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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2008. 15:39 KoreaTimes (123.♡.88.105)
2007년 뉴질랜드 경제는 국내보다는 국제적인 사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신용경색, 치솟는 유가, 중국의 경제 과열로 인한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이 그것이다. 2008년 세계 경제를 내다보는 전망에는 희망보다는 불안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가 계속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데다 고유가, 달러 약세 등 악재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총선이 실시되는 올해 뉴질랜드 경제는 어떻게 될지 알아본다.
외부요인에 휩쓸렸던 2007년 뉴질랜드 경제
지난해 국제적 경제요인이 뉴질랜드 국내 사건보다 뉴질랜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컸다.
미국에서 비롯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인식됐지만 점차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사태로 발전됐다.
뉴질랜드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신용위기 여파로 뉴질랜드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서 브리지콥(Bridgecorp) 등 파이낸스 회사들의 파산 행진이 이어져 투자자들에 15억 달러의 피해를 입혔다.
파이낸스 회사들의 전문 금융지식 부족과 방만한 회사 경영, 부적당한 가격의 파이낸싱, 파이낸스 회사에 관한 규정 미비와 정부의 관리 감독 소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미국달러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한편 중국 경제의 과열로 국제 상품 가격이 올랐고 낙농제품 가격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양호한 낙농업 뉴질랜드 경제 지지
경제학자들의 어두운 전망 속에서도 높은 낙농제품 가격은 뉴질랜드 경제를 예상보다 양호하게 해주는 요인이 됐다.
유가와 집값으로 인한 물가 압력으로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1∼3%의 상위권에 머물렀고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과 7월 사이 무려 4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현재 8.2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어 2009년이 돼야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달러는 작년 7월 뉴질랜드가 1985년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미화 80센트선을 돌파했다.
뉴질랜드달러화 강세 지속될 듯
키위달러화 강세는 뉴질랜드의 고금리와 미달러화 약세, 그리고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뉴질랜드의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등의 복합적인 영향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낙농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확보한 낙농업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출업자들은 채산성이 악화돼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환율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은 피셔앤파이클(Fisher & Paykel)과 같은 대기업들은 속속 공장을 태국과 중국 등지로 이전했다.
키위달러는 7월 고점에서 신용경색 외풍이 불어 닥치면서 롤러코스터 등락을 거듭했고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은 키위달러를 위험 자산이라고 시장에서 내다 팔았지만 미국 금리 인하로 키위달러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돼 웨스트팩은 올해 대미환율이 다시 80센트를 넘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금리로 가계소비 위축 예상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3사분기 경제성장률은 고금리로 인해 가계소비가 줄면서 0.5% 상승, 연간으론 2.7%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는 약간 높았으나 중앙은행 전망치 0.8%보다 낮은 것이었다.
0.8%의 경제성장을 보인 2사분기에는 가계 소비가 0.5% 상승했으나 3사분기 들어 0.3% 상승에 그쳤다.
경제성장의 거의 절반은 광업과 투이(Tui) 유전 생산 개시에 의한 것이었고 이들과 정부지출이 없었다면 경제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다.
정부지출은 3사분기 2.1%, 1년 동안 4.3% 늘었고 가계소비는 3사분기 0.3%, 연간 4.1% 각각 증가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률 데이터 발표가 분기말이 지나고 거의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와 시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제이비워(Goldman Sachs JB Were)의 경제학자 샤무빌 이(Shamubeel Eaqub)은 3사분기 경제성장률 0.5% 발표가 있었지만 9월 이후 주택매매 감소, 소매매출 하락 등의 경제 상황으로 미루어 2008년 경제가 심한 부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4사분기도 3사분기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올해 경제가 한 단계 낮아질 것이지만 고금리는 하반기까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
이퀍은 “지난해 3분기에 경제가 상승 주기를 지났다는 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며 “올해 인플레이션이 3%를 웃돌고 상반기 주택시장 침체가 확산돼 경제 전체에 깊숙이 침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BNZ의 수석 경제학자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 는 “올해 경제가 조용해 지겠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다음 조치는 완화책이지만 12월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으나 국내경제의 명백한 부진과 국제경제 성장 둔화의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일자리 하락과 같은 분명한 경제 고통의 증거를 보기 전에는 현행 8.25%의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0년 래 가장 낮은 성장률 예상
UBS와 BNZ의 경제학자들은 올해 뉴질랜드의 경제성장률이 낙농업 붐에도 불구하고 1.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가계소비 위축과 고환율로 인한 수출 부진 등으로 2008년 경제는 10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작년 네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의 여파로 가계소비 감소가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주택시장까지 침체의 늪으로 빠질 것이란 관측이다.
웨스트팩의 경제학자들은 “작년 초 과열을 보였던 경제가 1년만에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2009년까지 세금 감면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뉴질랜드 기업들은 올해가 시련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NZ의 경제학자들은 “고금리와 고환율로 금융 환경이 11년래 최악이다” 며 “그럼에도 뉴질랜드 경제는 ‘고속’ 에서 ‘완행’으로 속도만 늦춰지고 있는 셈”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UBS는 올해 경제성장이 실망스러울 것이지만 그로 인해 중반부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