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성적표, 그것도 등수까지 촘촘하게 매겨진 성적표를 받아든 뉴질랜드 대학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6월 초 ‘쿼커렐리 시먼즈(Quacquarelli Symonds, QS)’에서 공개한 ‘QS 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sity Rankings 2022, * QS 발표기준 2022년)’ 에서는 여러 대학들이 부진했던 가운데 특히 대학의 중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학문적 성취’에서 뉴질랜드의 8개 대학들 중 7곳의 순위가 하락했다.
이번 호에서는 미국 MIT가 종합점수 100점(만점)으로 다시 1위에 오른 금년도 ‘QS 평가표’를 중심으로 뉴질랜드 대학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한편 QS를 비롯해 대학을 평가하는 기관들과 이들이 순위를 매기는 방법도 알아보면서, 더불어 세계 상위권 대학들을 포함해 호주 및 한국 대학들의 평가 결과도 함께 정리해 소개한다.
▲ QS 평가에서 세계 1위를 지킨 MIT
세계의 대학평가기관들은?
국내 대학들의 실상을 언급하기 전에 우선 세계 각지에 산재한 수많은 대학들을 평가하는 국제적인 기관들은 어떤 곳들이 있으며, 또한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대학들을 평가하는지부터 소개한다.
현재 활동 중인 대학 평가기관들은 여러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각 대학들이 좋은 순위를 얻고자 크게 신경을 쓰는 평가기관은, 이번에 순위를 발표한 ‘쿼커렐리 시몬즈’와 함께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Times Higher Education, THE)’ 등 2개 기관이 있다.
이들 2개 기관들은 모두 영국이 근거지인데, 먼저 QS에서 나오는 ‘QS 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sity Rankings)’는 특히 한국이나 뉴질랜드는 물론 전 세계의 고등학문 분야나 유학을 비롯한 민간업계, 또는 언론들에서 각 대학들의 수준을 논할 때 가장 광범위하게 인용되는 지표이기도 하다.
원래 ‘QS 세계대학순위’는 ‘쿼커렐리 시몬즈’가 지난 2004년부터 또 다른 평가기관인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THE)’과 합동으로 매년 평가 결과를 발표해왔는데, 2010년부터는 THE와의 협조를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집계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가 18번째 판이다.
이에 따라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역시 독자적으로 순위를 매기는‘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세계대학순위(Times Higher Education World University Rankings)’를 따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우선 QS평가는 ‘학문적 평판도(Academic Reputation, 이하 배점 40%)’와 ‘졸업생(고용주) 평판도(Employer Reputation, 10%)’, 그리고 ‘교수 1인당 학생 숫자 비율(Faculty/Student Ratio, 20%)’에 더해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Citations per faculty, 20%)’과 ‘외국인 유학생 비율(International Student Ratio, 5%)’, 그리고 ‘외국인 교수 비율(International Faculty Ratio, 5%) 등 모두 6개 분야를 종합해 평가한다.
QS평가는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되는 학문적 평판도와 졸업생 평판도가 전체 지표의 50%나 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다른 평가들과는 구별되는 점인데, 그러나 설문조사와 같은 주관적 지표와 평판으로 평가가 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논문 피인용은 각 대학들의 연구 역량의 양과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데, 해당 대학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다른 연구자들이 더 많이 인용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지만 한때 QS에서는 데이터 수집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한 적도 있었다.
또한 영어권 대학에 유리한 경향도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문 피인용 평가 항목은 학문이나 졸업생 평판도처럼 설문조사 응답자의 주관적 의견이 영향을 주는 평가 항목들과는 달리 각 대학의 연구실적과 다른 연구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공계 대학들이 강세인 ‘THE’ 평가
한편 일명 ‘THE 세계대학순위’로 불리는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세계대학순위’ 역시 QS와 더불어 현재 세계의 2대 대학평가 순위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2개 기관들이 매년 시기를 달리해 발표하는 순위를 보면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에서도 약간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THE 세계대학순위’에서는 학교 규모가 크고 이공 분야가 강세인 학교들이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THE 세계대학순위’의 평가 항목이 QS와 조금 다르기 때문인데, THE에서는 우선‘교육 여건(Teaching-the learning environment, 30%)’과 ‘연구 실적(Research-volume, income & reputation, 30%)’, 그리고 ‘논문 피인용도(Citation-research influence, 32.5%)’ 등 3개 항목이 전체 점수의 90% 이상이다.
