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상어 안전지대?

뉴질랜드는 상어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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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상어 목격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던 중 국내에서도 이달 초에 결국 상어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웃 호주에서는 작년 한 해 상어 희생자가 8명이나 되면서 해변 곳곳에는 상어 출몰을 경계하는 안내판들이 속속 세워졌다. 

기후변화로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비록 호주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뉴질랜드 인근 바다들 역시 상어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발생한 상어 출몰 소식들과 함께 그동안 발생한 상어 공격 사건들을 정리해보는 한편 변하는 주변 바다의 생태 환경 등을 중심으로 독자들과 함께 뉴질랜드 바다가 과연 상어로부터 안전할지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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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조스’로 널리 알려진 ‘백상아리(great white shark)’

8년 만에 발생한 상어 희생자

지난 1월 7일(목) 오후 늦게 북섬 중부 동해안에서 상어의 공격으로 여겨지는 사고로 인해 10대 여성 한 명이 숨져 한창 휴가 중이던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했다. 

사건은 웨스턴 베이 오브 플렌티 지역의 와이히 비치(Waihi Beach) 중에서 보웬타운(Bowentown)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나중에 카엘라 말로(Kaelah Marlow, 19)로 이름이 밝혀진 피해자는 당시 성인 허리 깊이 정도의 비교적 얕은 바다에서 헤엄을 치던 중 공격을 당했다. 

당시 희생자로부터 5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던 한 여성 목격자는 말로가 마치 급류에 휩쓸린 듯 빠르게 끌려나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녀는 어린 아들 둘과 남편과 함께 수영을 하고 있었으며 사고가 일어나던 때 말로는 자기 일행과는 따로 떨어져 있던 중 참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인명구조대원들이 해변까지 말로를 구해 나왔는데, 오후 5시 10분경 부상자 발생 신고를 접수하고 구급차 2대와 함께 구조 헬리콥터까지 해변에 착륙해 대기했지만 20여분에 걸친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장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최소한 사망자의 한쪽 다리에는 상어에게 물린 자국이 있었으며 일부 목격자들은 ‘백상아리(great white)’ 였다고 전했지만 어떤 종류의 상어였는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또 다른 목격자는 사망 판정이 내려진 후 구조팀원 중 한 명이 바다로 100m가량을 걸어들어가, 마치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상어에게 도전이라도 하듯 몇 분간 바다에 머물렀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망자는 해밀턴 남부 캠브리지(Cambridge)에 살고 있었는데 친지에 따르면 5년 전에 호주 퍼스에서 부모와 여동생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주했으며 그동안 실습생을 거친 뒤 한 농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밤에 시신이 안치된 보웬타운 인명구조대 건물에서는 마오리 단체와 주민들 그리고 휴가객들이 모여 해변에 촛불을 켜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또한 사인을 가리기 위한 부검이 이튿날인 8일(금) 실시됐는데, 검시의로부터 공식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언론들은 상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한편 장례식은 14일(목) 치러졌으며 호주 퍼스에서도 조문객들이 모였는데, 유족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와이히와 보웬타운 커뮤니티, 인명구조대의 지원에 감사를 전하면서, 또한 당시 해변에 조개로 하트를 만들며 추모해준 이들에게도 따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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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와이히 비치 위치

사고가 난 와이히 해변은?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와이히는 마오리 말로 ‘불어나는 물(Rising Water)’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변의 하천들이 해변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데서 유래했다. 

코로만델 반도 남쪽에 붙어있는 와이히 해변은 북쪽이 와이카토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베이 오브 플렌티 해안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했다. 

