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지난 1년을 마무리 하고, 다가오는 새해의 다짐을 한다. 새해가 되면서 자신이 바꾸어 나가야 할 모습, 앞으로 1년 동안 해야 될 것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등. 우리는 좀 더 알차고 보다 나은 한 해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계획한다.
2011년 신묘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면서 신년을 맞이하지만,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내딛어 자신뿐만 아니라 남을 생각하고 봉사와 나눔의 길을 생각한 이들이 있다. 2011년 새해 첫 인사이드 지면은 나눔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성 베드로 학교의 ‘2011년 전래놀이 통합 캠프’를 취재했다.
매주 토요일 지적 장애나 정서 장애 등 발달 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오클랜드 한인성당 부설 성 베드로 학교. 학교장 차혜옥 교장과 권성우 교감, 특수교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일반교사 및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이 함께 운영하교 있는 성 베드로 학교는 매텀 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장애 아동들이 사회와 환경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초 생활습관, 언어치료, 작업치료, 체육활동, 직업활동, 야외학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동의 개별적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 아동들은 전문교사들의 지도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아래 학습을 받고 있다.
이렇게 뉴질랜드에서 교민 장애인 자녀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있는 한인 커뮤니티인 성 베드로 학교가 올해 장애 아동들을 위해 더욱 더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년 중 가장 큰 행사이자 2011년, 올해 3회째를 맞는 ‘전래 놀이 캠프’에 특별한 손님들을 모셔 더욱 보람차고 의미 있는 ‘2011년 전래놀이 통합 캠프’를 만들었다.
4박5일 동안 진행된 이번 ‘2011년 전래놀이 통합 캠프’에는 한국에서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 17명이 함께하여 장애아동들을 1대1로 교육하고 상담하였다. 한국에서 온 특수교사 17명은 당진, 성남, 광주, 인천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모였으며, 각기 다른 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 선생님들이다.
이들이 단순 전문가 선생님들이라 특별한 손님인 것은 아니다. 이들 17명의 특수 교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방법으로 뉴질랜드의 교민 자녀 장애아동들을 돕고, 한국과 다른 뉴질랜드의 교육 시스템과 장애인에 대한 복지 문화를 접하여 고국에 있는 장애인들 돕기 위해 개인의 자비를 들여 이 곳 뉴질랜드에 왔다.
이번 ‘2011년 전래놀이 통합캠프’에서 성베드로 학교는 17명의 특수교사들과 함께 비석치기, 전래동요 배우기, 경단 만들기, 줄넘기, 땅 따먹기, 딱지치기, 연등 만들기, 투호놀이 등 한국의 전통적인 놀이들을 장애 청소년 14명, 청소년 42명에게 가르치고, 하나되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성 베드로 학교 권성우 교감은 “잘 발달되어 있는 한국의 전통놀이들을 통해, 아이들이 쉽게 배우고 흥미를 붙이며, 장애아동과 일반 아이들이 서로 구분 없이 융화되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이번 전래놀이 통합 캠프를 실시했다”고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아이들은 장애아동들과 함께 전래놀이를 즐기고 어울리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친구처럼 대하고 부족한 점을 도와주며 짧은 시간 동안 깊은 정을 나눈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물음에 전래놀이를 하나하나 나열하며 서로 재미있었다고 외치는 아이들. 이들의 모습에는 정말로 소중한 추억을 담은 듯한 표정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1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뉴질랜드에 입국하자마자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회의를 하고, 다음날 바로 4박5일간의 바쁜 일정을 보낸 특수교사들 또한 지친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퇴소식을 하는 모습에서 함께 보낸 아이들의 눈망울에 감동하며, 해맑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챙겨주는 모습이 가득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온 이 특수교사들은 나눔과 봉사의 행복함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전국에서 모였지만, 이미 여러 번 다른 나라에 있는 장애 아동들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한국의 장애인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의 교육과 복지 문화를 접하고 있었다. 인천선인고등학교 김효송 교사는 “장애 아동들에게는 적성에 맞는 꾸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 2차 장애를 막을 수 있으며, 생활 습관이나 인간관계, 사회성 등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 하며 아직도 한국의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가 많이 부족하다고 논하였다.
성베드로 학교 차혜옥 교장은 “장애인들이 방치되지 않고 보호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 이라며 “앞으로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 이웃을 위해, 장기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와 계속되는 경제난에 사람들은 ‘세상이 더욱 각박해 지고 쌀쌀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베드로 학교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 한국에서 온 17명의 특수교사들처럼 봉사의 자세로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고 남을 위한 새해 계획과, 장기적인 미래의 계획을 세워나가는 이들은 보면서 아직도 우리 곁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에는 연말연시뿐만 아니라 연중에도 이러한 따뜻한 기사가 가득하게 되길 바란다. 나눔의 행복을 가진 사람이 지금 보다 늘어나고, 세상이 보다 따뜻하고 아름답게 변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주 학생기자(wowclubj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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