이들 3개 항목은 모두 10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뉘어져 평가되며, 여기에 THE는 국내 학생과 교수와 외국 학생 및 교수 비율을 보는 ‘국제적 다양성(International diversity, 5.0%)’, 그리고 ‘산학 협력과 혁신(Industry income-innovation, 2.5%)’ 항목을 더해 모두 5개의 큰 지표들로 대학을 평가한다.
THE 평가에서는 QS에 비해 논문 인용 배점이 한결 높은데, 이는 주관적인 평가가 이니어서 신뢰도가 더 높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여기에서도 영어권 대학들이 유리한 점은 여전하며, 또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분야가 이공계에 비해 불리하다는 측면도 제기된다.
또한 순위 발표 방식도 QS와 THE가 약간씩 다른데, QS는 1~500 위까지는 개별 대학별로 순위를 밝히고 501~600위는 10개 학교 그룹 단위로, 그리고 601~800위는 50개씩, 이후 801위부터 1000위까지는 200개 학교를 한 그룹씩으로 묶어 발표한다.
반면 THE는 1~200위까지는 각 학교별 순위를 발표하지만 201~400위는 50개 학교씩, 그리고 401~600위는 100개씩, 이후 601~800위는 200개 학교를 함께 그룹으로 묶어 발표한다.
한편 이들 QS와 THE 등 2개 평가기관들 외에도 ‘CWUR 세계대학평가’와 ‘세계대학학술순위(ARWU)’ 그리고 ‘CWTS 라이덴 랭킹’ 등의 또 다른 대학평가 순위도 있다.
‘CWUR 세계대학평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세계대학랭킹센터(Center for World University Rankings, CWUR)’에서 발표하는데 ‘교육의 질(25%)’과‘동문 고용 수준(25%)’ 그리고 ‘교수진 역량(10%)’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간행물 영향력, 논문 발표와 논문 피인용도 등 4개 분야를 각 10%씩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동문 고용 수준’은 국제적인 대기업들의 CEO직위를 가진 동문들의 숫자를 평가하는 특이한 방법으로 실시돼 눈길을 끈다.
‘세계대학학술 순위(ARWU, 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는 중국 상해교통대에서 발표해 일명 ‘상하이 랭킹(Shanghai Ranking)’으로 알려져 있는데, 졸업생과 교수의 노벨상/필즈상 수상실적을 30%(졸업생 10%/교수 20%)나 반영하는 게 특징이며 이로 인해 수상에 너무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학문 분야별 논문 피인용 빈도가 높은 연구자(20%)와 네이처/사이언스급 학술지의 논문 게재(20%), 과학인용색인(SCIE)/사회과학인용색인(SSCI) 수록 논문(20%) 그리고 1인당 학술평가(10%)를 지표로 해 순위를 매긴다.
또한 ‘CWTS 라이덴 랭킹’은 네덜란드 라이덴(Leiden)대학에서 발표하는 순위인데, 톰슨 로이터의 DB를 활용해 4년간 논문을 분석, 분야별로 상위 1%, 10%, 50% 논문의 비율을 활용하므로 다른 평가들에 비해 학술 분야에 치중하는 평가가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 QS순위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링컨대학
전반적으로 하락한 NZ대학들 순위
금년 6월 9일에 발표된 2021년 QS 랭킹 평가 조사에는 전 세계에서 6415개의 대학들이 참여했고 그중에서 1300개 대학들의 순위가 매겨져 이번에 공개됐다.
