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여름이 왜 이래' '뉴질랜드에 10년 살면서 이런 날씨는 정말 처음이네' 등등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날씨이야기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 화제거리다. 게다가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Tusnami)가 뉴질랜드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 2004년 뉴질랜드의 기상이변일지
7월 18일 와카타네 지역에서는 하루동안에 엄청난 폭우와 함께 무려 30여차례 지진 발생
8월 21일 남섬 서남쪽 끝에서 165Km 떨어진 바다밑에서 진도7의 강진 발생………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Tusnami:지진해일, 해저에서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발생하는 파장이 긴 해일이다. 해소(海嘯)라고도 불리며 대개 얕은 진원(30km 이내)을 가진 진도7 이상의 지진과 함께 일어난다)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져 있는 동안 모처럼만에 2주간의 기나긴 휴가철을 맞이한 뉴질랜드도 폭우로 인한 홍수사태를 맞는 등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요즘 뉴질랜드 날씨를 보면 분명 심상치 않음을 누구나 느낄 수가 있는데 한 기상전문가는 "사실상 올 여름은 이미 끝났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기상이변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시작된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홍수가 발생하는 등 겨울철에나 볼 수 있는 일들이 뉴질랜드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과 6일, 북섬 아래지역에서는 수십채의 가구가 물에 잠기고 도로가 차단되면서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었고 Tararua지역의 관 광객들은 아예 고립되는 사태를 겪었다. 또한 그들 중 몇몇은 저체온증에 걸려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폭우로 인한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마을전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Otaihanga, Paraparaumu 북쪽지역은 근처 Waikanae강둑이 무너지면서 20여채가 완전히 휩쓸려 내려갔는데 어떤 가족들은 겨우 남은 3층에 피난처를 마련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는 작은 보트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El Rancho라 불리는 Waikanae의 Christian Holiday park에서 휴가를 보내던 700여명의 여행객들은 한꺼번에 공원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Kapiti 지역카운슬 대변인은 "새벽3시에 제방이 무너졌지만 당시 주민들은 미리 대피를 한 상태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다수는 물에 잠긴 그들의 집으로 돌아갔으며 현재는 모두들 집안청소에 여념이 없다."라고 밝혔다.
웰링턴 카운실의 홍수대비 담당관인 Phil Purves는 "매년 100년마다 강물이 범람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1975년 본격적인 정밀관측이 시작된 이후로 이번홍수피해는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홍수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부분이 강물의 범람으로 인 한 것들이었다.
Akatarawa Hill Rd끝에 위치한 Waikanae강의 상류에서는 3시간만에 74mm가 온 것을 포함하여 총12시간 동안 124mm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Otaki강은 '40년만의 대홍수'라 불릴 정도의 무려 230mm의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또한 Upper Mangahao강은 190mm, Kar ariki강은 160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 뉴질랜드에서도 빙하를 볼 수 있다고…,=====
계속되는 나쁜날씨로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한가지 더 슬픈 소식을 전한다면 그것은 바로 1948년 이후 처음으로 뉴질랜드에서 직접 빙하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왜 이것이 나쁜 소식인지 의아해 할지도 모르지만 정답을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뉴질랜드 본토에서는 빙하를 볼 수 없는 게 일반적인 자연섭리이기 때문이다.
국립기상청(NIWA:The National Institute of Water and Atmospheric)관계자는 "Stewart섬에서 남동쪽으로 600km떨어진 곳인 Campbell 섬 동쪽 Southern Ocean에서 빙하가 관측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NIWA과학자인 Lionel Carter에 따르면 총15개의 빙하들이 관측되었으면 그 중에서 제일 큰 것은 폭이 무려 3Km에 이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빙하가 관측된 것은 1890년대, 1920년대, 1930년대 그리고 마지막이 1948년이었다.
Carter박사는 "일반적으로 빙산은 해수면 온도상승으로 인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붕괴되면서 생성되는 것이므로 결코 달갑지 만은 않은 현상이다."며 "최근에는 Ro ss해, Weddel해 등에서 자주 관측되었으며 남아메리카에서는 빙산이 오랫동안 표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결국 이러한 현상은 남극 얼음 덩어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수면이 좀 더 상승하기 전에 하루빨리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한 과학자는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로 전세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발생했다며 갑작스러운 빙하의 출현 역시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뉴질랜드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빙하는 An tipodes섬에서 남서쪽으로 240Km, 더니던에서 남동쪽으로 10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 날씨와 지진의 연관성 있다(?) =====
지각은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아메리카판 등 총 13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대부분은 판의 경계부분에서 일어난다. 이 중에서도 세계지진의 70-80%를 차지하는 등 지진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진대는 뉴질랜드-뉴기니-필리핀-일본-북아메리카를 잇는 환태평양 지진대이다.
그만큼 뉴질랜드는 지진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데 작년에만 해도 수십건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2004.11.26 테아나우 진도 7.2강진, 20 04.9.26 호크스베이 진도 3.9, 2004.7.18 와카나테 5.4 등등…,).
지진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집중호우에 따른 낙뢰가 자주 일어나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도 이와 같은 비슷한 상황이 작년에 일어났었는데 작년 7월18일 와카타네 지역에서는 하루 동안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내렸으며 몇 시간 후에는 30여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한 한달후 낙뢰현상이 일어난 뒤에 남섬 서남쪽 끝에서 165Km 떨어진 바다밑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일본기상국이 미국 지질연구소(USGS)의 자료를 인용해서 발표했다(현재 뉴질랜드의 지진시스템은 일본 기상국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음)
지진 연구의 대표국가인 일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누구나 기억하는 95년 고베대지진 당시 지진이 발생하기 1주일 전에 전자파가 크게 변동하는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한다. 일본 지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무수히 많은 전자파가 상승기류를 만나 번개가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기상국의 지진 전문가들은 "검은 비구름이 빨간 색으로 바뀔 때는 대부분 지진이 일어난다."라고 주장했다. 보통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볼 수 있는 비구름은 전자파가 공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로 형성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일본의 통계를 살펴보면 대지진은 여름이후 9월부터 10월 사이, 그리고 겨울인 12월에서 1월 사이에 일어나는 경향이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질 & 핵과학 연구소( Geological and Nuclear Sciences)의 Clare Ryan은 "당분간 이상한 여름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지진에 대해서도 특별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지진과 홍수는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망자만 5천2백40여명, 실종,부상 2만6천8백여명의 인명피해를 낸 고베대지진 당시 유럽엔 때아닌 대홍수가 났다. 1월 한달 평균 강우량이 20-50mm에 불과한 독일 등에서는 하루 1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런 집중호우는 20일부터 퍼붓기 시작해 2월초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프랑스는 150년이래 최대 집중강우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라인강, 세느강 등 주요 하천이 범람하고 네덜란드의 견고한 제방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되는 의견도 만만찮은데, 한 과학자는 "작년 7월, Bay of Plenty에서 거의 같은 시각 발생한 홍수와 지진은 순전히 운이 나빴을 뿐 서로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라고 못박았다.
지질연구소의 Tony Hurst박사는 일본지진 통계결과 나타난 사실들은 신빙성이 없는 것들이라며 뉴질랜드와 다른 기후조건을 갖춘 일본의 자료들을 참고할 필요는 있지만 굳이 믿을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