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보통 2월부터 6월 사이에 직원 채용이 활발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25%가 1~3월에 인력을 충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데 좋은 시기로 보여진다. 취업철을 맞아 구직자가 알아 두면 유용한 고용시장 정보를 알아 보았다.
고용시장 회복추세 속에 불확실성 상존
지난해는 구직자들에게 끔찍한 한 해였다.
지난해 4월 이후부터 고용 상황은 내리막길이었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물론 탁월한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은 직업을 구하는데 유리했지만 특히 25세 미만 젊은 구직자들은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실업률은 지난해 3사분기 6.6% 수준에서 내년 3월 5.8%, 2014년 3월 5.1%로 점차 낮아지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5년 평균 수준인 4%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고용시장은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아직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뉴질랜드 정부의 긴축정책이 고용시장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올해도 ‘유럽’ ‘부도’ ‘크라이스트처치’ ‘변동성’ 같은 말들이 고용시장을 억누르고, 뉴질랜드의 고용주와 피고용인들도 유로존 경제위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리크루트회사 누메로(Numero)의 제임스 브룩(James Brooke) 사장은 “우리 회사도 그렇지만 고용주들은 대개 최대수용인력의 60~70%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고용상황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브룩 사장은 또 “2~6월 사이 전통적인 취업 붐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고용시장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는 시기는 내년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재건사업에 3만명 필요
뉴질랜드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호주로부터의 인력 수요이다.
5.2%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호주는 광산 부문을 제외하고는 고용기회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월 거의 3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2011년은 고용창출이 사실상 제로에 그쳐 1992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고급인력의 수요가 줄었고 뉴질랜드로 돌아오는 해외파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서비스(Kelly Services)의 데비 그렌펠(Debbie Grenfell) 대표는 “특히 국제금융과 은행에서의 취업이 제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재건사업은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3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사업을 위해 최대 3만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
그렌펠 대표는 크라이스트처치 재건사업으로 인한 인력수요는 전국적으로 감지되고 있지만보험금 문제와 도시계획 등의 불확실성이 아직 본격적인 고용창출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파워 그룹(Manpower Group)의 링컨 크러리(Lincoln Crawley) 대표는
“크라이스트처치 재건 활동은 재건축을 위한 당국의 승인과정과 자금확보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며
“이로 인한 인력은 하반기부터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정보통신, 금융, 건축 분야 취업 유망
그렇다면 올해 유망한 직종은 무엇일까?
고용전문가들은 ICT(정보통신기술) 직종에 대한 인력수요가 여전히 높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경력 프로그래머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의 부족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와 호주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꿈의 직장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회사인 구글로 조사됐다.
Westpac과 ANZ 등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보이면서 금융 분야에 대한 취업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건축과 엔지니어링 분야도 크라이스트처치 재건사업으로 고용 전망이 밝은 편이다.
제조업 부문의 경우 최근 사업신뢰도가 향상되긴 했으나 대량 고용으로의 연결은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시장과 뉴질랜드달러화 가치에 따라 유동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리크루트 회사들은 회계와 조달업 등과 같은 직종은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나 판매와 마케팅 분야의 인력수요는 소비억제로 인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규모가 비교적 큰 회사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법을 제시할 해외 경력자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리크루트 컨설팅 회사인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의 리차드 멘델(Richard Manthel) 뉴질랜드 지사장은
“이러한 현상은 해외에서 돌아오는 경력자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1~5년 해외의 다국적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뉴질랜드 회사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고 전했다.
구직활동에 긍정적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
IT 업종은 인력이 부족한 만큼 올해 임금도 오를 것으로 ‘로버트 월터스 글로벌 연봉조사’결과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경제가 크게 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연봉을 인상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임금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조사됐다. (표 참조)
취업 컨설턴트 톰 오닐(Tom O’Neil)은 “구직활동은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으나 가능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성공적인 구직활동을 위해 △개인네트워크 활용 △가능한 장점을 부각하면서 객관적인 서류 준비 △과거 수상 및 업적 표시 △다음 직장이 아닌 10년을 염두에 두는 경력 계획 △직접 방문 △추천인 동의 확인 △구직서류 제출후 팔로우업 △지원회사에 맞는 이력서, 커버레터, 인터뷰 준비 △긍정적인 마음자세 등 아홉 단계를 제시했다.
보조농구코치부터 바텐더, 교사, 세일즈맨, 경비원, 영화배우 등 무려 100가지가 넘는 직업을 가졌던 존 디브비그(John Dybvig)는 “나의 경력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자신을 지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 또는 두뇌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나가서 일단 기회를 물어 보아라. 그러면 자신이 얼마나 총명한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