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우파 존 키 정부의 과제

중도 우파 존 키 정부의 과제

0 개 3,314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중도 우파 국민당이 122석 가운데 59석을 얻어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5석의 액트당, 1석의 미래연합당, 그리고 5석의 마오리당과 연대해 새 정부를 구성했다. 9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국민당이 변화를 택한 민심에 어떻게 화답할지 국민의 기대는 사뭇 크다.

9년 만에 정권교체

총 23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양당의 정당 득표율은 국민당 45.45% 대 노동당 33.77%로 여론조사 때와 비슷해 이변은 없었다.

집권 노동당은 43석을 얻는데 그쳐 연대가 가능한 녹색당(8석), 진보당(1석)과 합쳐도 52석에 불과해 9년 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의 존 키(John Key, 47세) 대표는 뉴질랜드의 새 총리로 3년 동안 정부를 이끌게 됐다.

국내 경기 불황과 세계 경제 위기, 노동당의 장기 집권에 따른 유권자들의 피로라는 삼재(三災) 앞에서 4기 연속 집권을 노리던 정치 베테랑 헬렌 클락(Helen Clark, 58세)도 어쩔 수 없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도산했고 실업률은 5년 만에 최고인 4.2%에 달했으며 GDP는 8.4% 감소했다.

총선 레이스 초기부터 지지율에서 앞서 나간 키 대표는 '밝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슬로건 아래, 감세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생을 모토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여기에 미국 대선 발(發) '변화'의 바람과 금융위기가 뉴질랜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멜리사 리 의회진출 쾌거

클락 총리는 개표결과 발표 직후 "노동당 지도자로서 나의 임무는 이제 끝났다"며 패배를 시인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뉴질랜드의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클락 총리는 9년 집권 기간 국제무대에서 뉴질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부의 재분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경제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클락 총리가 비록 네 번째 연임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뉴질랜드 현대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뉴질랜드에서 첫 여성장관, 첫 여성 부총리, 첫 여성 야당 총재를 지냈다. 여성 총리로는 두 번째지만 국민당 출신의 첫 여성 총리인 제니 시플리(Jenny Shipley)는 총선을 통해서가 아니라 당내 투표로 당수가 되면서 자동적으로 총리가 된 경우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 교민사회에 기쁜 소식 두 가지는 다운언더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알려진 멜리사 리(한국명 이지연, 42세)씨의 국회의원 당선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반이민정책의 선봉에 섰던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뉴질랜드퍼스트당 대표의 정치무대 퇴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멜리사 리 씨의 의회진출은 1992년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창준 씨에 이어 해외 한인 이민사에 큰 획을 긋는 쾌거로 평가되는 것으로 앞으로 교민사회 위상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우선과제로 경기 회복

2002년 의회에 입성한 후 경제통 정치인으로 부상하며 2006년 11월 국민당 대표로 선출되는 등 짧은 기간 뉴질랜드 권력 최정점에 선 탓에 키 대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제 전문가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아 당선됐지만, 일천한 정치 경험으로 자칫 의욕만 앞세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정 운영 최우선 과제로 경제 살리기를 꼽았고 보수당의 특성상 그 동안 노동당이 추구해온 사회복지나 환경 문제에는 무게를 덜 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는 선거 운동 기간 탄소 배출권 시장 문제를 시장 친화적으로 하겠다고 밝혔고 함께 정부를 꾸리게 될 액트당이 감세와 함께 공공 서비스 분야에 대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외교 관계에서 자주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미국, 영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키 총리는 총선 승리 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에 빠진 뉴질랜드의 경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가진 정부 기대

국민당은 10년 만에 찾아온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소득세 감면과 도로, 학교,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같은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당은 경상적자를 약간 줄이고 정부부채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전반적으로 노동당과 비슷한 재정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펀드가 장래 노후연금 지급을 위해 만들어지고 최소 40%가 뉴질랜드에 투자된다.

또한 국민당은 최근 발표한 '정부 취임 후 100일 내로 실행할 계획'을 통해 크리스마스 전까지 세금 팩키지를 법으로 통과하여 내년 4월 1일부터 감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키 정부는 경기 부양이나 경제 성장을 너무 앞세운 나머지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시안 이민자들이 노동당을 더욱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당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이제 국민당에도 멜리사 리 씨를 포함하여 중국 출신 팬시 웡(Pansy Wong) 의원, 인도 출신 칸왈지트 싱 박시(Kanwaljit Singh Bakshi) 등 3명의 아시아 출신 의원이 있다.

따라서 아시안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이민 정책을 좀더 현실적으로 개정하고 이민 문호도 확대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

키 정부는 지난 17일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어떤 경우든지 뉴질랜드는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탈출하는데 중요한 결정을 해 줄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가진 정부를 필요로 하고 있다.
20081124122827_4878.jpg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RD “외국 나가 살아도 학비 대출금 끝까지…”

댓글 0 | 조회 2,902 | 2일전
지난 199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Student Loan Scheme)’를 시작한 이래 2023년 6월까지 147… 더보기

수당 수급자 역대 최다

댓글 0 | 조회 2,559 | 2일전
각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40만명에 이르면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당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당 수급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경제가 … 더보기

경제정책에 밀려난 환경정책

댓글 0 | 조회 917 | 2024.11.06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집권하면서 가장 뚜렷하게 바뀐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가 환경보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다.이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했던 환경정책들을 접고 경… 더보기

NZ, 지난 5년간 이렇게 변했다

댓글 0 | 조회 3,425 | 2024.11.06
지난해 실시된 센서스 자료가 5월에 1차로 공개된 데 이어 10월에 다시 나왔다.센서스 결과는 인구 동향을 비롯해 지난 5년간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더보기

