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이하자마자 퀸스타운 공항이 방문객들로 넘쳐난다는 보도가 있었다. 평소 퀸스타운 상주인구의 절반 가량인 7천명에 달하는 국내외 승객이 하루 동안 공항을 이용하는 기록을 세웠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퀸스타운은 매년 겨울이면 호주에서 많은 스키어들이 타스만 해를 넘어 오는 것을 비롯해 계절이 정반대인 일본과 한국 등 북반구의 여러 나라에서도 겨울과 눈을 찾아 ‘여왕의 도시’를 방문하는 발길이 이어진다.
지난주 캔터베리의 ‘마운트 헛’ 스키장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퀸스타운 일대의 스키장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스키만 즐기기에는 아까운 겨울 퀸스타운>>
뉴질랜드 대표 관광지라면 북섬에서는 로토루아이지만 남섬에서는 단연 퀸스타운이다. 모노폴리 게임에도 등장하는 퀸스타운은 스키장뿐만 아니라 밀포드 사운드와 같은 세계적 명승지를 끼고 있는 데다가 번지점프와 같은 각종 체험관광을 즐기려는 이들로 사계절 내내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그런 만큼 한겨울에 퀸스타운 일대 스키장을 찾는 이들은 단순히 스키만 타기보다는 현지의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체험을 함께 즐기는, 종합휴양지로서의 퀸스타운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다.
퀸스타운 주변에는 유명 스키장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코로넷 피크’, ‘리마커블즈’, 그리고 ‘카드로나’와 ‘트레블 콘’ 등 4곳이다. 4곳 중 코로넷 피크와 리마커블즈는 지난 주 소개한 마운트 헛과 같은 NZSki.Ltd 소속인데 이 두 스키장은 퀸스타운 주변에 위치한 반면 카드로나와 트레블콘은 퀸스타운보다는 와나카에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야간 스키도 가능한 코로넷 피크>
6월 7일 문을 연 코로넷 피크(Coronet Peak)는 퀸스타운 도심에서 불과 18km 떨어져 차로 20~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게다가 남섬 스키장 중에서는 유일(?)하게 스키장 입구까지 도로가 포장돼 접근이 수월한 데다가 도심에서 스키장까지 셔틀 버스도 수시로 다닌다.
시설 역시 남섬 스키장들 중에서는 가장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해발고도 1,649m에 표고차는 462m, 그리고 6인용 등 3개의 체어 리프트, T바와 플레터, 로프 토우 등이 다양하며 레스토랑과 카페, 렌탈하우스 등 부대시설도 양호하다.
7월 15일 시작되는 Winter Classic Series 등 매년 시즌이면 국제적으로 공인된 대회도 수 차례 열리고 6월말에 열리는 퀸스타운 겨울축제에서도 중요한 행사를 많이 열어 관광객들로 붐빈다.
여기에 일부 슬로프에는 조명시설도 갖춰져 야간스키가 가능하다는 점도 또 하나 장점인데 야간스키는 지난 6월27일부터 시작됐으며 매주 금, 토요일에만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즐길 수 있는데 리프트권 중에는 12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오후와 야간을 함께 묶은 종류도 있다.
이처럼 코로넷피크는 도심에서 접근성도 좋고 야간조명도 설치되는 등 남섬의 여타 스키장에 비해 월등히 좋은 시설을 자랑하지만 그에 따라 리프트권 등이 다소 비싸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년 요금이 성인 리프트 종일권 기준으로 마운트 헛과 리카커블즈는 각각 $95인데 코로넷 피크는 $98이다. 또 마운트 헛과 리마커블즈는 10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인데 코로넷 피크는 6세 이하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코로넷 피크 홈페이지는 마운트 헛과 리마커블스와 같은 www.nzski.com를 찾아 해당 스키장을 클릭하면 된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리마커블즈>
코로넷 피크 자매스키장인 리마커블즈는(Remarkables)는 퀸스타운 시내에서 동쪽을 보면 호수 건너로 마주 보이는 리마커블즈 산의 뒤편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스키장 측에서는 퀸스타운에서 24km 떨어져 차로 45분 걸린다고 선전하지만 국도 6번에서 벗어나 들어가는 비포장 고개길이 14km나 돼 실제 달려보면 한참 더 걸리고 진입로 역시 꽤 험하다. 그렇지만 가는 동안 눈 아래로 전개되는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가 어울린 시원한 조망은 차를 멈출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정말 매력적인 풍경이다.
리마커블즈는 특히 알파인 스키를 즐기려는 스키어들이 많이 찾는데 정상이 1,943m로 코로넷 피크보다 꽤 높다. 슬로프는 초급 30%, 중급 40%, 상급 30%로 구성되어 있고 체어 리프트 4개와 로프 토우 하나, 그리고 초보자용 매직 카펫이 있다.
