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전국은 9만 4000여 km에 달하는 도로로 연결됐으며 그중 국도 길이는 10%가 조금 넘고 나머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도로이다.
최근 홍수를 비롯해 악천후가 자주 발생해 도로가 끊기는 경우가 빈발하면서 사업체와 국민들 삶이 불편을 겪는 가운데 중앙과 지방정부 역시 늘기만 하는 도로 유지 보수 작업량의 증가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중에는 다리가 유실되거나 대규모 산사태로 주요 국도가 몇 달씩이나 막히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뉴질랜드의 도로 현황과 함께 최근 각종 악천후로 벌어진 여러 가지 상황을 도로망을 중심으로 되짚어본다.
▲ 뉴질랜드의 국도와 지방도 현황(2019/20년 기준)
국도는 전부 포장, 지방도 중 3만km는 비포장
2020년 기준으로 국내 ‘국도(state highway)’의 총연장은 1만 1000km로 극히 일부 외에는 다 포장됐으며 포장 방식은 ‘칩실(chipseal)’이 대표적이다.
이는 아스팔트 포장과 재료는 동일하지만 도로 표면에 먼저 가열된 액상 아스팔트를 살포한 뒤 ‘작은 골재(small aggregates, chips)’를 다지는 방식으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아스팔트 도로와는 시공 방법이 다르다.
이 방식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에 비해 비용이 적어 미국의 경우는 교통량이 적은 시골 도로를 주로 이 방법으로 포장하지만 뉴질랜드와 호주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주요 국도에서도 이를 사용해왔다.
문제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에 비해 구조적 강도가 약하고 도로 표면에서 벗겨진 골재가 배수로를 막기도 하며, 또 떨어져 나온 골재(돌)로 인해 차창을 비롯한 차체에 자주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타이어 주행 소음도 심하고 마모 역시 많다는 점이다.
한편 ‘지방도(local road)’ 중에서 5만 4000여 km는 포장됐으며 나머지 3만 1800km는 비포장인데, 이들 비포장도로는 대부분 하루 차량 통행량이 300대 미만이다.
또한 도로망을 지역별로 세분해보면 와이카토는 전체 국도망의 16%에 해당하는 1715km의 국도를 보유해 15개로 크게 구분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가장 길었으며, 반면 캔터베리는 전국의 지방도 총연장 중에서 17%인 1만 4636km에 달하는 지방도를 가져 지자체 중 가장 길었다.
크라이스트처치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은 캔터베리는 이 지방도 중에서 9985km는 포장됐지만 6210km는 비포장으로, 비포장 지방도의 절대길이도 광역 지자체 중에서 가장 길다.
또한 사우스랜드는 포장된 지방도(3612km)보다 더 긴 3669km에 달하는 비포장 지방도를 가졌는데, 그중에서도 사우스랜드 디스트릭은 3004km나 돼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보유한 비포장 지방도가 가장 길다.
또한 그 뒤를 2056km나 되는 오타고의 클루타(Clutha) 디스트릭이 이어 특히 남섬 남부의 지방도는 상당한 구간이 여전히 비포장으로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2007/08년부터 2019/20년까지 12년 동안에 도시 지역 도로에서 포장도로는 12% 증가한 반면 농촌 지역은 증가율이 단 2%에 그쳐, 농촌 지방도로에 대한 포장 작업은 최근까지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통계가 잘 보여준다.
▲ 2019/20년 기준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지방도 도로망 현황(청색:포장, 황색:비포장 도로)
남섬 서던 알프스 산맥에는 많은 빙하가 있지만 서해안에는 그중에서도 지구상 어느 나라의 빙하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알려진 ‘프란츠 조셉(Franz Josef)’과 ‘폭스(Fox) 빙하’가 있다.
빙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특히 여름이면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의 간편 복장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이 빙하들을 보려고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으며 이들로 인한 일대의 경제적 수입도 상당하다.
아주 외딴 이곳에 접근하는 도로는 그레이마우스(Greymouth)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는 국도 6호선이 유일하며, 이 도로는 보다 남쪽의 하스트(Haast) 패스를 거쳐 서던 알프스를 넘은 뒤 동쪽 내륙의 와나카(Wanaka)와 퀸스타운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지난 2019년 3월 26일 이 일대에 7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지면서 프란츠 조셉과 폭스 빙하 마을 사이를 잇는 국도 6호선 구간에 걸린 ‘와이호(Waiho)강 다리’ 일부가 떠내려갔다.