자주 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기소될 수도

댓글 0 | 조회 2,721 | 2024.10.23
앞으로 자주 무단결석하는 학생의 부모는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정부가 으름장을 놓았다. 또 학기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의 날이 금지된다.이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 정… 더보기

주택보유율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오클랜드는…”

댓글 0 | 조회 2,802 | 2024.10.22
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센서스’ 중 주택과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보유율(home ownership)’이 5년 전인 2018년 … 더보기

관광세 대폭 인상, 得인가 失인가

댓글 0 | 조회 2,808 | 2024.10.09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과되는 이른바 ‘관광세’가 100달러로 인상됐다. 정부는 많은 방문객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관광세를 기존보다… 더보기

NZ 거주 인구 “30%는 해외에서 태어났다”

댓글 0 | 조회 3,226 | 2024.10.08
원주민인 마오리와 유럽계, 그리고 태평양 제도 출신이 주류이던 뉴질랜드의 인구 다양성이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더욱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10월 3일 뉴질랜드 통계… 더보기

실업 느는데 수당 강화하는 정부

댓글 0 | 조회 4,350 | 2024.09.25
정부가 수당 수급자들에 신호등 체제를 도입하는 등 수당을 강화하고 나섰다. 일부 수급자들은 벌써부터 수당이 깍이는 등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더보기

3년간 작전으로 와해시킨 대형 갱단, 하지만…

댓글 0 | 조회 2,852 | 2024.09.24
현재 뉴질랜드가 가진 사회적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은, 갈수록 늘어만 가는 마약 문제와 더불어 좀처럼 줄지 않는 불법 총기 문제, 그리고 청소년 범죄 문제라는… 더보기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인하 …기다렸던 결정이지만 비난받는 이유

댓글 0 | 조회 6,826 | 2024.09.11
중앙은행이 지난달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4년여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긴 경기 침체와 높은 대출금리에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던 소식이었다. … 더보기

의사는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2,936 | 2024.09.10
전국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 부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주니어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구급요원, 그리고 보건 행정 직원까지 시위에 나서고 있… 더보기

가드닝 계절 “레지오넬라병도 조심해야”

댓글 0 | 조회 2,711 | 2024.08.28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와 풀이 생기를 찾고 새순이 돋아나면서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면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매일 아침이면 기온이 영하 가까이 떨어지는 꽃샘… 더보기

외식업계의 한숨 “폐업 위기 내몰려”

댓글 0 | 조회 6,003 | 2024.08.28
외식업계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모든 업체들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레스토랑과 카페, 바들이 영업을 유지하기가 힘들 정도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보기

일자리 없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주 근로자들

댓글 0 | 조회 6,639 | 2024.08.14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품고 뉴질랜드에 입국한 많은 이주 근로자들이 공교롭게 뉴질랜드를 덮친 경기 침체에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본국으로 … 더보기

장난감 만들던 형제 “NZ 최고 부자로 등장”

댓글 0 | 조회 5,097 | 2024.08.14
20년이나 넘도록 ‘뉴질랜드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던 그레이엄 하트(Graeme Hart)를 제치고 올해는 새로운 가문이 최고 갑부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배경

댓글 0 | 조회 6,855 | 2024.07.24
뉴질랜드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램 레이드, 총기 사건 등 폭력 범죄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갱단의 수와 활동도 증가하고 있다.국제적으로 평화롭고 안전한 국가로 … 더보기

호주로 향하는 수많은 키위들, 도대체 그 이유는?

댓글 0 | 조회 6,993 | 2024.07.23
지난주 통계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의 이민 동향에서 뉴질랜드가 연간 2만 7,000명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코비드-19 … 더보기

어렵게 마련한 첫 집인데 … 매입가보다 떨어진 집값

댓글 0 | 조회 9,227 | 2024.07.10
큰 맘 먹고 첫 주택을 장만한 많은 사람들이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이 매입가격보다도 떨어져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주택시장 호황기에 첫 집을 매입했던 수… 더보기

온라인 도박으로 $16,000 날린 11살 어린이

댓글 0 | 조회 4,518 | 2024.07.09
인터넷으로 온 세상이 연결되고 스마트폰이 우리 몸의 일부로 변한 요즘 성인은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너무도 쉽게 온라인 도박에 노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회 문… 더보기

예의바른 전화가 이틀 연속 내게… 왜?

댓글 0 | 조회 3,692 | 2024.06.26
최근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웹사이트 등 자체 온라인망을 통해 교민들에게 ‘경찰 사칭 스캠 전화’를 주의하라는 안내를 내보냈다.대사관 측은, “주재국 경찰 당… 더보기

절도, 이민자 착취, 위협 행위, 그리고 녹색당

댓글 0 | 조회 3,059 | 2024.06.25
좌파 계열의 녹색당이 올해 들어 소속 의원들의 잇단 비행에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가 하면 운영했던 사업체에서 이민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한… 더보기

해외로 이주하는 뉴질랜드인 역대 최대

댓글 0 | 조회 6,922 | 2024.06.12
높은 생활비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버티기 힘든 뉴질랜드인들이 더 나은 기회와 높은 수입, 삶의 질을 위해 뉴질랜드를 떠나고 있다.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 더보기

아시안과 마오리 인구, 엇비슷해졌다

댓글 0 | 조회 2,875 | 2024.06.11
뉴질랜드 통계국은 2023년 3월 7일 기준으로 실시했던 ‘제35차 센서스(35th Census of Population and Dwellings)’ 중 인구와 … 더보기

죽음의 공포 겪은 국제선 승객들

댓글 0 | 조회 5,584 | 2024.05.29
최근 런던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하던 국제선 여객기가 극심한 ‘난기류(turbulence)’를 만나 한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이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