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이민, 또하나의 이민-김성기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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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20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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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뉴질랜드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가 4,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들은 이보다 휠씬 많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역이민자들은 왜 귀국을 선택했는지, 또 무슨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거의 6년간 오클랜드에서 살다가 2006년 9월 귀국해 현재 경기도 용인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기(42세)씨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뉴질랜드 이민
김성기씨의 친형이 뉴질랜드에 이민와서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뉴질랜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친형의 도움으로 뉴질랜드 이민을 선택했다고 한다.
아내와 이혼했던 김씨는 아들 진우(11)와 단 둘이 2001년 1월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아들의 교육 환경도 뉴질랜드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뉴질랜드 생활
처음에는 학생비자로 뉴질랜드에 체류했던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형이 운영하던 쵸코렛 가게를 인수해 귀국할 때까지 5년여를 운영하였다.
그는 쵸코렛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장기사업비자를 신청했으나 뉴질랜드에서 평생 살지 않을 거란 생각에 영주권 신청을 포기했다고 한다.
2006년 9월 귀국하기 전까지 한번도 한국에 다녀가지 않고 사업에 매진하였다.
아들은 뉴질랜드 초등학교 생활에 무난하게 적응했고 한국학교에도 다니면서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
뉴질랜드에서 좋았던 점
우선 자연 환경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 아들이 초등학교 등교 첫날“한국의 초등학교 운동장은 왜 잔디가 없고 온통 흙바닥이예요?”라고 물어 봤던 것을 김씨는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 사회가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좋지 않은 기억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엄연하게 존재한다고 김씨는 털어 놓았다.
음식점 같은 곳에서 키위 종업원들이 손님을 맞을 때, 주유소에서 줄을 설 때, 심지어 비즈니스에서 납품업체들이 키위를 상대할 때와 그를 대할 때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옆집에 사는 키위가 큰소리로 파티를 할 때 그는 이해해 주었지만 반대로 그가 작은 모임이라도 가질라치면 옆집 키위는 종종 항의를 해 왔단다.
역이민 동기
사람들은 현지생활 부적응, 취업, 취학, 노령 등으로 역이민을 고민하지만 김씨의 직접적인 역이민 동기는 신병 치료였다.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뉴질랜드에서는 장기의 대기 기간도 문제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엄청났기 때문에 한국내 치료를 생각하게 됐고 역이민으로 이어졌다는 것.
2006년 9월에 귀국해 2007년 2월에 수술을 받은 김씨는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귀국후 생활
김씨는 한국내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고 뉴질랜드 영주권 등이 없었기 때문에 복잡한 수속없이 주민등록과 운전면허,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을 갱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뉴질랜드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서 한국내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관장하는 '재외국민국내거소신고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이는 주민등록증을 갈음하는 재외국민의 신분증으로 앞의 여섯 자리 숫자는 주민등록증 번호와 같으나 뒤의 일곱 자리 숫자가 다르다.
김씨는 귀국후 사업만 구상했었기 때문에 취업은 알아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5~6년 만에 만난 친구들은 예전보다 여유가 없고 각박해 진 것 같았죠. 모두들 자기 살아갈 일에 여유가 없어 보였어요.”
김씨는 지인의 소개로 우연하게 지금의 맨투맨학원을 2007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역이민후 어려웠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아들 진우의 학업문제.
뉴질랜드에서 무난하게 학교에 적응했던 아들은 귀국 후 학교 교감의 권유에 따라 나이에 비해 한 학년 낮추어 진학했다.
처음에는 아이가 문화적 차이 때문에 갈등도 심했다고 한다.
“여기 아이들은 부딪혀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요. 화장실에 다녀 와도 손을 씻지도 않아요”라며 아이는 뉴질랜드와 다른 상황에 끊임없는 의문을 표시했다.
국어 실력이 뒤쳐지니 사회, 국사, 과학 등의 과목을 어려워했고 심지어 수학과 영어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힘들어 했다.
김씨는 처음엔 학원을 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원을 보내지 않고서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귀국 후 1년 반 정도 지난 진우는 현재 또래 아이 국어 수준의 80% 정도까지 따라갔다고 김씨는 말했다.
향후 계획
진우는 지금도 가끔 공부하기가 힘들거나 학교 숙제가 많을 때 뉴질랜드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뉴질랜드에 미련도 없고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과 뉴질랜드 중 어느 나라가 더 좋으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그러면 나는 ‘지금 내가 살기 좋은 곳이 좋은 나라입니다’라고 대답하죠.”
█ 재외동포 한국내 거소신고 현황 (2008년 2월 현재, 단위:명)
국가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독일 기타 합계
재외국민 28,046 11,721 7,718 1,894 3,824 521 4,205 57,929
외국적동포 25,178 5,821 366 2,093 776 542 1,351 36,127
합계 53,224 17,542 8,084 3,987 4,600 1,063 5,556 94,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