당시 하스트 패스를 통한 길도 막히는 바람에 폭스 빙하를 찾았던 관광객들은 완전히 고립됐으며, 이곳을 찾으려던 이들도 발길을 돌려야 했고 목장에서 생산된 유제품 출하는 물론 지역 주민들도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도로관리 당국인 NZTA는 밤낮없는 작업 끝에 끊어진 지 18일 만인 4월 13일에 임시로 개통시켰는데, 긴급 공사로 인해 600만 달러라는 큰 예산이 들어갔다.
그동안 일부 관광객들은 민간 헬리콥터로 탈출했으며 이 바람에 한 관광회사는 1만 8000달러라는 추가 경비를 부담했는데, 한편 동네 아이들은 프란츠 조셉 빙하 마을에만 있는 초등학교에 가고자 매일 헬기로 등하교했으며 또 대형 덤프트럭에 승용차를 싣고 강을 건네주는 이른바 ‘트럭 페리 서비스’가 등장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 2019년 3월 폭우로 유실된 와이호강 다리
▲ 2019년 3월 폭우로 유실된 와이호강 다리
재개통 당일에는 다리 양쪽에 300여 대 차가 몰려 차례를 기다렸으며 주민 수 천 명이 나와 마오리 전통 의식 후 다리가 다시 연결되자 손뼉을 치며 환영하기도 했다.
당시 NZTA는 다리가 평소 유지 보수를 제대로 안 해 사고가 난 것이 아니며 2주 전 상류에서 이뤄졌던 강둑 보수 작업이 영향을 준 것도 아니라면서, 엄청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이 다리에 압력을 가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와이호강은 남섬에서 가장 역동적인 하천 중 하나로 평소에도 강물이 엄청난 양의 바위와 돌을 운반하는데, 당시 전례 없는 폭우로 이 역시 많이 늘어나면서 강둑과 다리에 충격을 가해 단순히 물 압력으로만 유실된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또한 서던 알프스 산맥이 해안에 가까운 이곳은 경사가 급한 만큼 유속도 국내 다른 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데, 최근 들어 집중호우가 전보다 더욱 자주 발생하면서 수로가 변경돼 특히 다리가 지상과 연결되는 부분이 취약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 다리는 1991년에 기존에 있던 현수교를 대체해 ‘베일리 브리지(Bailey bridges)’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방식은 ‘이동용 조립식 트러스교(portable pre-fabricated truss bridge)’의 한 유형이다.
이런 방식의 다리 건설 공법은 지난 1940년대 영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군사용으로 개발해 영국과 캐나다 및 미국의 공병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는데, 조립에 특별한 도구나 중장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과 함께 자재를 트럭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우며 크레인을 사용하지 않고 수동으로 건설하지만 탱크가 건널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데, 1977년대 나온 전쟁영화인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에서 보면 이 유형의 다리가 많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당시 사건 이후에도 와이호강 다리를 다시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교량 전문가를 포함해 지방 당국과 주민들 간에 많은 논의가 뒤따랐지만, NZTA 측은 와이호강의 특성상 이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NZTA 관계자는 강물 밑 바위에 15m 깊이로 박힌 강철 기둥은 홍수에도 잘 버텼다면서, 문제는 1950년대 후반 이후 10년마다 강바닥이 약 1.7m씩 상승한 것이라며, 다리를 어디에 놓을지 또는 높이와 길이를 얼마로 해야 할지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와이호강에서는 베일리 브리지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 밤낮 없이 진행된 와이호강 다리 복구 작업
100년 만의 폭우 쏟아진 넬슨
3년 반 전 발생한 와이호강 다리 사건을 상세히 설명한 것은, 이런 일이 이후 전국적으로 빈발했으며 최근 시간이 갈수록 더 자주 그리고 더 크게 발생하면서 당시 벌어졌던 제반 상황이 지금까지 일어난 유사한 사건들에서도 되풀이 발생해 마치 하나의 축소된 모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후변화로 세계적으로 극단적 기후 현상이 빈발하면서 가뭄과 홍수, 태풍, 폭염 등이 번갈아 발생하고, 산사태와 산불 등 천재지변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지구촌 식구들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게 요즘 현실이다.
