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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2009. 17:13 코리아포스트 (122.♡.144.183)
1984년 7월 뉴질랜드 정부를 거의 파산 지경까지 이끌었던 뉴질랜드달러 평가절하 조치 이후 25년이 지난 현재 고공 비행하고 있는 뉴질랜드달러의 궤적을 그려 보았다.
뉴질랜드달러 20% 평가절하
세계화된 경제에서 환율은 한나라 경제의 총체적 역량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환율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
뉴질랜드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기 전인 1984년 7월 18일 외환에 대한 뉴질랜드 화폐의 가치를 낮추는 평가절하를 실시하였다.
평가절하는 수입국의 통화로 표시한 자국 수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동시에 자국 구매자들에게 수입품의 가격을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통 계속되는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당시 뉴질랜드 정부는 외환보유고의 고갈을 막고 단기부채 급증을 회피하기 위해 평가절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집권 국민당 로버트 멀둔(Robert Muldoon) 총리는 평가절하에 전적으로 반대했고 그 해 7월 14일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 내에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총선 전날 자금시장은 사실상 얼어 붙었고 일부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해 국채를 중앙은행에 환매해야 했으며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 중앙은행은 외환시장을 완전 폐쇄했다.
관료들은 입각하는 노동당 데이비드 랑(David Lange) 총리와 멀둔에 평가절하를 조언했지만 어떤 당도 동조하지 않았다.
평가절하 몇 개월 후 변동환율제 도입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평가절하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총선 전까지 4주간 13억9,000만달러가 뉴질랜드를 빠져 나갔다.
이는 1984년 5월 31일 기준 1년간의 유출액 10억8,000만달러 보다도 많은 수준이었다.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이를 보충하기 위해 17억달러를 빌려야 했고 마침내 총선 4일 후인 18일 데이비드 랑 총리가 20% 평가절하와 이자율 조정 폐지 등을 선언했다.
뉴질랜드달러는 62센트에서 50센트로 절하됐고 랑 총리는 “뉴질랜드에서 다시는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통화 평가절하는 당시 입각하는 노동당 정권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경제적 재앙을 피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7개월 후인 1985년 2월 중앙은행은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게 된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환율 상승
변동환율제 도입후 뉴질랜드달러화 가치는 2000년 10월 38.95센트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2008년 2월 81센트를 넘어서며 최고 수준을 보였다.
올해 들어 뉴질랜드달러는 50센트를 밑돌면서 하락하다가 3월 이후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1달러당 66.33센트까지 올라 거의 1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한국과의 환율도 요즘 800원대를 넘는 고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다시 강화되고 안전자산으로 미국달러 추세가 약화됐다.
특히 경기낙관론이 힘을 얻어가며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경향이 다시 나타나 고수익 상품 관련 통화인 뉴질랜드와 호주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즉 최근의 키위 랠리는 리스크를 수용하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커졌고 특히 미국의 투자자들이 주식이 오르는 등 시장에 신뢰를 갖게 되어 미 주식시장과 상관관계를 보여 온 대미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7월 만기 해외투자자금 50억달러 대부분 연장
주로 저금리 국가의 투자자들이 우리다시(uridashi) 채권 등 뉴질랜드달러화로 표시된 50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만기일이 지난달 집중돼 우리다시 ‘쓰나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려가 높았으나 대부분이 연장되어 환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투자자들이 재투자를 하지 않고 자금을 본국이나 다른 곳에 투자해 대규모의 뉴질랜드달러 매도 사태를 예측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의 외환전문가 수 트린(Sue Trinh)은 “지난 5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뉴질랜드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기 전까지 대규모 자금유출과 키위달러 매도가 유력한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당시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는 "뉴질랜드 정부가 내놓은 예산에서 알 수 있듯이, 재정적 상황에 대한 전망이 견고하다고 평가한다"며 상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트린은 “긍정적인 신용평가는 키위달러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시켰고 60센트 선을 굳건한 마지노 선으로 받쳐 주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6월과 7월 일본과 유럽 투자자들로부터 우리다시 및 유로키위의 연장이 있었고 6월에는 1년 만에 처음으로 순 발행액이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웨스트팩의 시장전략가 임레 스페이저(Imre Speizer)는 “웨스트팩은 만기되는 현금의 절반 정도만 재투자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채권의 재편성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고 최근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임으로써 키위달러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ANZ은 최근의 키위달러 랠리는 뉴질랜드 경제 균형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알란 볼라드(Alan Bollard) 총재도 지난달 30일 현행 2.5%의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뉴질랜드달러 강세는 성장 전망에 도움이 안되고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한 경기 회복 둔화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 대해 ASB은행의 닉 터플리(Nick Tuffley)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뉴질랜드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키위달러는 즉각 1센트가 떨어졌지만 곧 반등해 강세를 이어갔다.
‘빅맥지수’ 뉴질랜드달러 14% 저평가
환율이 올해 초에 비해 상당히 올랐지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월 13일 환율 기준으로 산출한 21개국의 빅맥가격지수에 따르면 뉴질랜드달러는 여전히 14%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의 빅맥 한 개 가격은 3.08달러로 미국내 가격 3.57달러보다 14% 저평가됐다.
7월 13일 당시 환율은 62.87센트로 빅맥지수를 통한 적정환율은 68.40센트라는 계산이 나온다.
빅맥지수는 전 세계에서 팔리는 미국 맥도널드 햄버거인 빅맥 가격을 일정 시점에서 미국달러로 환산해 미국 내 가격과 비교한 지수로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적정 환율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빅맥’은 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점인 미국 맥도널드의 대표적인 햄버거 이름으로, 전세계 2만개 이상의 맥도널드 체인점에서 거의 같은 재료, 같은 맛으로 표준화되어 팔리고 있다.
빅맥지수는 이런 빅맥의 각국 판매가격을 미국달러로 환산, 국가간 물가 수준과 통화가치를 비교해 산정되며 매 분기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발표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2.59달러로 미국보다 27% 저평가됐고 태국(1.89달러), 러시아(2.04달러), 파키스탄(2.3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2.17달러), 멕시코(2.39달러)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홍콩과 중국의 빅맥 한 개 가격은 각각 1.72달러, 1.83달러로 미국내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중국 위안화는 95% 정도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환율 상승 압박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빅맥지수와 비슷한 ‘스타벅스지수’와 한국 농심의 ‘신라면 지수’ 등이 있는데 이들 3개 지수의 적정환율도 각기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조사를 해도 조사 품목과 시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그만큼 적정환율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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