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서체를 형상화해서 현대미술 작품을 발표해온 양규준씨가 미술 초대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전시회는 1월 25일부터 2월 중순까지 폰손비에 있는 Whitespace(12 Crummer Rd, Ponsonby)갤러리에서 많은 교민들과 현지인들의 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Whitespace는 뉴질랜드에서 leading 갤러리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는 미술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가 이루어지게 된 계기는 지난 해 노스쇼어의 North art갤러리 초대전 때 작품들이 호평을 받아 이번 갤러리 디렉터의 초대로 이어졌다고 한다. 작년 전시 후 4개월 여만이다.
양규준 작가는 미술 아카데미를 통해 교민사회에 미술교육가로도 알려져 있으며 서울 선화예술 고등학교 서양화 파트에서 재직 당시 이미 한국성을 현대화하는 작가로 서울화단에 알려져 왔다.
이번에 Whitespace갤러리에 전시 되었던 양규준작가의 작품은 마치 음, 양의 원리처럼 서로 다른 요소가 결합되어 완전함을 이루듯이 좌, 우의 두 그림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좌측 그림은 서체를 바탕으로 한 강렬한 에너지의 형상화이며 우측 그림은 깊은 내면의 침잠의 세계를 표출하고 있다.
두 화면의 조화를 통한 평형(equilibrium)이 이번 전시회의 주제 이듯 작가는 이것이 고답적인 이론으로서가 아니고, 우리 삶과의 연관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즉, 이민자로서 우리 내면 속에는 한국인, 뉴질랜드인이라는 서로 상반된 가치관, 이중의(duality) 정체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물을 접할 때 자신도 모르게 이중의 잣대를 적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어떻게 평형(equilibrium)을 잘 유지할 수 있는가가 우리 삶의 방식과 연관된다고 한다.
1997년 이민 후 오클랜드 미술대 대학원(PGDip), Whitecliffe 미술대학원 석사과정의 연구를 통해 “어떻게 한국미술에 나타난 전통성을 현대미술에 접목시킬 것인가?”라는 명제에 천착해 왔다고 한다. 출품작들은 지난해 전시작품을 포함 2m크기의 대작 및 소품들 각각 10여 점이다.
Q. 이번 전시회는 양규준씨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뉴질랜드에서 작품전시 활동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이번 Whitespace갤러리에서 열린 10번째 개인전은 제 개인적으로 큰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뉴질랜드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갤러리의 전속작가로 초대됐고, 또한 구매된 작품들 중 대작이 뉴질랜드 최대 콜렉션인 James Wallas Trust Collection에 매입됐다는 점입니다. 이 콜렉션은 뉴질랜드 저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국내 최대의 사설미술관을 작년에 엡섬 지역에 개관했습니다.
초창기 작품 포트폴리오를 들고 전시회를 위해 갤러리들을 찾아 다니던 시절, 뉴질랜드 작가들만 취급한다며 거들떠 보지도 않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 동안 알고 지냈던 학교 교수들, 동료작가들의 새로운(?) 눈길을 받을 때는 뿌듯한 기분도 들더군요. 그러나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는데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하네요. “
양규준은 1955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 고를 졸업했다. 중앙 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서울 선화예술고등학교와 한남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가르쳤다. 이민 온후, 오클랜드 미술 대학원(PGdip)과 Whitecliff미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서울과 오클랜드에서 10회의 개인전과 한국, 일본, 스위스, 러시아 등에서 그룹전 및 국제전 100여 회를 가졌다. 현재 양규준 미술아카데미를 통해 후진을 가르치고 있다.
양규준 미술아카데미
전화 410-3217
글, 사진 김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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