뉴질랜드 역시 예외가 아닌데 그나마 와이호강 다리 국도는 관광객 외에는 거주 인구가 적고 목장 외 다른 산업 시설도 없는 지역을 지나는 데다가 또한 이곳을 통해야만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통행로도 아니었기에 국가나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까지 사태가 더 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요 도시나 산업체가 밀집한 곳이라면 사정이 아주 달라지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 8월 중순 남섬 북부 넬슨을 비롯한 타즈만(Tasman)과 말버러(Marlborough), 불러(Buller) 지역에 24시간에 300mm 이상씩 쏟아진 80~100년 빈도였다는 집중호우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골든 베이(Golden Bay)의 타카카(Takaka)에서는 단 15시간에 한 달 치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는데, 특히 시내를 흐르는 마이타이(Maitai)강이 범람한 넬슨에서는 수 백여 가구가 물에 잠기거나 가옥이 파괴되고 상태가 위험해져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지금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가정이 많다.
이들 지역에서는 350건 이상의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가 2주가 지난 8월 31일에서야 공식적으로 해제되면서 공군 UH-60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복구 작업이 이어지는 중이다.
▲ 넬슨 주택가 수재 현장
100년 만의 폭우로 큰 피해 속에 고립됐던 넬슨
한편 당시 폭우로 지역 중심 도시인 넬슨과 블레넘(Marlborough)을 잇는 국도 6호선과 내륙으로 연결되는 국도 63호선 곳곳에서 산사태나 낙석, 그리고 도로 지반 침하가 발생해 차량 운행이 막혔다.
국도뿐만 아니라 지방도로도 곳곳이 막히면서 생필품 등 물류 흐름이 끊긴 것은 물론 목장에서 짜낸 우유 반출이 중단되고 농장 작업도 지장을 받는 등 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농업 부문의 운영이 큰 지장을 받았다.
또한 지방도로가 막혀 말버러 해안 곳곳에 있는 리조트와 별장들이 육로 접근이 차단돼 일부는 바다를 통해 물자를 운반하는 모습이었다.
블레넘과 넬슨 간 국도 6호선은 비가 그치자마자 100여 명이 동원돼 5일간 철야 작업까지 벌여 낙석 등 1만 2000톤에 달하는 잔해물을 치우고 또 1만 2000톤의 토사를 도로가 쓸려내려 간 곳에 퍼부었으며 300톤의 아스팔트를 새로 포장했다.
도로는 8월 30일 일부 구간이 뚫리고 이튿날부터는 전 구간이 임시 개통되기는 했으나 곳곳에서 편도 운영과 제한속도가 낮춰졌으며, NZTA에서는 운전자들에게 운행 시간 지연을 예상하고 또한 인부 안전에도 유의해주도록 당부했다.
한편 블레넘에서 서해안으로 향하는 국도 63호선에서는 앞서의 와이호강 사례처럼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의 브랜치(Branch)강에 걸린 다리가 일부 유실되는 바람에 복구 공사 규모가 커서 NZTA는 최소 9월 12일까지는 통행 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도로에서는 7월 중순에도 머치슨(Murchison) 구간에서 그야말로 집채만 한 바위들이 여러 곳에서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통행이 차단됐고 또 일부 운전자들은 낙석 구간 중간에 갇혔다가 빠져나오기도 했다.
▲ 국도 63호선에서 집채만 한 바위가 굴러떨어진 모습
치솟는 도로 유지 관리비에 허덕이는 지자체들
이처럼 극단적 기후로 도로 문제가 심각해지자 당장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도로관리에 불똥이 떨어졌는데, 특히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가뜩이나 예산에서 큰 압박을 받는 가운데 도로관리 비용까지 치솟으면서 더욱 상황이 꼬였다.
8월 나온 NZT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중대한(significant) 국도 파손’이 7건 발생해 각각 1500만에서 5000만 달러 복구비가 들어갔는데 이는 그 이전 4년간 2건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더욱이 작년 이후 지금까지 들린 소식으로 볼 때 상황은 그보다 더 악화됐음이 명백하다.
