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가브리엘의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피해 주택들에 대한 보험회사들의 보험금 지급은 느리고도 보험 가입자들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빈번한 기상 이변을 우려한 정부는 수해 지역의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려 하는 한편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피해 주택의 인수 비용을 전액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이번 보상 방침은 향후 자연 재해 발생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상액으로는 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쉽게 정착할 수 없는 피해 주택 가구들은 재정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가고 있다.
향후 자연 재해 발생시 선례가 될 바이아웃 계획
지난 6월 1일 정부는 1월 폭우로 수해를 입은 오클랜드 주택들과 2월 사이클론 가브리엘의 피해를 입은 오클랜드, 호크스 베이, 기스본 등지의 주택들에 대한 보상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 주택들을 카테고리 1, 2, 3으로 분류, 카테고리 1으로 분류된 주택들은 살기에 안전하고 카테고리 2 주택들은 홍수 방지 작업을 하는 조건에서 다시 주거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홍수 위험 때문에 주거하기에 안전하지 않은 주택들을 카테고리 3으로 분류해 순비용의 50%를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0%는 피해를 입은 지역의 카운슬이 부담하게 된다.
순비용은 각 주택에 대한 합의된 바이아웃 금액에서 주택 소유주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제한 것이다.
정부의 보상 대책은 피해 주택 가구들에 확실성을 주어 일단 환영을 받았다.
카테고리 1으로 분류된 주택 가구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심각한 피해를 입어 살 수 없게 된 카레고리 3 주택 가구들은 정부의 제안에 따라 해당 주택을 처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그랜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사이클론 복구 장관은 정부의 바이아웃 계획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제안한 인수 가격에 대해 피해 주택 소유주들이 인도할 의향이 있으면 처분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은 피해 주택 소유주들은 그 부분을 차감하고 정부의 바이아웃 계획에 의해 보상을 받게 된다.
정부는 또한 10억달러로 추산한 이 바이아웃 계획에 충분한 자금이 없기 때문에 지역 카운슬들과 인수 비용을 절반씩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때에는 정부가 빨간 지역으로 분류된 주택들을 전액 정부 자금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점에 대해 크리스틴 와이즈(Kristen Wise) 네이피어 시장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와이즈 시장은 세부사항이 지역 주민들에 알려진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와 홍수 위험 지역의 대피소 설치 비용 등은 중앙 정부와 지역 카운슬들이 이번처럼 분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 넬슨 지역에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14채의 주택들도 이번 바이아웃 계획처럼 정부와 지역 카운슬이 비용을 분담하여 인수할 것이라고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했다.
로버트슨 장관은 “기상 이변의 강도와 빈도로 볼 때 정부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자금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너무 느린 바이아웃 절차
하지만 이러한 발표가 있은지 정부와 지역 카운슬들과의 협정이 체결되어 좀더 구체적인 추가 발표가 나온 시기는 두 달이 휠씬 넘은 지난달 24일이었다.
그 동안 많은 수해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로 렌트 생활을 하면서 정부의 구체적인 바이아웃 계획을 손꼽아 기다렸다.
카테고리 3으로 분류받아 정부의 바이아웃 제의를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스티브 휠러(Steve Wheeler) 이스크 밸리(Esk Valley) 주민은 거의 반 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은 사실에 대해 피해 주민들이 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호크스 베이의 5개 지역 카운슬들은 정부와 지역내 카테고리 3 주택들에 대한 인수 비용 공동 부담과 도로 보수, 홍수 대책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부 사항의 외부 유출은 제한됐다.
지난달 24일 오클랜드 카운슬은 수해 복구 및 방지 대책 비용에 대한 정부와의 공동 부담에 원칙적으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전체적인 복구 계획에는 카테고리 3 주택들의 바이아웃과 교통 네트워크 복구, 홍수 방지 작업 등 2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700채로 추산된 카테고리 3 주택들의 바이아웃에는 7억7,400만달러의 비용이 추산됐다.
이달 중으로 2주 동안 이번 협정에 대한 공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 회의 결과에 따라 오클랜드 시장과 시의원들은 바이아웃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해당 주택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보험에 가입된 주택도 있고 그렇지 않은 주택도 있으며 절벽에 위치한 몇 고급 주택들의 고시 가격은 1,000만달러가 넘는다.
웨인 브라운(Wayne Brown) 오클랜드 시장은 “수해를 복구하고 자연 재해에 대비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그 일부는 재산세로 충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클랜드 카운슬은 6억달러을 차입하고 앞으로 2년 동안 3% 정도의 재산세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월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자신이 살던 티티랑기 주택에 빨간 스티커가 붙여 돌아가지 못하게 된 휴 더글라스(Hugh Douglas)는 바이아웃 절차가 빨리 진행되어 많은 수해 주민들에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확실성을 줄 것을 요구했다.
다른 티티랑기 주민 티바울트 뷰조트(Thibault Beaujot)는 “재해가 발생한 후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며 “첫 집으로 구입하여 천국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지옥이 됐다”고 털어놨다.