뉴질랜드 내의 8개 종합대학들이 모두 평가를 받았으며 그 결과 그중 3개 대학은 종합순위가 작년보다 올라갔지만 나머지 5개 대학은 순위가 떨어졌다.
국내 대학들 중 순위가 가장 많이 올라간 대학은 387위에서 372위로 한꺼번에 15계단이나 뛰어오른 캔터베리 지역의 ‘링컨대학(Lincoln University)’이었다.
이와 함께 270위에서 258위로 12계단 오른 ‘캔터베리대학(University of Canterbury)’, 그리고 ‘와이카토대학(University of Waikato)’이 375위에서 373위로 2계단 올라섰다.
반면에 국내 간판대학인 ‘오클랜드대학(The University of Auckland)’은 순위가 작년 81위에서 금년에는 85위로 4계단이 하락했는데, 그러나 국내 대학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100위권을 지켰다.
또 한‘오타고대학(University of Otago)’은 194위로 10계단이나 하락했고 ‘빅토리아대학Victoria University)’ 역시 223위에서 13계단 하락하면서 236위에 머물렀다.
‘매시대학교(Massey University)’가 284위로 8계단 내려섰으며 ‘오클랜드공과대학(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이 작년보다 14계단이나 낮아진 451위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 대학들이 금년 평가에서 이처럼 부진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특히 8개 대학들 중에서 캔터베리대학 한 곳만을 제외하고 7개 대학들이 모두 배점이 40%로 가장 큰 ‘학문적 평판도(Academic Reputation)’에서 순위가 내려간 점이다.
올해 평가에서 이 항목은 전 세계 13만명에 달하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인데, 캔터베리대학은 해당 항목에서 전년보다 18계단이나 순위가 올라갔지만 반면 오클랜드대학은 전년보다 2계단 내려갔다.
이와 함께 뉴질랜드 대학들은 배점 20%인 ‘교수 1인당 학생 비율(Faculty/Student Ratio)’에서도 모두 5개 대학들의 순위가 하락한 점도 전체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해당 항목에서 이전부터 극히 취약했던 오클랜드대학 역시 작년 566위에서 금년에는 599위로 33계단이나 더 떨어졌는데, 또한 국내 대학들 중 6개나 되는 대학들이 이 항목에서 500위권 밖에 나란히 위치해 전체 순위를 하락시키는 큰 감점 요소가 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국내 대학들의 순위를 높이려면 국가 전체적으로 교수진을 늘리는 등 교육 역량을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함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QS의 한 관계자는 뉴질랜드만이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라면서, QS 순위에 오른 대부분의 고등교육기관들이 유학생 유치와 점증하는 학생들의 교육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결국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는 전 세계 대학들의 무한한 경쟁 속에서 뉴질랜드 대학들이 가진 문제점을 외부 도움이 없이 스스로 해결하면서 평가에서도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결코 쉽지 않은 도전 과제이며, 정부의 인적 재정적, 그리고 제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희망적인 부분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배점 10%인 ‘졸업생 평판도(Employer Reputation)’에서 오클랜드대학이 139위에 오르는 등 국내 8개 대학들 중 6개 대학들이 이 부문 순위를 개선시켰다는 점이다.
▲ ‘2022년 QS대학순위’ Top20의 항목별
올해도 미국과 영국이 상위권 독점
올해도 역시 세계 1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메사추세츠공대(MIT)’가 차지했는데, MIT는 10년 연속 QS 순위에서 1위에 오르면서 최고 대학 타이틀을 또다시 유지했다.
