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주최하는 사상 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럭비 월드컵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9월 9일부터 10월 23일까지 뉴질랜드는 전세계가 응시하는 럭비의 축제를 펼칠 것이다. 켄터베리 지진, 칠레 화산재, 따뜻했던 초겨울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관광업계가 럭비 월드컵을 맞아 모처럼 활기찬 봄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관광상대국가들의 경기 둔화와 높은 환율, 그리고 럭비 월드컵 이후 전략 등 관광산업이 극복해야 할 도전도 만만찮다.
세계 관광산업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도로 반등
관광산업은 낙농산업과 함께 뉴질랜드의 주요 수출산업이고, 이로 인한 고용창출효과는 직접고용 10만8,000여명, 간접고용 7만4,000여명으로 전체 취업인구의 10%가 관광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뉴질랜드를 방문한 관광객은 250만명으로 2009년 대비 2.7% 증가했고 관광수입은 49억미국달러로 5.9% 늘었다.
지난해 세계의 관광산업은 2009년의 침체에서 벗어나 방문객수로는 6.6% 상승한 9억4,000만명, 관광수입으로는 4.7% 증가한 9,190억달러로 나타났다.
방문객은 프랑스가 7,680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관광수입은 1,035억달러로 미국이 단연 앞섰다.
반대로 관광지출이 가장 큰 나라는 독일로 집계됐고 미국, 중국,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관광산업이 12.7% 성장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관광산업의 회복을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에도 관광객이 세계적으로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질랜드 관광산업협회의 사이몬 왈라스(Simon Wallace) 조사부장은 뉴질랜드가 관광산업 성장의 중심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위치해 있어 혜택을 받고 있는 점을 인정했다.
최근 두 달 정도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뉴질랜드 관광산업 홍보활동을 마친 왈라스 부장은 “아시아 관광객들이 원하는 경험이 무엇이고,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이며, 필요한 음식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를 느꼈다”고 밝혔다.
새로운 슬로건 ‘100% Pure you’1999년 '100% Pure'라는 구호와 국가 인증제도인 '퀄 마크(Qualmark) 제도'를 도입하면서 관광산업 육성에 주력한 뉴질랜드는 10여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나라 5위권 안에 들고 있다.
뉴질랜드 관광청은 올해 1월부터 8,500만뉴질랜드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12년 만에 '100% Pure you'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홍보하고 있다.
뉴질랜드 관광청 케빈 보울러(Kevin Bowler) 청장은 “새로운 캠페인은 단순히 뉴질랜드의 자연 경관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 벗어나 많은 개별적인 경험을 강조함으로써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새로운 슬로건이 ‘100% Pure’ 메시지를 ‘오염’시켜 뉴질랜드가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는 무언의 인정을 하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 니겔 키츠(Nigel Keats)는 “관광청이 초점을 뉴질랜드라는 한 나라에서 개별 소비자로 바꾸었다”면서 “보다 혁신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클랜드 대학 톰 아지(Tom Agee) 마케팅 강사는 '100% Pure' 슬로건이 아직 미국과 같은 큰 해외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며 슬로건을 바꾸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럭비 월드컵 기간 8만5000명 방문 예상최근의 뉴질랜드 방문객 동향을 살펴 보면 미국과 영국 등 전통적으로 방문객이 많았던 국가들의 방문객수는 줄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단기 방문객은 13만1,269명으로 2010년 6월에 비해 10% 감소했다.
호주, 영국, 미국 등 상위 3개 국가들의 방문객은 각각 14.9%, 19.1%, 9.7%씩 급감했다.
반면에 중국은 22.5% 급증했고 말레이시아 47.1%, 싱가포르 18.6% 등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6월말 기준 1년 동안 중국인 방문객은 13만1,648명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지만 한국인 방문객은 5만9,723명으로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방문객은 250만여명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이들의 지출 규모는 고환율의 영향으로 6.5% 감소한 56억달러로 조사됐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필립 보킨(Philip Borkin)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 관광객이 줄었으나 럭비 월드컵 기간 동안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호텔은 이미 예약이 완료됐고 경기장 인근 주택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렌트를 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럭비 월드컵 방문객들의 렌트집을 관리해 주는 업체들에 따르면 방 3~4개 오클랜드 도심 주택의 1박 비용이 평균 400~500달러에 예약돼 있다는 것.
관광업계에서는 럭비 월드컵 기간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 수를 8만5,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 럭비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는 이보다 많은 9만5,000명을 기대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럭비 월드컵으로 인한 경제효과를 7억달러로 전망했고 입장권 수입만 해도 2억6,8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럭비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뉴질랜드가 투입한 비용은 12억달러에 달하고, 그 가운데 절반 정도는 경기장 시설개선작업에 쓰여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입 비용이 기대 수익보다 많은 것과 관련해 럭비월드컵조직위원회의 마틴 스네든(Martin Snedden) 위원장은 “럭비 월드컵 준비에 들어간 비용은 뉴질랜드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높여 장기적인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산업 신뢰지수 사상 최고경제개발부가 지난달 473개의 관광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광산업 신뢰지수는 131로, 이 조사를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관광산업 신뢰지수는 관광업체들의 수입 기대치에 근거하는 것으로 많은 업체들이 럭비 월드컵으로 수입이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경제개발부의 피터 엘리스(Peter Ellis) 조사평가부장은 “관광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럭비 월드컵이 앞으로 3개월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많은 업체들이 몇 달 전에 비해 크라이스트처치 지진과 같은 악재에 덜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관광산업협회 왈라스 부장은 9~10월에 럭비 월드컵이 없었다면 관광산업이 많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럭비 월드컵에 거는 기대를 밝혔다.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의 절반 정도는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에 집중되어 있고 9~10월은 관광 비수기로 인식돼 왔다.
보킨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 관광객 유입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주요한 요인은 소득과 뉴질랜드달러화라며 최근의 뉴질랜드달러 강세로 뉴질랜드가 더욱 비용이 많이 드는 방문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미국과 영국이 향후 1년 안에 강한 성장을 보이기 어려운 만큼 럭비 월드컵 이후 관광업계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보울러 관광청장도 계속적인 관광객 감소를 보이고 있는 영국과 미국 시장을 대신해서 아시아와 호주 시장에서 답을 구하는 것이 옳은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뉴질랜드 단기 방문객 (2010. 7. 1 ~ 2011. 6. 30)
국가 |
방문객수 |
전기 대비 증감률 |
호주 |
1,111,192명 |
-0.7% |
영국 |
220,043 명 |
-11.6% |
미국 |
188,150명 |
-3% |
중국 |
131,648명 |
+25.2% |
일본 |
78,559명 |
-6% |
한국 |
59,723명 |
-2.5% |
전체 |
2,504,303명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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