오클랜드에서 카테고리 2와 3으로 분류된 주택들이 많은 지역은 무리와이, 피하, 헨더슨, 스완슨, 라누이, 마운트 로스킬, 망게레, 밀포드, 티티랑기 등지이다.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무리와이 주민들
사이클론 가브리엘이 강타하면서 산사태로 주택들이 무너진 오클랜드 무리와이 주민들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데이 스타 타임스 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무리와이 해변으로 가는 길은 다시 열렸지만 피해를 입은 100여채 주택들의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스티커가 불여진 주택들은 오클랜드 카운슬의 지질 공학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이 안전해 보일지라도 주택 아래 토양이 불안정할 수 있고 보험회사들은 그러한 주택들에 대해 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무리와이 스티커 주민 그룹’(MSRG)을 결성해 서로 돕고 있다.
이 그룹의 자원봉사자 캐롤라인 벨-부스(Caroline Bell-Booth)는 주민들이 지난 6개월 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전했다.
많은 피해 주민들이 임시로 렌트로 살면서 렌트비와 계속되는 모기지 이자를 갚는 재정적 압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집 또한 빨간 스티커가 붙여진 벨-부스는 “우리는 새로운 집을 갖고 재정적으로 짐을 벗을 때까지 그러한 트라우마로부터 치유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해 주민인 에이미 넬슨(Amy Nelson)은 6곳의 임시 거처와 렌트 생활을 마치고 거의 6개월 만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오클랜드 카운슬의 지질 공학 조사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그녀는 빨간 스티커가 붙여진 이웃이 카운슬이 아닌 전문회사에 조사를 의뢰해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을 본 후 카운슬에 요청한 결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 많은 주민들이 수해 초기보다 더욱 어렵다”며 “전에는 많은 지원과 이해가 있었지만 아직도 어디에 살지 모르고 자녀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무리와이 수해 주민들과 오클랜드 카운슬과의 지역 회의에서 오클랜드 카운슬의 매트 터커(Mat Tucker) 사이클론 복구 부장은 10월말부터 카테고리 3 주택들에 대한 인수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0월 14일로 예정된 선거 전에는 바이아웃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떠나야 하나, 남아야 하나’ 중대한 선택에 직면한 주민들
호크스 베이 5개 지역 카운슬내 카테고리 3 주택들의 바이아웃도 정부와 지방 카운슬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한다.
이 지역 피해 주택들의 바이아웃도 보험회사가 지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진행된다.
또한 토지가 아닌 주거 건물에 대해 인수 금액이 산정되기 때문에 대부분 넓고 비옥한 농장지대에 위치한 피해 주민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보상 금액으로는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이 지역 주민들 일부는 다른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기를 원하고, 일부는 당국의 홍수 위험 지역 지정에 관계없이 남아서 재건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선택은 정부가 내놓을 제안에 달렸다.
선데이 스타 타임스 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해스팅스와 네이피어 중간에 있는 파코화이(Pakowhai)에서 25년 동안 살고 있는 카렌 에이버스(Karen Eivers)는 아직 자신의 땅에 설치한 카라반에서 지내고 있다.
에이버스는 “우리는 재정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너졌다”며 “삶이 다시 이전과 같지 않겠지만 우리에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두 강을 끼고 있는 파코화이에 지난 2월 14일 사이클론 가브리엘의 폭우로 주택들이 거의 지붕까지 잠겨 많은 주민들은 몇 시간 동안 지붕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에이버스 또한 다른 11명의 이웃들과 함께 그녀의 주택 지붕 높은 자리에 앉아 8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렸다.
220만달러의 고시가를 가진 그녀의 주택은 잠정적으로 카테고리 3으로 지정됐다.
에이버스는 바이아웃이 그녀의 선택을 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바이아웃’이라는 정부 발표에 반대한다.
그녀는 주택에 대한 카테고리 분류가 오히려 융통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남아서 재건하기를 원하고 있고, 이미 8만달러를 토사를 제거하고 독성 곰팡이 방지를 위해 썼다.
도둑들로부터 금고를 시키기 위해 보안 카메라도 설치했다.
하지만 카테고리 3 주택으로 최종 지정되면 보험 가입이 거부되고 필요한 건설 허가도 받지 못하게 된다.
또한 지역내 전기 공급과 각종 서비스도 중단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녀는 “정부의 바이아웃이 다른 라이프스타일 주택을 구입할 충분한 자금을 주지 못하고, 내가 떠난다고 하면 누가 우리 땅을 구입할 것인가”라며 한숨을 지었다.
파코화이의 많은 주택들은 거주자들이 떠나 물건들이 아직도 정원에 쌓여 있다.
에이버스의 집에서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넓은 과수원을 가진 팀 아버릴(Tim Averill) 부부의 주택도 잠정적인 카테고리 3 등급 판정을 받았다.
140만달러의 주택 고시 가치를 포함하여 440만달러의 가치를 가진 이 부동산에서 43년 동안 살아온 이들 부부는 “전체 커뮤니티가 자산을 동결하고 쫓겨나는 기분이다”며 “우리는 평생을 일했고 내년에는 70세가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