길이가 9km에 달하는 하얀 모래사장이 이어지고 주변에 많은 숙박업소와 상점, 식당 등이 들어서 있어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또한 해변 북쪽에는 넓이가 145헥타르에 이르고 포후투카와(pohutukawa) 숲이 우거진 ‘오로카와 시닉 리저브(Orokawa Scenic Reserve)’가 있으며 인근 오로카와 베이까지 이어지는 여러 개 단거리 트레킹 코스들이 있어 해변과 함께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사건 직후 개리 웨버(Garry Webber) 웨스턴 베이 오브 플렌티 시장은 매년 이 무렵이면 지역 인구가 4000여명에서 많게는 2만명까지 늘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도심에서는 차로 2시간여 걸리고 해밀턴에서도 북동쪽으로 비슷한 시간을 달리면 만날 수 있으며, 베이 오브 플렌티에서 가장 큰 도시인 타우랑가에서는 50여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상어가 공격했던 장소는 와이히 해변 중에서도 가장 남쪽으로 돌출돼있는 작은 반도에 자리잡은 소규모 정착촌인 보웬타운 앞바다였는데, 이곳은 타우랑가 앞을 막아선 마타카나(Matakana)섬의 북쪽에 있는 해협 인근이다. 

카티카티-와이히 비치 지역구 앤 헨리(Anne Henry) 시의원은 비극적인 일이라고 전했으며, 또한 10년 이상 이 지역에 살았다는 제임스 데니어(James Denyer) 시의원도 주변 바다에서 처음 접한 상어 사망사고라면서 이는 호주에서나 발생하는 일로 여겼다고 말했다. 

한편 역시 지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웨버 시장도 상어 공격으로 인한 사고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아예 없다면서, 현장에 출동했던 대원들의 착잡했을 마음들에 대해 이야기해 이번 사고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안겼음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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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월 노스쇼어에서 죽은 채 발견된 ‘무태상어(Bronze Whaler shark)’

상어 이슈, 아직은 바다 건너 호주 일? 

한편 사고가 난 뒤에도 해당 해변은 폐쇄되지 않았으며 이 지역 마오리 부족 단체에서는 시청에서 와이히 해변 전체에 대해 1월 8일부터 15일(금)까지 일주일 동안 라후이(rahui)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낚시는 물론 어패류 채취를 전면 금지시키는 것인데, 마오리 부족들의 관례이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어업부, 현재는 1차산업부(MPI)에서도 이를 시행할 수 있다. 

마오리 단체 관계자는 바다에서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 라후이가 실시되며, 이번 사고로 해변과 바다에 많은 피가 흘렀기 때문에 한 주에 걸쳐 라후이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주민들이 이를 존중해주도록 요청했다. 

이 지역의 인명구조대 역시 이튿날과 주말에도 정상적으로 해변 순찰을 계속 하는 한편 날씨가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사람들의 바다 출입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후 조치들을 지켜보자면, 비록 사건이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상어 관련 이슈는 국내에서는 실제적 조치까지 이어지지는 못 하고 제한적인 관심만 받는 정도의 이슈로 보인다. 

한편 ‘상어 공격 데이터(Shark Attack Data)’ 웹사이트 기록에 의하면, 와이히 비치를 포함한 베이 오브 플렌티에서 상어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금부터 146년 전인 1875년이 마지막이었다. 

상어 전문가인 라일리 엘리엇(Riley Elliott)은, 조사없이 여성을 공격했던 상어가 어떤 종류인지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지난 여름에 이 수역에서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백상아리의 증거(evidence of juvenile and immature Great Whites)’는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약 1년 전 와이히 앞바다에 떠있던 보트에서 3.5m 길이 백상아리가 목격된 바 있으며 이보다 앞선 2019년에는 2m짜리 죽은 상어가 인근 해변에서 발견되기도 했었다. 

또한 7년 전인 2014년 1월에도 와이히 해안선 가까운 곳에서 인명구조대원들과 수영객들이 작은 상어 한 마리를 발견한 뒤 잠시 해변을 폐쇄한 적도 있다. 

그러나 엘리엇은 이곳 바다에는 백상아리보다는 ‘무태상어(Bronze Whaler shark)’가 더 흔하지만 오랫동안 인간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면서, 상어의 공격은 물론 사망까지 하는 사고는 결코 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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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핑 보드에 남겨진 상어 이빨자국 (파우아누이 해변, 2020년 2월)

상어 공격은 남북섬 전 수역에서 발생 

이번 사건 이전 국내에서 가장 가까운 시기에 상어 희생자가 발생했던 것은 지난 2013년 2월 27일 오클랜드 서해안의 무리와이(Muriwai) 해변에서였다. 

