보다 10.5% 넘게 오른 53만5,000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택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경매를 통한 주택 거래가 붐을 이뤘다는 점이다.
경매를 통한 주택 매매가 68.3%나 늘었고 오클랜드에서는 86.9% 급증해 5건 중 2건은 이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매를 통한 주택 매매는 전체의 16.1%인 1만1,950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향은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는 늘고 있는 주택시장에 대한 명확한 증거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주택매매가 성사되는 기간은 32일로 지난 10년 동안의 12월 평균 33일보다 1일 적었다.
이 부문에서도 캔터베리/웨스트랜드 지역이 28일로 가장 빠르고 오클랜드가 29일로 뒤를 이었다.
집값 지속 상승지역은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 2곳뿐
전체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도 일부 지역의 집값은 횡보하거나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 주택중간가격이 9.6% 상승했지만 호크스베이, 타라나키, 사우스랜드 지역 등은 오히려 집값 하락을 경험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떠나거나 호주로 이주하면서 주택 수요가 끊겼기 때문이다.
쿼터블 밸류(QV)의 조노 인걸슨(Jonno Ingerson) 이사는 “지속적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지역은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 두 곳뿐이고 나머지 지역은 지역 경제에 따라 변한다”고 밝혔다.
웨스트랜드는 폐광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났고 카이파라는 높은 실업률과 한때 지역 집값을 지탱했던 홀리데이 홈 시장이 지속되지 못해 주택 가치가 떨어졌으며 기스본은 2007년 주택시장이 절정일 때 너무 오른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부도심 주택 가격 상승세
좋은 학군의 동네는 언제나 인기가 높다.
최근 오클랜드 그래머 스쿨 존에서 불과 500미터 벗어난 엡솜의 방 3개짜리 1920년대 방갈로가 공시가보다 무려 39만5,000달러 높은 107만5,000달러에 팔린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
890평방미터 섹션의 이 주택은 매물로 나온 지 9일 만에 다섯 번의 100만달러 이상 오퍼를 받은 끝에 공시가보다 58%나 높은 가격에 계약되어 인기있는 동네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최근 들어 치솟는 도시 집값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안쪽의 거리에 있는 부도심의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재택근무가 늘고 근무시간이 보다 유동적으로 변하면서 흔해지고 있는 대체효과이다.
최근 선데이스타타임즈지가 매매 실적이 동반되면서 집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20개 지역을 선정한 결과 1위를 차지한 폭스톤도 북섬 레빈에서 북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진 부도심이다.
REINZ 2012년 11월 자료를 기준으로 연간 주택중간가격이 최소 30% 오르고 연간 매매 물량이 최소 30% 증가한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한 이 조사에서 오클랜드 중심지역의 경우 마운트 로스킬, 파넬, 그라프톤, 엡솜 등 네 곳이 20위 안에 들었다. (표 참조)
올해 주택시장 상승세 유효하나 상승률은 낮아질 듯
한편 올해 주택시장은 지난해의 활황세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INZ 헬렌 오설리반(Helen O’Sullivan)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크게 달아올랐던 2003년에서 2008년 사이 전체 주택 가운데 매매된 주택의 비율은 약 6%였지만 현재는 4%에 그치고 있다"며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주택 공급이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설리반 대표는 이어 “올해 주택시장은 지난해의 열기를 다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률은 약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로드니 디킨스(Rodney Dickens) 이코노미스트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구매력이 점점 악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