국도가 아닌 지방도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곤혹스러운 입장인데, 특히 거주 인구가 적어 예산도 적은 소규모 지자체들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다.
웨스트코스트 시청 관계자는, 재산세 납부자가 적은 만큼 그런 상황에 대비한 예산이 아예 없다면서 앞으로 재산세를 올리거나 중앙정부 예산을 타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우스 와이라파 시청 관계자도,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게다가 노동력 부족까지 겹친 최악의 상황에서 비상 작업까지 늘어나 제대로 도로관리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넬슨 홍수 당시 200mm 이상 폭우로 같이 물난리를 겪었던 북섬 파노스 디스트릭 역시 도로 보수 비용이 500만 달러, 그리고 8월 초 발생한 홍수로 인한 것까지 합치면 65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수백만 달러로 예상되는 망가무카(Mangamuka) 협곡의 국도 1호선 복구비는 포함하지 않아, 결국 이곳에서만 이번 8월 홍수로 1000만 달러가량의 복구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의 외딴 지역에서는 빈번히 고립 사태가 일어나며 국도를 포함한 도로가 막혀 그 여파로 기업이나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더라도 공사로 수시로 차단되거나 일방 통행해야 하고 또한 도로 표면에 ‘패인 구멍(pothole)’이 제때 보수되지 않으면서 운전사들의 불만도 크다.
타라나키의 한 운전자는 야간에 국도를 달리다 패인 구멍으로 5600달러나 되는 피해를 봤으며 7월에 휴가에서 돌아오던 케임브리지의 한 남성도 같은 사고를 당한 뒤 타이어와 바퀴 림 수리비로 720달러를 NZTA에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구덩이가 너무 컸으며 피하려면 마주 오는 차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곳에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차가 13대나 서 있었다고 전했는데, 하지만 이들이 NZTA에서 보상을 받아내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 개통 직후 재포장 중인 ‘Transmission Gully’ 고속도로
한편 자동차협회(AA) 관계자는 올해 조사 결과 AA 회원 68%가 패인 구멍과 노면 질에 대해 우려했다면서 비율이 2018년의 55%보다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에 40억 5000만 km이었던 국내의 전체 차량 주행거리는 2019년에는 48억 km로 증가했으며 특히 2020년까지 10년간 트럭과 같은 중차량의 운행 거리가 20% 증가했고 이로 인해 도로 파손이 더 심해졌다면서, 정부는 2024년까지 3년간 도로관리 비용 5억 달러를 배정했지만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럭 운전사들 역시 도로가 위험해졌다고 불만스러워하는 가운데 우회 운행 등으로 운행 시간과 경비가 크게 늘어나고 정비 비용까지도 증가한 운수업체 역시 불만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간 뉴질랜드 정부는 도로망에 투자할 돈을 다른 데 썼다면서, 기후변화로 극단적 날씨가 빈번해진 데다가 도로망 건설과 유지에 적대적인 뉴질랜드 지형과 기후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이번 겨울에 도로망 관리에 큰 허점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오클랜드 대학의 한 전문가는, 뉴질랜드는 주요 중심지를 벗어나면 교통량이 다른 나라보다 적은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도로망은 길다며, 하지만 인구가 적어 도로망에 사용할 세금 수입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미리 대비하지 않고 지난 30여 년간 도로망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며 그 결과 지금은 더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적재량이 크게 늘어난 대형 차량이 전보다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로들은 이를 감당하도록 설계되지도 않았으며, 강수량까지 늘면서 도로가 패는 곳이 점점 많아져 보수 작업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NZTA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실정을 타개할 대책을 올해 말 이전에 발표할 예정인데, 하지만 이는 결국 예산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책임 소재를 놓고 중앙과 지방정부 간에 큰 논란만 일으키고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어렵다.
한편 기후변화가 도로망 정비를 완료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줄 리도 없다 보니 결국 이 문제는 앞으로도 악순환 속에 국가 예산을 포함해 중앙과 지방정부는 물론 국가 경제와 개별 사업체, 그리고 개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뉴질랜드 사회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