희생자는 영화제작자로 잘 알려진 아담 헌터 스트레인지(Adam Hunter Strange, 사망 당시 47세)였는데 그는 레이스를 위해 연습하던 중 여러 마리 상어로부터 공격받았다. 

해안에서 사고를 목격했던 한 낚시꾼은, 사고가 날 무렵 많은 새들이 그를 뒤따르고 있었으며 2분 쯤 뒤에 물장구를 치는 소리와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고함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바다에 많은 피가 흐르고 여러 마리의 상어가 퍼덕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며 곧바로 전화로 응급구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엿다. 

한편 인근에서 서핑 중이던 스트레인지의 친구 한 명도 이를 목격했는데, 친구와 인명구조대원은 그에게 접근했을 때 3~4m 길이 상어가 그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배와 노를 사용해 상어가 그를 풀어놓도록 하면서 경찰관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계속 그를 물고 있던 상어에게 10발 이상의 총격을 가한 뒤에서야 이미 사망한 그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무리와이 비치 인근에서는 그 당시까지 30여년 동안 상어 공격이 없었는데, 당시 사고 이후에도 상어를 막기 위한 그물 설치 등이 논의됐지만 길이가 46km에 이르는 바다를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실현성도 없어 논의가 흐지부지된 바 있다. 

담당 검시의도 나중에 보고서를 통해, 스트레인지가 여러 차례에 걸친 상어 공격을 받고 대량 출혈로 사망했다면서, 사고 사례도 너무 드문데다가 또한 이런 일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도 없다고 발표했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 2014년까지 뉴질랜드 바다에서 상어 공격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모두 12건이 보고된 바 있다. 

그중에는 1966 년에 오클랜드 마누카우(Manukau) 하버에서 난 사고를 포함해 1976년 테 카하(Te Kaha), 그리고 1966년에 오아쿠라(Oakura)와 1964년과 1967년의 더니든의 세인트 클레어(St Clair) 사건, 그리고 1967년의 남섬의 모에라키(Moeraki)와 1968년의 아라모아나(Aramoana) 사건 등이 포함된다. 

또한 비록 오래 전 기록이기는 하지만 1907년 모에라키에서, 그리고 1896년 네이피어(Napier)와 1852년 웰링턴, 그리고 1896년 남섬 서해안 쿠마라(Kumara)에서도 상어로 인한 희생자가 나온 바 있다. 

이 중 더니든의 세인트 클레어 해변에서 발생한 1964년 사건에서는 당시 19살의 인명구조대원이었던 레슬리 조단(Leslie Jordan)이 수영 훈련 중 희생됐으며, 1966년의 북섬 서해안의 오아쿠라에서 벌어진 사건에서는 보디 서핑을 하던 뉴플리머스(New Plymouth) 출신의 래 마리온 키틀리(Rae Marion Keightley, 15)가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이런 사망 사고 외에도 상어때문에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부상을 당했던 경우도 많으며 운 좋게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고 빠져나온 사건들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작년 2월에도 북섬 코로만델의 파우아누이(Pauanui)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던 60세의 한 남성이 백상아리로 믿어지는 3m 길이 상어에게 팔을 물리는 등 공격을 당하다가 상어의 눈을 주먹으로 몇 차례 가격한 후 탈출해 국내외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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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4: 지난 2014년까지 상어 공격이 발생했던 장소들이 표기된 지도

전국에서 이어지는 상어 목격담 

와이히 사건을 전후해 전국에서는 상어 목격담이 줄을 이었는데, 작년 12월 31일(목) 노스랜드 서해안 아히파라(Ahipara) 인근 외딴 해변의 바위 웅덩이(rockpool)에서는 3마리의 상어가 갇혀 있는 게 발견됐다. 