한편 작년에는 5위였던 영국 ‘옥스퍼드’가 순위를 3계단이나 한꺼번에 올리면서 2위를 기록했으며, 반면 작년 2위였던 ‘스탠퍼드대학’은 3위로 밀려났고 7위였던 ‘케임브리지’가 4계단 오르면서 스탠퍼드와 동일한 점수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작년에 3위였던 ‘하버드’는 2계단 하락해 5위로 내려섰고 이어 역시 2계단 내려간 ‘캘리포니아공대(칼텍)’가 6위에 위치했고,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7위를 기록한 가운데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대’가 2계단 하락하기는 했지만 8위로 영국과 미국 이외 지역 대학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공동 8위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이었으며 ‘시카고대학’이 10위에 오르고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학’과 ‘난양공대’가 각각 11위와 12위에 오르면서 아시아권에서는 1,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의 ‘칭화대’는 2계단 내려간 17위, 그리고 ‘베이징대’는 5계단이나 올라간 18위에 자리했고 ‘홍콩대학’과 일본 ‘도쿄대학’은 나란히 22위에 자리했으며 캐나다를 대표하는 ‘토론토대학’과 ‘맥길대학’도 공동으로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MIT부터 20위인 미국 ‘프린스턴대’에 이르기까지 20개 상위권 대학들 중에는 미국이 9개, 그리고 영국이 5개 대학을 포진시켜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이들 두 나라가 압도적인 강국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또한 이웃나라 호주에서는 모두 36개 대학들이 순위에 들어간 가운데 호주의 상위권 대학들을 지칭하는 이른바 ‘G8(Group of Eight)’ 대학들 중에서 ‘애들레이드대학’을 제외한 7개 대학들이 모두 100위권 안에 들었다.
이들 상위권 10개 대학들 중 5개 대학들이 순위를 개선시켰고 한 곳이 순위 유지를, 그리고 4개 대학들이 소폭 하락해 전반적으로는 뉴질랜드 대학들보다 나은 성적을 보였다.
그중 호주 1위인 ‘호주국립대학(ANU)’은 2계단 순위가 오른 27위를 기록했으며, 또한 금년에는 ‘멜번대학’이 4단계를 끌어올려 37위에 오르면서 작년 40위에서 38위로 2단계 오른 ‘시드니대학’을 제치고 호주 내 2등으로 이름을 올렸다.
‘뉴사우스웨일즈대학’ 역시 한 단계 올라간 43위를 기록했으며 하나 내려간 ‘퀸즐랜드대학’이 47위로 50위권 이내에 자리잡은 가운데 ‘모나시대학’과 ‘서호주(UWA)대학’이 58위와 93위로 역시 100위권 안에 위치했으며 ‘애들레이드대학’은 108위에 올랐다.
한편 작년에 순위를 16계단이나 대폭 끌어올리면서 세계 196위이자 호주 내 10등이 됐던 ‘울롱공(Wollongong)대학’은 금년에도 3계단 더 순위를 올리면서 작년에 이어 호주 내 10위권 대학으로서의 위치를 더 굳건히 한 모습이다.
지난 1975년에 지역 주민들의 기부로 설립돼 비교적 역사가 짧은 이 대학이 이처럼 최근 들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는 작년에도 배점이 20%나 되는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Citations per faculty)’에서 자체 종합순위보다 한참 더 높은 75위에 올랐던 점이 그 배경에 있었다.
또한 ‘모나시대학’은 비록 금년에는 순위가 3계단 하락, 재작년과 같은 58위로 되돌아가기는 했지만 작년에 특히 ‘국제 유학생 비율(International Student Ratio)’에서 만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모나시가 빅토리아주의 5개 캠퍼스 외에 말레이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따로 캠퍼스를 운영하는 등 국제적인 대학 운영이 뒷받침된 결과였는데, 이러한 상황은 다른 대학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2022년 QS대학순위’ 한국 대학들의 항목별 평점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한국대학들
한편 한국에서는 이번 QS평가에 전국의 4년제 대학 195개교 중에서 39개 대학들이 발표된 순위에 포함됐는데 이는 전년보다 9개가 늘어났다.
이 중 서울대(36위)•카이스트(41위)•고려대(74위)•연세대(79위)•포스텍(81위)•성균관대(97위) 등 6개 대학이 100위권에 들었으며 작년에도 같은 학교들 6곳만이 100위 안에 든 바 있다.
