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수익의 키위세이버 속출

마이너스 수익의 키위세이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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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대부분의 키위세이버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키위세이버 가입자들은 지난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의 연간 결산내역을 보게 됐다. 특히 작년 12월 정부가 키위세이버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면서 가입자가 키위세이버 펀드를 특정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설정되는 디폴트(default) 펀드를 기존의 보수(conservative) 펀드에서 더 높은 투자 리스크의 균형(balanced) 펀드로 변경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키위세이버 가입자의 손실이 우려된다. 키위세이버 관계자들은 키위세이버가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현재의 수익 손실로 공포에 빠지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나섰지만 주식시장의 반등 시점은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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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키위세이버 펀드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


투자조사회사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올 1사분기 금융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키위세이버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월 키위세이버 펀드 평균 수익률은 보수 펀드가 -3.9%, 균형 펀드는 -5.1%, 그리고 성장(growth) 펀드는 -5.7%로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적극(aggressive) 펀드는 -6.5%로 가장 높은 손실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동안 15억3,600만달러의 키위세이버 펀드 가치가 사라졌다.


3월말 기준 키위세이버 펀드 가치는 총 873억달러로 집계됐다.


모닝스타 팀 머피(Tim Murphy) 대표는 키위세이버 마이너스 수익에도 불구하고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머피 대표는 “키위세이버는 대부분의 가입자들에게 장기 투자이다”면서 “지난 1분기에는 마이너스 수익을 보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으로 봤을 때 미미한 수준의 하락이다. 그 점이 우리가 10년 수익률을 강조하는 이유이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연 평균 수익률은 적극 펀드가 10.1%로 가장 높고 성장 펀드 9.9%, 균형 펀드 8%, 중도(moderate) 펀드 5.8%, 보수 펀드 5.1% 순이었다.


주식시장은 팬데믹이 시작했던 2020년 3월 세계적으로 급락했지만 6주 만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당시 많은 가입자들이 키위세이버 펀드를 변경했다.


금융시장관리국(FMA)에 따르면 2020년 3월 키위세이버 펀드 변경 건수가 2019년 월 평균 건수보다 7배 많았고 70%는 더 낮은 위험도의 펀드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26~35세 젊은층도 평상시보다 5배 많게 키위세이버 펀드를 바꿨다.


머피 대표는 노령연금 수급자들이 키위세이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면 흔히 패닉에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3~4월 더 낮은 위험도의 키위세이버 펀드로 바꾼 투자자들은 그 후 12개월간 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놓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위세이버는 장기 투자이고, 그 기간 경제적 충격이 있게 마련이다. 지난 10년간 예상보다 충격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 충격이 있지만 자신의 위험 선호도에 맞는 키위세이버 펀드를 선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마이너스 수익률은 투자 사이클의 일부이다. 시장은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키위세이버 제도 변경으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자동적으로 균형 펀드에 가입한 35만 키위세이버 계좌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나쁜 타이밍의 피해를 보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균형 펀드 5개의 올 1분기 평균 수익률은 -5.9~-5.1%로 손실을 면치 못했다.


머피 대표는 “타이밍의 관점으로 봤을 때 불운한 경우지만 메시지는 동일하다. 디폴트 투자자들에게 키위세이버는 장기 상품이고 고수익 고위험 투자가 적절하다. 그것에 불안한 투자자는 더욱 안전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키위세이버 운영기관별로는 ANZ이 185억달러로 가장 많고 ASB 140억달러, 웨스트팩(Westpac) 93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ANZ에 따르면 노령연금 수급 자격이 주어지는 65세 이상 가입자의 평균 잔액은 2016년 2만달러에서 2022년 4월 4만8,700달러로 늘었지만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은퇴자금 60만달러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부진한 증시에 금리 인상 악재 


머피 대표는 키위세이버 펀드들의 마이너스 수익을 가져온 주가 하락에는 두 가지 주요한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부진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머피 대표는 또한 기술 회사들과 같은 성장주들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4~5월에도 주가는 하락했고 머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험난한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는 많이 빠졌지만 바닥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S&P/NZX50 지수는 작년 1월 8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의 13,643에서 5월말 11,308로 17.1% 떨어져 베어마켓에 근접하고 있다.


