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봄은 전통적으로 매매가 활발해지는 중요한 계절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에는 럭비 월드컵과 11월 총선으로 부동산시장, 적어도 오클랜드에서는 긴 동면에서 깨어나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모기지 이자율 인상 가능성
지난 겨울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경제 위기감이 세계적으로 부각된 시기였다. 이제 세계 경제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과도 같다.
이는 뉴질랜드의 저금리를 더욱 오래 지속시켜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저조해질 위험이 커져 현행 2.5%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알란 볼라드(Alan Bollard) 중앙은행 총재는 “만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뉴질랜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세계 경기 전망이 회복되면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는 럭비 월드컵으로 인한 경기 촉진과 크라이스트처치 재건사업 등과 함께 주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중앙은행은 또 유럽 지역의 금융 위기와 금융기관들의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뉴질랜드의 모기지 이자율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표명했다.
해외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뉴질랜드 민간은행들이 아직은 괜찮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강화할 것이고, 돈을 빌려 오는데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 인상 없이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게 되고 모기지 빚이 있는 사람들의 이자 비용도 더해진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는 6% 미만이고 6~24개월의 단기 고정금리는 5.85%에서 6.5% 사이다.
8월 주택 매매량과 가격 모두 증가
뉴질랜드의 주택시장은 지난 가을과 겨울을 지나면서 도시와 지역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됐다. 웰링턴과 로토루아 등지에서는 아직 주택시장의 침체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끝없는 인구증가를 보이고 있는 오클랜드는 지역에 따라 이미 2007년 10월의 최고가격을 돌파하는 등 대세는 아니지만 판매자 중심의 시장을 점차 형성하고 있다.
오클랜드 중에서도 옛 오클랜드시티와 노스쇼어 지역이 잘 나가고 와이타케레와 마누카우 지역 등은 아직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에 따르면 지난 8월 부동산 판매량이 5,192건으로 7월에 비해 5.4%, 작년 8월에 비해서는 2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중간가격은 35만5,000달러로 7월보다 1만달러(2.9%), 작년 8월보다 5,000달러(1.4%) 각각 올랐다.
주택가격 감정평가 기관인 쿼터블 밸류(QV)의 조사에서는 8월 평균주택가격이 40만6,679달러로 1년 전에 비해 0.1% 오르는데 그쳤고 2007년 최고가격에 비해서는 아직도 5%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클랜드의 주택가격은 53만2,296달러로 올들어 2.8% 상승해 2007년 최고 때의 0.3% 아래에 접근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쿼터블 밸류의 조노 인거르슨(Jonno Ingerson) 이사는 “봄이 되면서 더욱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매매량도 약간 증가할 것이다”면서 “주택부족 현상으로 오클랜드의 많은 지역에서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웰링턴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도 오클랜드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출에서 저축으로 방향 전환2009년 말부터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 집값은 2010년 말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지난 몇 달 동안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은 이제 캔터베리 등 다른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집값 오름세가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무엇보다 주택 매매가 예전에 비해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4~6월 주택 매매량은 장기평균에 비해 20% 적고 피크 수준에 비해서는 40%나 낮은 실정이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NZIER)의 샤무빌 이퀍(Shamubeel Eaqub)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매매량이 적으면서 집값이 오른 이유는 매물 부족과 고가주택의 활발한 매매로 인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주택가격이 수입과 렌트에 비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볼 수 있었던 집값 폭등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렌트비는 은행이자, 재산세, 보험료, 수리유지비 등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집주인들이 렌트비를 올리려고 해도 생활비 급등으로 여유가 없어진 세입자들은 작은 집이나 싼 동네로 이사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형태에서 저축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모기지는 이제 인기(?)있는 방편이 아닌 것이다.
부동산 활황기에 15%가 넘었던 연간 모기지 증가율은 이제 1%에 그치고 있다.
이퀍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뉴질랜드 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주택시장도 마찬가지로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며 사람들은 현재와 같이 빚을 갚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일 2012년 중반까지 금리는 오르지 않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집값은 횡보 국면을 이어갈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포메트닉스 2014년까지 집값 12% 상승 전망 경제 전망 및 컨설팅 회사인 인포메트닉스(Infometric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집값이 앞으로 상승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부족과 경제회복으로 2011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집값은 평균 12% 오를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지난해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 호크스베이가 양모 및 양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 2014년까지 집값이 20% 올라 최고의 상승 지역으로 전망됐다.
그 다음으로는 오클랜드로 2005년 이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주택건설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지만 내년부터 모기지 이자가 오르고 비교적 높은 실업률이 가격 상승을 막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클랜드의 집값 상승률은 지난 20년 동안의 기록적인 상승에 미치는 못하는 16%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는 2014년까지 매년 평균 5%를 웃도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이다.
지진 피해가 심한 크라이스트처치는 제한된 주택 공급으로 내년까지 12% 급등하다가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상승폭이 완화되어 2014년까지 13%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웰링턴의 경우 공무원 일자리 감축으로 2012/13년 집값이 하락하는 등 2014년까지 집값은 지금보다 4.7%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뉴질랜드헤럴드가 REINZ의 자료를 토대로 최근 발표한 주택가격 변화 조사에 따르면 오클랜드가 지난 20년 사이 집값이 3.4배 올라 네이피어와 함께 북섬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로 나타났다.
다음은 오클랜드 주요 지역의 20년간 주택가격 증가세로, 광범위한 지역이 하나로 구분되기도 하고 도심의 저가 아파트 매매가 전체가격을 왜곡하기도 하는 등 정확한 자료로 보기는 어렵더라도 대략적인 추세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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