이 가운데 서울대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라섰고, 연세대는 85위에서 79위로 6계단이나 뛰면서 QS 랭킹에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반면 2계단 하락한 카이스트를 포함해 5계단 하락한 고려대와 각각 4계단과 9계단씩 하락한 성균관대학 등 4개 대학은 지난해보다 2~9계단씩 내려앉았다.
또한 100위 밖의 33개 대학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개 대학들은 순위가 지난해보다 떨어져 100위권 안의 대학들을 포함할 경우, 전년보다 순위가 떨어진 대학들이 22개 대학으로 금년에 순위에 새로 진입한 학교들을 제외하면 전체 중 절반 이상이 떨어졌다.
한국 대학들의 평균 점수를 6개 세부 평가 항목별로 보면 ‘교수 1인당 학생수’만 국제 평균보다 높았을 뿐 나머지 5개 항목은 모두 평균 이하였는데, 특히 가장 배점이 높은 ‘학문적 평판도’가 평균 40.31점으로 44.12점인 국제 평균보다 많이 낮았다.
또한 대학의 연구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인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도 평균 35.58점으로 전체 평균37.99점보다 낮았는데, 금년 평가에서 이 항목 점수가 오른 한국의 대학은 단 3개에 불과했고 39개 대학들 중 26개 대학들이 이 분야에서 순위가 600위권 밖으로 크게 뒤처졌다.
이와 더불어 대학들이 지속적으로 낮은 국제화 점수를 보이는 것도 문제인데, 종합점수 국내1위인 서울대조차도 외국인교수 비율이 4점, 외국인 학생비율이 8.9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 뉴스를 보도했던 한국의 언론 보도들을 종합해보면, 이런 상황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이는 졸업생 평판도 등에 집중해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며 결국은 각 대학의 연구 역량이 해당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은 QS 랭킹이 발표되기 시작한 후 18년째인 올해까지 단 한번도 30위 내 대학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배경에는 13년째 동결된 등록금으로 재정난이 심화되면서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진 점도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이에 대해 실제로 QS의 담당자도, 금년에 한국 대학들의 순위가 내려간 주요 원인을 연구 성과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학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국제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으며 이는 머지않아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한번 뒤떨어진 경쟁력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문의 전당’ 등수 매기기는 필요악?
한편 대학들을 평가해 등수까지 매기는 행위는 평가 방식들에 대한 논란과 함께 대학을 서열화하고 학벌사회를 조장하며, 더 나아가 학교 내부에서도 장기적 발전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단기간의 실적 올리기와 마치 시험에 대비하듯이 평가 항목에만 중점을 두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터져나오곤 한다.
한국에서는 특히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학교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각 언론기관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들 평가기관들과 제휴해 대학과 학과의 평가 결과들을 다방면으로 공개하고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지구촌이 한 생활권으로 묶이고 순식간에 다량의 정보가 전달되는 한편 국가와 기업체는 물론 각급 교육기관들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지금, 다양한 요소와 정확한 도구를 동원해 평가를 받는 일에서 대학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실제로 최상위권 대학들을 대거 보유한 국가들이 이른바 선진국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 역학 관계에서도 힘을 과시하는 현실을 보자면, 대학원을 포함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들의 위상은 곧 그 나라의 위상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학이 국가 주요산업 중 하나인 뉴질랜드로서는 국제적인 평가를 무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지렛대로 적절히 활용, 대학이라는 상품의 경쟁력은 물론 실제적인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입장임은 자명하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금년뿐만 아니라 거의 매해 부진하거나 또는 정체된 평가와 순위를 받아온 각 대학들 스스로는 물론 정부에게도 이는 해묵은 숙제거리인 셈이다.
이미 일류 대학들이 국가 경쟁력 상징이자 척도처럼 변해버린 현실에서 무한한 국제 경쟁에 돌입한 뉴질랜드 대학들이 현명한 청사진을 수립하는 한편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으로 대학평가에서 순위 상승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대학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