파이 펀드(PIE Funds)의 마이크 테일러(Mike Taylor) 대표는 “지난 10여 년을 돌아봤을 때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시점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에 대한 견해가 변하는 때였다”며 “2009년 초와 2012년, 2018년, 그리고 2020년이 그런 때였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4월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25일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0%로 0.5%포인트 올렸다.


중앙은행은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지난해 10월부터 3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으며, 지난 4월에는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이날 금리 인상으로 이 기간 기준금리는 총 1.75%포인트 상승했다.


에이드리언 오어(Adrian Orr) 총재는 금리 결정 후 내놓은 성명에서 “매우 불확실한 국제 경제환경에 비춰볼 때 예상보다 더 크고 이른 금리 인상이 정책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뿌리를 내릴 위험성을 줄일 것”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글로벌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중앙은행이 향후 두 번의 정례회의에서도 0.5%포인트를 인상한 뒤 추가로 두 번의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3.5%로 제시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내년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4.0%에 근접한 뒤 2024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ASB의 마이크 존스(Mike Jones)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중앙은행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늘 성명은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면서 기준금리가 연말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은 뉴질랜드 경제 저변이 견실하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고인플레가 소비 의욕을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공급 증대로 인해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중앙은행은 거론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중앙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의 목표 범주 안에서 안정된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이 더욱 유지되게 됐을 때는 금리가 한층 낮고 중립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에 세계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확산


세계 경제는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 행보와 식량•원유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 압력,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 유럽의 경기 둔화 신호, 공급망 혼란 등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은 최근 주요 7개국(G7) 회의를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 경제 전망은 확실히 도전적이고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어 “식품•에너지 가격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 효과가 있다”면서 “전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줄고 인플레이션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 상승 등의 압력은 조만간 약화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JP모건도 올해 하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4%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과 경제의 힘을 고려할 때, 미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여러 방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실업률이 약간 올라가더라도 여전히 노동시장은 강력할 것”이라며 “다소 부드러운 착륙(softish landing)으로 향하는 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경기하강을 가리키는 ‘연착륙’(soft landing)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에 아주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경기하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뉴질랜드 경제 성장 내년에 정체 전망


뉴질랜드 경제도 세계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BNZ은 지난달 뉴질랜드 경제 성장이 내년에는 완전히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후퇴의 리스크가 날이 갈수록 근접해지고 연착륙의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이다.


BNZ의 스티븐 톱리스(Stephen Topl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와 외부 압력의 불균형이 확연해지고, 그러한 문제들을 풀기 위한 대책이 더욱 공격적으로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한 외부 압력으로는 경제에 대한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뉴질랜드 달러화 약세로 따른 원유 등 수입품의 추가 수입가격 상승, 인력 부족 등이 열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경제 충격은 정부의 지원책, 저금리, 가계의 회복력 등으로 완화됐지만 그러한 대응들이 소비를 증가시켜 공급 부족을 가져왔다는 진단이다.


톱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유일한 옵션은 새로운 공급 수준으로 수요를 낮추는 것”이라며 “중앙은행은 30여년 만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농업 생산 하락, 집값 하락으로 인한 가계 소비 위축, 높은 기름값, 세계 경제 침체 등 어느 면을 보더라도 경기 후퇴를 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 둔화로 소비 지출이 줄면서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BNZ은 뉴질랜드 경제가 올 중반기까지 성장을 하다가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횡보한 후 내년 들어 후퇴를 전망했다.


하지만 점진적인 관광산업 회복, 외국인 인력 증가, 집값 안정, 건전한 정부 재정 등은 경기 후퇴를 완화할 수 있는 요인들로 꼽혔다.


재무부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재무부는 작년 12월, 올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4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을 12.2% 전망에서 지난달 9.3%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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