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해서 저 자신도 잘 몰랐었는데, 이젠 한국에 대해 말할수 있는게 많아졌고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워졌습니다.”
이 곳 뉴질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아이들, 어쩌면 한국보다 뉴질랜드를 더 잘 알고 있는 이 아이들. 얼마 전 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한국을 배우고, 느끼기 위해 한국을 직접 방문 하였다. 한국 방문을 통해 무엇을 느끼었고,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학교 학생들과, 이 한국방문을 주최한 계춘숙 교장선생님을 직접 만나 보았다.
충북교육청의 후원과 오클랜드 한국학교(교장 계춘숙)의 주최로 이루어진 고국 방문행사는 지난 4월 3일부터 17일까지 13박 14일의 일정으로, 오클랜드 한국학교 학생들이 한국의 곳곳을 돌아 보고, 더 많은 곳을 볼 수 있도록 바쁜 일정속에 진행되었다. 한국학교 학생들은 충북교육청 방문을 시작으로 초등 및 중등학교 참관 수업, 교육기관 방문, 박물관견학, 산업현장 탐방, 전통문화체험, 명소 관광, 서울 문화체험, 역사 현장 방문(임진각, 땅굴, JSA경내 견학-판문점) 등 2 주 기간동안 한국의 역사, 풍습, 문화등 다양한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며 체험하고 돌아왔다.
고국 방문 행사를 주최하게 된 계춘숙 교장은 “ 최선의 교육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며 한국학교 학생들의 고국방문을 위해 3년 이상을 노력하고, 공을 들였다고 말한다.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직접적인 체험의 장을 만들려는 교장선생님의 마음을 볼수 있었다.
인터뷰에 임한 학생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재미있었냐는 물음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이야기를 했다. 특히 모두 하나같이 빼놓지 않고 음식이야기를 했는데, 꽃밥, 오리고기, 삼겹살, 진천 쌀밥과 고등어, 보쌈등에 누룽지까지... 한국음식이 너무나도 맛있어서 또 가서 먹고싶다며 군침을 삼켰다.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에서만큼 구수한 맛이 나지 않아요” 라고 하니 이미 한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 보다 더욱더 진한 한국인이 된 듯했다.
또한 진천여중에 여중생들 함께한 참관수업을 회상했다. 서정우(12) 양은 “몇 시간동안 이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금방 친해졌어요. 비록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생각도 비슷하고, 마음도 잘 맞아서 너무 정들었어요” 라며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너무나도 그리워했다. 한국에 다시 가게 되면 진천여중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였다.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마치 지금 한국에 있는 듯이 기뻐하며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으로 또한 한국의 인심을 꼽았다. 최하빈(11)양은 “ 충북교육청 교육감님께서과 마을 이장님께서도 직접 나오셔서 친절히 대해주시고, 마을 음식도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셨어요” 라며 감사했다고 전했다. 박담(12)군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너무 많이 챙겨주셔서 돌아올 때 가방이 2개가 되었어요” 라며 웃음을 짓는다. 윤지영(17)양은 “정말 가족 처럼 먹을 것 하나 더 챙겨주시려 하고, 친딸처럼 대해주시는 한국 인심에 놀라면서도 따뜻했고 감사했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한국을 방문한 한국학교 학생들은 분단국가의 아픔도 직접 보았다. 임진각과 JSA 경내 판문점 방문을 회상하면서 이혜영(14)양은 TV에서만 봐오던 곳을 직접 보니 정말 현실로 와닿았다면서 “바로 앞에 보이는 곳도 한민족이 살고 있는 곳인데도 넘어 갈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싸우지 말고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며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을 가기전 학생들은 어떠했을까? 한국을 과연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다녀온 후에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한국에 가기전 한국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냐는 질문에 “ TV에서 보니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요! ” , “ TV로 자주 봤어요! 빨리빨리 해야 돼요” 등의 대답들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나라이지만, 뉴질랜드에서 태어나거나 짧은 시간만을 한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오직 TV나 인터넷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본 이미지에 대해서만 머리속에 담고 있었다. 그 동안 담고 있던 한국에 대한 생각들이 직접 경험한 것들이 아니기에, “친구들에게 한국을 설명할 때도 자신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할말이 별로 없었다” 라고 했다.
이전 모습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봐도 이젠 이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알수 있었다. 자랑스럽게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고 한국의 맛과 인심을 그리워 하는 이들. “한국에 대해서 저 자신도 잘 몰랐었는데, 이젠 한국에 대해 말할수 있는게 많아졌고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워졌습니다.” 라는 한국학교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고 확신에 찬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혜정(10)양은 요즘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한국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또한 키위 친구들도 함께 한국으로 데려가서 한국의 멋지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했다. 고국 방문을 통해 아이들은 어느새 한국 문화의 전도사가 되어있었다.
인터뷰를 더 나눌수록 아이들이 너무나도 성숙하고 고운 마음씨를 갖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놀라웠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예림(15)양은 한국에서 사람들의 병을 고치며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 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세계로 나가서 한국을 알리고 나아가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짧은 2 주간의 시간이었지만 한국학교 학생들은 한국방문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진정한 한국인이 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 2주의 한국방문 기간동안 아픈 친구들 다 챙겨주시고, 힘드실텐데도 저희들을 먼저 챙겨주시고 친어머니처럼 대해주신 교장 선생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라며 맏언니 지영양과 예림양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감사의 말을 전하였다. 마음씨까지 고운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흐믓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뿐만 아니라 모든 것까지 이곳 교민 자녀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는 계춘숙 교장은 앞으로도 고국방문 행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그의 뜻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올해 개교 15주년 행사 및 한국어 인증 시험, 장학생 선발등 많은 행사들을 할 것이고, 장기적인 목표로 한국학교를 설립하여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한인 커뮤니티를 유지시켜서 교민 1.5세대들이 멘토가 되고 나아가, 자문위원이 되는 연결고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런 한국학교의 고국방문과 같은 행사가 계속되어 먼 훗날 눈빛이 초롱초롱한 우리의 한국학교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나 그들의 뜻대로 세계속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사람이 되어 활약하고 있을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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