당시 성인 2명이 아이들을 데리고 물놀이하러 해변으로 향했다가 아이들이 먼저 상어를 발견하고 이를 믿지 않던 어른들에게 알렸는데, 상어를 촬영해 언론에 제보한 주민은 상어를 직접 보고서도 믿기지가 않았었다고 전했다. 

당시 상어는 길이가 1.2m 정도였는데 사진을 본 자연보존부(DOC)의 전문가는 성체이거나 성체에 가까운 상어들로 보인다면서, 사람들에게는 무해하지만 작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으며 이처럼 바위 웅덩이에서 상어가 발견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목격했던 가족은 나이가 좀 된 아이들은 웅덩이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4살짜리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다음부터는 웅덩이에 상어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겠다고 말했다. 

와이히 사건이 벌어지던 날 비슷한 시각에 크라이스트처치 뉴브라이턴(New Brighton) 해변에서도 피어 위에 있던 사람과 인명구조대원이 작은 상어를 발견해 사람들로 하여금 해변으로 나오도록 조치했다. 

또한 다음날인 8일(금)에는 아벨 타스만(Abel Tasman)국립공원의 한 해변에서 휴일을 즐기던 이들이 2m 크기의 무태상어로 보이는 상어가 해변에 접근하자 놀라서 물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어 코로만델의 파우아누이 해변에서도 1월 9일(토) 3마리로 추정되는 상어들이 발견된 후 인명구조대가 오후 1시부터 3시간가량 500여명의 물놀이객들을 바다로부터 나오게 했으며 이후에도 상어로 인해 통제가 반복됐다. 

상어들은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남쪽으로 74km 떨어진 와이히 해변 사고 후 이틀 만에 가까운 지역에서 상어가 발견되자 주민과 휴가객들이 크게 긴장했다. 

한편 사고가 난 와이히 앞바다에서도 최근 상어들이 여러 차례 목격됐는데 작년 12월 29일에 얕은 곳에서 큰 상어를 목격했다는 말이 나중에 전해졌으며 보웬타운 인근에서도 사고가 나던 같은 주에 대형 상어를 봤었다는 목격담이 사고 이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15일(금)에는 오클랜드 해안에서도 상어가 출몰해 시청이 ‘SafeSwim 웹사이트’를 통해 브라운스(Browns)와 와이아케(Waiake) 베이, 롱베이 비치(Long Bay Beach) 등 3군데 해변에서 수영하지 말라는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도 오클랜드에서는 북쪽의 와이웨라(Waiwera)와 웬더홈(Wenderholm) 비치에 대해 역시 상어 출현을 이유로 웹사이트에 같은 경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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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NSW정부가 해변에 세운 상어 그물(shark net) 안내판 

한 세기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 나온 호주 

와이히 사건으로 뉴질랜드인들이 크게 놀랐지만 이웃 호주는 이미 작년 한 해에 무려 8명이나 상어에 희생되면서 바다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상어는 큰 골치덩어리로 등장했다. 

이는 호주에서 재작년 한 명 등 그동안 매년 한 두명 정도가 상어에 희생됐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으며 1929년의 11명 이후 거의 한 세기 만에 가장 많이 나온 희생자 숫자라 호주 국민들을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상어 희생자가 늘어난 이유로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상어들이 이전에는 온도가 낮았던 수역에까지 진출한 데다가 날씨가 더워지자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많아진 점을 우선 꼽았다. 

거기에 작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도중에 일부 주에서는 봉쇄령 속에서도 주민들의 해변 출입을 허용해 더 많은 이들이 바닷가로 몰려 서핑 등을 즐긴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라니냐(La Nina) 현상으로 상어들이 사냥터를 해변 가까운 곳으로 이동시킨 것도 한 이유로 보여지며, 여기에 인간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과거보다 개체 수가 늘어난 혹등고래(humpback whales)를 상어가 따라다니는 경향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혹등고래는 매년 남극과 북쪽 바다를 오가는데 이때 도중에 죽는 고래의 사체를 노리고 상어들도 함께 이동한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의견도 있다. 

