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부동산 경기,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이동중?

[312] 부동산 경기,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이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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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경기침체의 긴 터널로 빠져들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향후 경제지표마저 일제히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동안 소비경제를 지탱해 온 부동산도 하강세로 돌아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난해 초부터 부동산 거품이 차츰 빠지면서 머지않아 시장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소폭의 매매건수 하락을 제외한 별다른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하락분위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식의 장기불황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의 가격폭등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인가?
  
ANZ은행의 Lauren Rosborough 경제학자는 "세계집값 폭락사태의 조짐은 뉴질랜드의 그것과는 다르다"며 "보통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부동산시장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왔지만 뉴질랜드는 좀 특이하게 내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많은 이들이 지난 4월에 있었던 단 한차례의 가격폭락 사태를 확대 해석하여 경기둔화가 드디어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불길한 징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동산 투자열기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라며 도리어 반문했다.

실제로 지난 4월의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3월보다 3%($8,000) 하락한 $272,000을 기록했지만 이는 작년 동기간의 $242,000(당시 4월 최고가격)에 비해 여전히 12.4%의 부를 축적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올 2월 부정적인 전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주택가격은 $269,000으로 역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그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은 매매건수 역시 3월의 10,398건에서 대폭 감소한 8,876건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부동산협회 의장인 Howard Morley씨는 "올 4월은 2001년 이후로 가장 낮은 판매고를 기록한 달로 나타났지만 전통적으로 4월은 부동산 비수기의 시작인 반면 3월은 성수기의 최고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만한 사항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 AK 렌트시장 주춤, 결국 경기위축으로(?) *****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는 오클랜드지역 부동산, 대부분이 렌트수입을 주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으로 최근 들어 렌트 가격이 소폭 하락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가파른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클랜드지역 렌트시장은 서서히 냉각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의 주당 평균 렌트비는 4월의 $342보다 약간 내려간 $336을 기록했으며 작년 전체 평균인 $333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Barfoot & Thompson의 제너럴 매니저인 Wendy Alexander는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동시에 새주택 건축 승인건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이 모든 현상은 결론적으로 공급과잉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4월의 건축승인은 3월달보다 무려 33.9% 하락한 1,617건(2002 년이후 최저치)으로 나타났으나 공급과잉이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건축승인비 상승, 까다로운 새 건축허가법 발효(3월31일)등으로써 특히 아파트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4월 아파트 승인건수는 3월의 882건에서 무려 154건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Westpac은행의 수석경제학자인 Brendan O'Donovan은 "현재 타지역의 렌트시장과 부동산 매매는 활황세에 있는 반면 유독 오클랜드만이 침체기에 빠져 있다."며 "주요 이유로는 이민자 감소, 고정 모기지의 영향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estpac은행이 밝힌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민자 수가 최대 피크였던 2003년, 4만명이 넘는 인구유입으로 총 61,000명의 인구증가가 이루어졌다.

그 당시 이들을 위해서는 주택 24,000여채만 필요했으나 기존 오래된 주택들도 허물고 새주택을 공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실제주택은 총 33,000채로 늘어났다. 하지만 많은 이민자들이 정착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오클랜드 지역은 갈수록 이민자들의 유입이 점차 줄어들면서 빈집( ?)들만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4월까지)는 상황이 더욱더 악화되어 단지 9,300명의 이민자들만 입국했다. 물론 현재도 14,000여채의 주택들이 이미 승인이 난 상태이지만 수요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 그래도 투자자는 몰려온다 *****
Bryan Thomson Harcourts수석대표는 "유럽, 미국 그리고 아시아 투자자들도 뉴질랜드 부동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호주 투자자들을 빼고는 향후 뉴질랜드 부동산의 미래를 설명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시간이 갈수록 호주로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있으며 한 번에 20여채를 구입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또한 소수의 호주 투자전문회사들은 아예 뉴질랜드의 굵직굵직한 상업용 부동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New South Wales주에서 대형식당을 경영하는 Debbie Langton씨는 최근 더니든 중심가에 위치한 작은 별장스타일의 4베드룸 주택을 구입했다. 'Octagon' 바로 근처에 있는 이 주택을 작년 8월, $230,000에 매입한 그녀는 오타고 대학생을 위한 플랫용으로 방을 하나 더 만들었다. Debbie씨는 "뉴질랜드에서의 주택구입은 호주에서보다 훨씬 높은 가치가 있다."라며 "현재 연 7.9%의 이윤이 돌아오고 있는데 이는 실로 놀란만한 수치이다."고 전했다.

Invercargill과 Gore지역에 자신의 부동산 에이전트를 가지고 있는 호주 Southland Harc ourts의 Tony Jenkins회장은 "올 5월 기준, 렌트주택의 30%는 호주인들의 소유이며, 지난 2년전에는 한때 50%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지역의 렌트용 3베드룸 주택가격은 $100,000에서 $150,000사이이며 연 8-10%의 이윤이 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3년전 Invercargill지역의 3베드룸 주택을 구입한 한 호주인은 "구입 당시 주택(3베드룸)가격은 불과 $75,000이었지만 지금은 무려 90%나 상승한 $130,000이상이다."며 "투자용으로 매우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어 추가로 또 다른 렌트용 주택을 구입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오클랜드를 위시한 북섬 지역과는 달리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사우스랜드 지역의 부동산매물들은 호주 뉴 사우스웨일스주, 빅토리아주 투자자들로 인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Harcourts 수석대표 Bryan Thomson씨는 "캔터베리, 웨스트랜드, 오타고 지역은 지난 1년동안 무려 20%이상의 가격상승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와이카토/기스본(27.6%↑) 다음으로 높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오타고의 분할토지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58.8%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NZ부동산 시장은 뭔가 다르다 *****
ANZ은행의 Lauren Rosborough 경제학자는 "뉴질랜드의 현재 부동산시장은 좀 독특하다. 따라서 다른 유럽 나라들과는 비교자체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럽연합의 부동산 경기침체는 대체적으로 거품붕괴에 의한 장기불황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만 뉴질랜드의 경우는 실물경제의 불황, 세제강화, 부동산 경기변동 사이클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위축기가 오래 지속되는 느낌을 주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IMF가 발표한 세계부동산시장의 최근 경향을 보면 유럽연합의 부동산 경기침체는 서로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각국 경제성장과도 많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뉴질랜드는 세계부동산시장의 동향과는 별도로 내부요인 즉 이민, 기준금리, 모기지 변동률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endy Alexander 매니저는 "올 부동산경기는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금의 경제지표들이 너무 부정적이어서 기대치가 그리 높지는 않다. 허나 분명 큰 하락은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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