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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011. 12:27 NZ코리아포스트 (202.♡.85.222)
나라마다 출생이 많은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 한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가정과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된 1955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된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2010년 현재 713만여명으로 총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 1세대의 상당수도 이 베이비붐 세대일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7,200만명이, 일본은 1947년부터 1949년까지 출생한 806만명이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다. 뉴질랜드도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얘기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이 베이비붐 세대가 국민연금(Superannuation)을 받을 수 있는 65세가 되는 해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샌드위치 세대’
뉴질랜드의 베이비붐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나 뉴질랜드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19년 동안 평균 출산율은 4.2명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편이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25세에 이르기 전인 1970년 25세 미만 인구는 전체 인구의 무려 49.1%를 차지했고 호주(46.3%)와 미국(45.6%) 등지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40년간 25세 미만 인구는 49.1%에서 35.8%로 줄어든 반면 25~64세 인구는 42.4%에서 52%로 늘었다.
뉴질랜드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 베이비붐 세대는 가장 부유하고 건강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올해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5세에 도달하는 이들은 아직도 이전 세대와 자손을 돌봐야 하는 ‘3층 클럽 샌드위치 세대’라고 불린다.
오클랜드 파파토에토에(Papatoetoe)에 거주하는 노엘린 빌링(Noeline Billing, 62세)은 전형적인 클럽 샌드위치 세대의 사례이다. 노인문제 관련단체인 에이지 컨선(Age Concern)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그녀는 지난해 뇌졸중을 일으켜 양로원에 들어가게 된 시어머니를 1주일에 한 두 번 방문하고 직장생활하는 딸을 대신해 학교 끝날 시간에 두 손자들을 차에 태우고 수영장과 집으로 데려다 준다. 많은 친구들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빌링은 65세가 되면 은퇴를 고려해 보겠다고 한다.
실태적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베이비붐 세대가 양쪽 세대들을 돌보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기대수명의 증가로 빌링과 같은 베이비붐 출신들이 60세가 지난 지금도 다른 세대의 가족 구성원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다.
풍부한 경제력 바탕으로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등장
사회개발부가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시기를 연장할 필요가 있고, 그로 인해 뉴질랜드 경제에 수십억달러의 혜택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동력은 전체의 3~4%인데 오는 2051년이면 7~10%로 늘고 수입도 1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내는 소득세도 2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증가하고 소비지출은 100억달러에서 4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풍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광고 에이전시 FCB의 안나 치티(Anna Chitty) 이사는 “베이비붐 세대는 손자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주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기업들의 판매전략도 이들 세대를 주된 타겟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그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Evergreen Marketing Communications)의 로렌 에드워즈(Lauren Edwards) 이사는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 사회를 변혁했고 인터넷과 각종 신기술 제품에도 친숙해지고 있다”며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가 정보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젊은이들의 일자리 잠식
노인병 전문의 엘리자베스 스펠라시(Elizabeth Spellacy) 박사는 2050년이면 은퇴 연령이 73세로 연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우리는 전통적인 은퇴 연령을 넘긴 사람들이 여전히 왕성하게 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65세 이상 노령층의 취업인구는 지난 1991년 2만5,000명에서 2006년 6만2,000명으로 늘었고 20년 안에 24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스펠라시 박사는 “노년까지 일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면서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진로를 바꾸고 노동시장의 요구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인 교육과 훈련의 기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령층이 더욱 늦은 나이까지 직업을 유지하면서 젊은이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오클랜드의 고용시장은 이미 퇴직 등으로 생긴 10개의 일자리에 평균 16명의 신규자 비율로 구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BNZ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토플리스(Stephen Toplis)는 노인들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이 노동시장이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7년 말과 현재를 비교하면 15세에서 19세 사이 취업자 수의 경우 5만500명이 줄어들었으나, 같은 기간 5만6,000명이 넘는 60세 이상 노령층이 일자리를 얻었고 특히 그들 중 41%는 65세가 넘는 사람들이라는 것. 토플리스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일하는 게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노인 세대들이 노동시장을 더 많이 파고 들어옴으로써 젊은이들이 취업 기회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65세 국민연금 최저 연령 ‘상향조정’ 해야
베이비붐 세대가 국민연금 수령 최저연령인 65세를 맞기 시작한 것은 뉴질랜드가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의 인구 구조는 젊은층이 많은 삼각형 형태에서 모든 세대가 비슷한 직사각형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1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65세를 맞게 된다.
현재 82.7세와 78.8세인 여성과 남성의 기대수명은 오는 2061년이면 89세와 86세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약 5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2%를 차지했던 65세 이상 노령층은 2051년엔 전체인구의 26%인 1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더욱 오랜 기간 국민연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최저연령을 65세로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대부분의 복지제도는 65세 인구가 4%에 불과했던 1898년에서 1934년 사이에 태동되었다.
이에 은퇴위원회(Retirement Commission)는 오는 2020년부터 매년 2개월씩 국민연금 수령 최저연령을 높여 2033년부터 67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최근 제안한 바 있다.
은퇴위원회는 국민연금에 들어가는 비용이 현재는 국내총생산(GDP)의 4% 정도로 비교적 낮지만 노령화로 7.3%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부터 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은퇴위원회 다이애나 크로싼(Diana Crossan) 위원장은 “현재 45세 전후의 사람들이 미래에 국민연금을 차질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뉴질랜드의 저명한 의사들도 ‘뉴질랜드 메디칼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22%의 어린이들이 가난한 환경 속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65세 이상 인구에 후한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연금 연령을 올려 절약된 예산으로 빈곤가정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65세의 연금 연령은 기대수명이 지금보다 25년이나 낮았던 1899년에 제정된 것인데 아직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화이트헤드(John Whitehead) 전 재무부 차관보도 연금 연령을 65세로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는 연금 연령의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존 키(John Key) 총리는 “우리는 연금 수령 연령을 올릴 필요가 없고, 이는 국민과의 공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뉴질랜드가 노령화의 조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펠리시 박사는 “정부는 근시안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고 노령화에 따른 문제들을 진지하게토론하려는 지도자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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