호주는 인파가 몰리는 해변에는 상어 방지용 그물이 설치된 경우가 많지만 이를 놓고도 찬반 의견이 나뉘는데, 이는 그물때문에 거북과 가오리, 듀공 등 상어 아닌 다른 동물들도 그물에 걸려 죽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과학자들은 상어가 서퍼들을 먹이감인 물개로 착각하지 않도록 서핑보드 바닥에 LED조명을 부착하는 등 상어를 피할 갖가지 방안들을 업체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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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그대로 7개 아가미(gill)가 특징인 ‘칠성상어(broadnose sevengill)’

상어는 인간에게 별 흥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뉴질랜드 연안에서 이전보다 상어가 더 많이 출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역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뉴질랜드 바다에서는 이전부터 상어가 많이 서식했으며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가 적었을 뿐이라고 지적하는데, 실제로 앞서 언급한 사망 사례들이 발생한 장소들을 따져보면 남북섬의 동서해안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사진 4 참조). 

상어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다는 백상아리 역시 수온이 10C~30C바다에서 서식해 상어 번식지로 유명한 오클랜드 북쪽 서해안 카이파라만(Kaipara Harbour)은 물론 남섬 오타고 앞바다와 최남단의 포보 해협(Foveaux Strait), 피오르드랜드 수역에서도 발견된다. 

한편 백상아리는 일반인들 인식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4월부터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철저히 보호되는 해양 생물로 낚시는 물론 몸체 일부라도 거래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자연보존부나 과학자들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백상아리를 포함한 상어 대부분은 인간에게 별 흥미가 없고 오히려 피한다면서, 국내 연안에서 상어에게 공격을 받거나 부상 또는 사망까지 당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상어는 주변 바다 어디에서나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종종 해안선 가까운 곳까지 다가온다면서, 다만 암초가 깊어지는 곳이나 깊은 곳과 얕은 곳이 만나는 지점 등은 상어가 좋아하는 곳인 만큼 그런 곳들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살(spear) 낚시꾼들이 잡은 고기를 몸에 달고 있으면 상어를 불러들일 수 있고 잡은 고기 내장을 바다에 던지는 것도 상어를 불러들일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1.8m 넘는 상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야 하며 만약 상어를 만났다면 가능한 조용하고 빠르게 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최선이며 상어는 밤에 사냥하고 더 활동적이므로 야간 수영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상어 중에서 북섬 수역에는 무태상어가, 그리고 남섬 수역에서는 원시상어류인 ‘칠성상어(broadnose sevengill)’가 자주 목격되는 종류들인데, 이들을 포함한 상어들은 종종 봄과 여름에는 번식과 먹이를 위해 해안에 가까이 접근하곤 한다. 

이들 외에도 대형 상어 중에서 흰배환도상어(common thresher)와 돌묵상어(basking shark), 청상아리(mako)와 백상아리, 청상어(blue shark)와 귀상어(smooth hammerhead) 등이 국내 연안에 서식하며, 열대와 아열대 바다를 오가는 뱀상어(tiger sharks)와 더스키 상어(dusky sharks)는 북섬 북부에서 희귀하게 목격된다. 

이들 상어들은 뉴질랜드 연안을 따라 찬바다와 더운 바다를 오갈 때 보통은 해안에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지만 흥미를 느끼는 냄새가 난다든지 하면 접근해오기도 한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설명과 지금까지 벌어졌던 갖가지 산건들을 종합해보면, 섬나라인 뉴질랜드 역시 상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살아온 곳이니 만큼 주변 바다가 상어로부터 안전하지는 않은 것이 확실하다. 

