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뉴질랜드 한류의 시작

[INSIDE] 뉴질랜드 한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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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만 잔뜩 이야기하는 뉴질랜드 TV의 채널을 돌리다가 익숙한 옷과 낯이 익은 얼굴, 낯이 익은 장면 스쳐간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걸리는 머나먼 이 곳 뉴질랜드에서 브라운관을 통해 한옥과 궁궐, 의복들이 늘어선 조선시대의 풍경들을 보니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난 듯 마냥 반갑고 흐믓하기만 하다. 뉴질랜드에서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Jewel in the Palace’. 바로 중국 및 일본 등 아시아에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사극 ‘대장금’이다.

지난 해부터 뉴질랜드 2개 방송사의 5개 채널을 통해 방송중인 사극 대장금. 뉴질랜드에서 한류열풍이 크게 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가끔씩 키위 아주머니들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가면 대장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심지어 어느 키위 할머니는 “대장금에 나오는 여주인공 어떻게 되니”라며 결말이 궁금해서 한국인에게 직접 물어 보시기도 하셨단다. 작년 9월부터 시작된 대장금은 회를 거듭하며 이제는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접하였다.

대장금은 옛 조선시대의 궁중요리들과 한국의 전통요리의 아름다움과 맛을 영상을 통해 감각적으로 그려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더 한국 요리를 관심 갖게 만든다. 그래서 일까 요즘은 대장금을 접한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한국음식에 관심이 부쩍 늘어났을 정도이다.

이렇게 한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요즘, 인절미와 오색편등 한국의 민속촌이나 떡집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음식들이 뉴질랜드에서, 그것도 박물관에서 공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말 우리의 음식들이 박물관에 있을까? 하는 궁금함에 달려가 보았더니 정말 오클랜드 박물관에 찹쌀로 만들어진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콩가루가 묻혀 있는 인절미와 여러가지 수놓은 듯 아름다운 천연색이 담겨 있는 무지개떡이 떡! 하니 진열되어 있었다. 심지어 쿵쿵쿵 하면서 찹쌀로 떡매를 치시는 분까지 말이다.

지난 2일 토요일에 열린 이 행사는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WORLD ON YOUR PLATE’ 로 매주 토요일마다 각국의 전통 요리와 문화를 소개 하는 행사이다. 6월 19일 부터 중국음식을 시작으로 크로아티아, 마오리, 뉴질랜드 등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과 문화가 이곳에서 계속해서 소개되고 있었다. 그 중 한국의 날은 10월 2일로 4342주년 개천절을 하루 앞둔 날 열렸다.

오클랜드 박물관서 열린 이번 ‘한국의 날’은 오클랜드 한인회와 재뉴한국여성회가 공동 주관하였으며 전통 떡과 차, 강정, 인절미 등 다양한 전통 음식과 서예 휘호, 태권무 부채춤 및 처녀 총각 춤 등으로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였다.

특히 인절미와 무지개떡은 제작 과정이 모두에게 공개되었다. 행사장안에서 직접 찹쌀을 떡매로 내리쳐 쫄깃쫄깃한 반죽을 만들고, 쟁반에 가득 담긴 달콤한 콩고물을 묻혀 인절미를 만들고, 무지개 보다 더 아름답고 고운 천연색의 쌀가루를 틀안에 넣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속에서 익어가는 오색편의 모습은 지나가던 관광객들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요리기구만 다를 뿐 대장금에서서 그려낸 한국 전통 요리의 미(美)와 정성, 요리를 만드는 마음까지 그대로 관광객들과 키위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고소한 향기와 눈을 즐겁게 하는 형형색색의 한식들을 보고 그냥 지나 갈 수 없는 법. 큰 쟁반에 담긴 강정과 인절미, 무지개떡은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말았다. 사실 부드러운 서양음식과 달리 쫄깃쫄깃한 우리의 떡은 외국인들도 접해보기 힘들기 때문에 새롭게 느낀 맛과 떡이 만들어 지는 전 과정에 대해 보면서 신기해 하면서도 큰 관심을 가졌다.

그것만으로 끝은 아니었다. 이 곳에서는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과 우리의 한글도 전시되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묵향회는 이곳에서 전각 작품과 서예작품을 전시하여 한글의 살아 있는 모습을 전하였다. 부드러우면서 거침없이 붓으로 한자 한자 써내려 가는 모습에 키위들은 뚫어져라 보면서 신기해 했다. 관광객들에게는 영어이름이나 원하는 글귀를 화선지에 옮겨 주었는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 였다. 한글 창제 564주년인 10월9일 한글날을 일주일 앞두고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에게 한글의 우수함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열린 ‘WORLD ON YOUR PLATE’ 한국의 날. 이날 약 1000명이 이곳에 방문하여 한국의 전통 음식과 한글 뿐만 아니라,전통 차, 태권도 부채춤등 여러가지 전통공연도 함께 보고 느끼고 돌아갔다. 1000명 가운데에는 키위와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뿐만 아니라 교민들도 있었고, 이 곳에서 자라나 영어가 더 자연스러운 교민자녀들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점차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들이 하나씩 퍼져나간다는 것. 그것이 바로 한류라는 흐름의 시작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한류라는 것에 대해 단지 연예인이나,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에만 속한다고 생각하고 자신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그렇지 않다. 한류는 방송콘텐츠 뿐만 아니라 옷, 음식, 전통 문화 등 한국의 다양하고 포괄적인 아이템들이 세계인들이 접하고 널리 퍼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대한 영향력은 세계 문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크다. 한국의 여러가지 문화 콘텐츠를 세계인들이 자주 접하게 되다 보면 대중의 흐름으로 바뀌게 되고, 우리와는 다른 문화권 안에서 한국 문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화가 생성되며, 그 바탕에 있는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은 더욱더 자연스러워 지게된다. 그것은 점차 한국문화에 대해 익숙해 지고,한국인에 대해 더욱 익숙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인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 신뢰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교민경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동력. 바로 이 조그만 한류의 영향은 결국 우리한테 다시 되돌아 온다는 것을 말한다.

한류의 시작점은 한(韓)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바로 우리이며, 한류라는 흐름이 흘러 들어가는 곳 또한 우리이다. 한민족의 건국을 기념하는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는 10월이다. 우리는 한인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시기인 듯 하다.

박정주 학생기자(wowclubj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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