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민들은 이민 초기부터 학군 등의 이유로 노스쇼어 지역에 몰려 살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와이타케레, 이스트타마키, 오클랜드 CBD 등으로 교민들의 주거지가 점차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도 이민자들도 전통적 거주지 벗어나이 같은 사실은 아시아뉴질랜드재단의 지원으로 오클랜드 대학 지리학과 와들로우 프리에센(Wardlow Friesen) 박사가 발표한 '다양한 오클랜드:21세기 뉴질랜드의 얼굴'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2006년 인구 센서스 결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는 한국 교민이 떠나고 있는 노스쇼어 지역에 호익과 파쿠랑가를 거점으로 했던 중국 태생 이민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때 마운트알버트와 마운트로스킬에 집중됐던 인도인들은 좀더 부유한 지역인 호익과 이스트타마키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아시아뉴질랜드재단의 앤드류 부쳐(Andrew Butcher) 이사는 "자국 출신 이민자들의 집단 거주지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 진정한 뉴질랜드 커뮤니티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아시아 이민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이민자들이 환경적 요인 때문에 뉴질랜드로 왔지만 정작 오클랜드 외곽보다는 도심으로 집중하는 양상을 보인 것도 특징으로 꼽혔다.
소수 아시안 그룹은 뚜렷한 정착 패턴을 보였는데 베트남인들과 캄보디아인들은 사찰과 레스토랑이 많 은 남부 오클랜드에 많았고 일본인들은 대부분 오클랜드 시티와 오클랜드 동부 부자 지역에 몰려 살았다.
이민자 집중현상 美•英에 비하면 양호
보고서는 아시아 이민자의 3분의 2가 오클랜드에 정착하는 것은 관점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커뮤니티의 집중 현상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오클랜드 전역에 걸쳐 골고루 이민자들이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에센 박사는 뉴질랜드에서 아시아 이민자의 집중은 미국이나 영국에서 소수 이민자의 그것과 비교하면 심한 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소수 이민자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은 여러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집중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이민자는 오클랜드 전역에 걸쳐 퍼져 나갔고 특히 중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가장 넓게 분포돼 살고 있다.
프리에센 박사는 "그래도 오클랜드는 여전히 작고 주택은 밀집되지 않았으며 자연 환경에 대한 접근은 비교적 쉽다"고 말했다.
아시아 이민자들은 취업 기회와 높은 세금 등 경제적 요인들을 뉴질랜드 정착에 가장 부정적인 측면으로 생각한 반면 느리게 사는 생활 패턴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장 긍정적인 측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사건은 비교적 적고 직장이나 학교 동료 보다는 모르는 사람들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다시 말해 이웃이나 직장 동료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말로도 통한다.
취업난과 높은 세금이 부정적 측면 아시아 이민자들의 52%는 영어 능력 향상이나 자격증 갱신, 더 좋은 조건의 취업을 위해 뉴질랜드에 와서 학업이나 훈련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중국과 한국 출신이 영어 조건 강화로 유입이 감소하긴 했어도 뉴질랜드 이민자의 주요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과 같은 국가 출신들이 영어에 대한 이점 때문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학사 학위를 소지한 아시안은 28%로 뉴질랜드인 평균 20%보다 높았고 3개 이상 다중 언어 구사자는 아시안이 일반 인구에 비해 5배 이상 많았다.
보고서는 언어 자원이 가장 덜 인식되고 있는 이민의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이민자, 뉴질랜드 정체성에 엄청난 영향보고서는 아시아로부터의 이민이 뉴질랜드 국가 정체성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오클랜드의 아시안 인구는 2016년이면 오클랜드 인구의 51%까지 팽창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뉴질랜드에서 아시안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뉴질랜드의 미래와 "뉴질랜더"의 정체성이 아시아와의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전문적, 개인적 연계에 의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종간 상호 결혼으로 인해 자신을 아시안뿐만 아니라 유럽계, 마오리, 태평양군도 사람으로 포함하는 아시안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했다.
이는 15세 미만 아시안 뉴질랜더의 20%는 스스로를 아시안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 그룹에도 속한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부쳐 이사는 "현재의 오클랜드를 보면 미래의 뉴질랜드가 보인다"며 "뉴질랜드의 운명은 이러한 다양성을 어떻게 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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