결국 앞으로는 이전보다는 상어를 보거나 이와 관련된 사건들이 더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는 각자가 조심하면서 상어와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익혀야 할 때가 된 셈이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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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결혼도 이혼도 막았다”

댓글 0 | 조회 5,936 | 2021.08.10
작년 초부터 지구촌을 휩쓸기 시작한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고 지금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뉴질랜드는 다행히 초… 더보기

친환경 자동차 도입 본격 시작된 NZ

댓글 0 | 조회 5,673 | 2021.07.28
지난 7월 16일(금) 한낮에 수많은 농민들이 트랙터와 사륜구동차인 ute들을 몰고 오클랜드나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의 55곳에 모여 ‘… 더보기

코로나보다 더욱 심각한 인력난

댓글 0 | 조회 7,883 | 2021.07.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통제로 이민자 유입이 끊기고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국내 인력난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일… 더보기

지난 한해, 당신은 행복했습니까?

댓글 0 | 조회 2,629 | 2021.07.14
작년 초부터 ‘코로나19’로 시작된 지구촌 식구들의 고난이 지금도 여전한 가운데 지난 1년간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최근 나왔다.지난달… 더보기

렌트 일생

댓글 0 | 조회 7,977 | 2021.07.13
주택 가격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렌트로 살고 있다. 지난 2018년 센서스에 따르면 약 140만 명의 뉴질랜드인들은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 더보기

험난한 자주 외교의 길

댓글 0 | 조회 3,737 | 2021.06.23
뉴질랜드가 호주의 일방적인 뉴질랜드 국적 범죄자 추방 문제로 호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을 둘러싸고 호주와 긴장감을 만들고 있다.최근 호주의 시… 더보기

등수 매겨진 성적표 받아든 대학들

댓글 0 | 조회 5,253 | 2021.06.22
한해 성적표, 그것도 등수까지 촘촘하게 매겨진 성적표를 받아든 뉴질랜드 대학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6월 초 ‘쿼커렐리 시먼즈(Quacquarelli Sym… 더보기

반발 부른 이민 ‘리셋’

댓글 0 | 조회 10,264 | 2021.06.10
노동당 정부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민 정책에 대한 ‘리셋(재설정)’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경을 다시 전면 개방하면 이전의 이민 … 더보기

로켓 강국으로 떠오른 NZ

댓글 0 | 조회 5,031 | 2021.06.09
지난 6월초에 뉴질랜드 정부는 크라이스트처치의 2개 마오리 부족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1600만달러를 들여 캔터베리 바닷가의 한 땅을 구입했다.이유는 이곳에 로… 더보기

변신 중인 ‘양들의 나라’ NZ

댓글 0 | 조회 5,515 | 2021.05.26
지구촌 식구들에게는 ‘뉴질랜드!’하면 푸른 초원에 양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양들의 나라’로 각인된 지 이미 오래다.그런 뉴질랜드의 이미지가 최근 들어 조금씩 변하… 더보기

코로나로 더욱 벌어진 빈부격차

댓글 0 | 조회 6,721 | 2021.05.25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코로나19는… 더보기

집값 폭등의 시대는 끝났는가?

댓글 0 | 조회 10,803 | 2021.05.12
정부가 뛰는 집값을 잡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 여가 지났다. 예상보다 강도 높은 이번 정부 대책으로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더보기

겨울, 따뜻하게 지내려면....

댓글 0 | 조회 4,668 | 2021.05.11
계절이 점차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아늑하고 포근한 집 안이 무엇보다도 그리운 시절이 다시 돌아왔다.콧등이 빨갛도록 매서운 추위라기보다는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 더보기

다시 한번 ‘중간계’로 변신하는 NZ

댓글 0 | 조회 5,346 | 2021.04.29
4월 중순에 나온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TV시리즈를 제작 중인‘아마존(Amazon)’에 1억달러 … 더보기

비용 증가로 ‘물가 상승’ 압력

댓글 0 | 조회 4,256 | 2021.04.28
사업체들이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운송비 상승 등으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 더보기

NZ-호주 “무검역 여행 본격 시작”

댓글 0 | 조회 3,106 | 2021.04.14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의 ‘무검역 여행(quarantine-free travel)’이 오는 4월 19일(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그동안 이를 고대하던 호텔 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