금년에는 특히 베이스에서 해발 1900m 높이까지 고속으로 올라가는 Curvey Basin 6인용 리프트가 새로 설치돼 더 다양하고 긴 슬로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1985년에 문을 연 이후 근래 들어서도 계속 시설을 확장해 부대시설도 좋으며 특히 영아나 어린 아이들을 따로 돌봐주는 종일 프로그램도 있어 어린 자녀가 딸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서 해방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한편 마운트 헛과 위의 두 스키장이 같은 회사 소속이라 일부 티켓은 3곳 모두 사용이 가능하므로, 수일 동안 머물 예정이라면 이를 이용해 다양한 슬로프를 맛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
<아파트형 숙소가 딸린 카드로나>
몇 년 전 뉴질랜드에서는 최초로 스키장 안에 리프트가 아닌 곤돌라를 설치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던 곳이 바로 ‘카드로나(Cardrona)’인데 아직까지 그 이후 진전사항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카드로나는 아예 인공 제설을 하지 않으며 시즌 내내 적설량이 2.7m에 달한다고 선전할 정도로 자연설이 좋고 슬로프 중간 한 카페를 포함해 피자 식당까지 있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잘 돼 있다.
또 그럴듯한 외모를 자랑하는 클럽하우스와 함께 외진 산중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동의 아파트형 숙소가 있어 장기간 머무는 스키어들도 많은데, 매년 한국에서 전지훈련 온 한국의 스키 선수들도 단골로 찾던 곳이다.
베이스는 1,670m에 위치, 정상은 1,860m이고 최대 표고차는 600m이다. 그리고 4인용 등 체어 리프트 2개, 매직 러너스 3개로 구성된 슬로프는 초급 25%, 중급 55%, 상급 20%의 비율로 만들어져 있다.
교통편은 스키장 측은 와나카에서 34km로 차로 35분 걸리고 퀸스타운에서는 58km로 1시간 걸린다고 안내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넉넉하게 일정을 잡는 게 좋다. 리프트 운영시간은 다른 스키장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홈페이지는 www.cardrona.co.nz.
▲ 남섬 스키장에서 종종 만나는 키아(앵무새)
<550 헥타르의 최대 면적 자랑하는 트레블 콘>
트레블 콘(Treble Cone)은 스키장 넓이가 남섬 최대인 550헥타르이다. 와나카 호수에 비치는 아스파이어링 산을 보면서 활강하는 맛이 그만인데, 홈페이지에서는 연중 적설량이 무려 550cm에 달한다고 선전하는데 그 반만 내린다 쳐도 대단한 양이다.
정상부는 1,960m로 하단까지 고도차는 700m에 달하고 정상부에 서면 서던 알프스의 험준한 준봉들이 수백 개 늘어서 보는 이들의 눈을 압도하는데, 스키장은 크게 Saddle Basin과 Home Basin 등 2개 구역으로 나뉘며 최장 4km의 슬로프가 있다.
체어 리프트 2개와 매직 카펫 1개가 있는데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슬로프가 중급과 상급이 각각 45%씩 되는 데 반해 초급은 10%에 불과해 어린 자녀 동반이나 초보자들에게는 별로 적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스키장은 와나카 서쪽 29km에 있으며 도중 호수를 끼고 마투키투키 계곡까지 가는 19km 포장도로는 주변 경치가 그림엽서처럼 예쁘다. 비포장 도로가 이후 7km 가량 이어지며 승용차도 진입 가능하지만 뉴질랜드 스키장 진입로가 대부분 그렇듯 체인 지참은 필수이고 홈페이지는 www.treblecone.co.nz이다.
한편 퀸스타운을 거쳐 위의 카드로나나 트레블 콘을 처음 찾게 되는 이들은 조금 조심해야 될 사항이 있다. 가끔 지름길을 택해 퀸스타운에서 직접 카드로나로 가는 국도를 찾았던 운전자들은 그야말로 구절양장의 급경사 길이 펼쳐져 애를 먹곤 한다.
길이가 긴 화물차는 아예 통행금지인데 이 도로는 국내에서 포장된 국도 중 가장 높은 크라운 테라스라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개도 지나야 돼, 아이들은 멀미도 심하게 하지만 운전자 역시 진땀을 흘리게 된다. 만약 눈이라도 오면 물론 통제가 되겠지만 열려 있어도 아예 안가는 게 상책이고 처음부터 와나카를 거쳐 돌아가는 게 좋다.
그리고 퀸스타운도 보고 즐길거리가 무척 많지만 와나카 역시 퍼즐하우스나 비행기 박물관 등 아이들과 함께 볼 게 꽤 많다는 사실에도 주목하면 좋다.
겨울 시즌을 맞아 두 차례 걸쳐 남섬의 주요 스키장을 소개했다. 아무쪼록 코리아 포스트 독자들이 편안하고 신나면서도 안전한 스키를 즐기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섬지국장 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