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감소’ 정부발표가 못미더운 까닭

‘범죄감소’ 정부발표가 못미더운 까닭

0 개 3,043 JJW
경찰들-2.jpg

정부는 지난해 범죄가 2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안전하다고 느껴야 맞는데 실상 체감하는 안전도는 그렇지 않다. 거리에서, 상점에서, 주택가에서 일어나는 대담해진 범죄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자신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조심하게 된다. 여기에 경찰이 범죄 자료를 누락시킨 사실이 밝혀지면서 범죄 감소에 대한 정부 발표의 신뢰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범죄감소 목표 ‘조기달성’ 홍보 
범죄 감소는 아동 학대 방지, 복지수당 수혜자 감소 등과 함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0대 공공 부문 타겟 가운데 하나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범죄를 연간 4만5,000건 이하로 줄이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미 이를 조기 달성했다고 홍보했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는 지난달 알려진 경찰의 의도적 범죄 기록 누락 소식이 있은 몇 일 후 나온 것으로, 정부측은 과거 기록 누락은 그 당시 뿐이었고, 그 이후에는 없었으며 이번 자료에 정확성을 기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700건의 범죄 기록 누락
뉴질랜드 헤럴드지가 지난달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마누카우 지역 경찰이 2009 ~ 2012년 사이 700여건의 범죄 기록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찰에서도 내사를 했었고, 그 결과 마누카우 남부 지역 700건 가량의 강도(burglary)범죄가 경미한 범죄로 분류되거나 아예 범죄 통계에 잡히지 않았고, 그 가운데 70%는 강도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 내부 조사에 따르면 수십 건의 강도 사건이 제대로 대응되지 않았고 심지어 목격자가 범인의 차량 번호를 알려 주었는데도 후속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당시 그 지역 경찰 수장을 포함한 5명의 경찰관들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징계를 받았다.

독립경찰내사국(IPCA)이 파파쿠라, 푸케코헤, 드루리, 와이우쿠 등을 관할하는 마누카우 남부 지역 경찰에 부정직한 관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3건의 익명 제보를 접수한 시기는 2012년 1월이었다.

2012년 2월 당시 막 경찰장관에서 법무장관으로 이동한 주디스 콜린스(Judith Collins) 장관은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으나 후임자인 앤 톨리(Anne Tolley) 장관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 해 4월 경찰은 내부 조사를 시작했고 5월 조사결과를 신임 톨리 장관에게 보고했다.

톨리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당시 콜린스 장관이 알려 주었더라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당의 경찰 담당 대변인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의원은 “경찰 통계 조작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두 사람 모두 준비 안된 경찰 장관”이라고 비난했다.

경찰 통계 조작 만연 우려 
경찰은 왜 범죄 통계를 조작했는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오클랜드 마누카우 남부 지역의 강도 발생률은 15~30%로 다른 지역 평균 5%에 비해 휠씬 높다.

따라서 경찰이 범죄 감소 목표량을 달성하고 2011년 11월 26일 실시된 총선을 맞아 당시 경찰장관이었던 콜린스 의원의 지역구인 파파쿠라 선거구의 범죄 기록을 줄이려는 의도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콜린스 의원의 뉴스레터에서는 2009-10년 대비 2010-11년 강도 발생률이 36.7% 줄었다고 자랑했다.

문제가 됐던 기간 동안 마누카우 남부 고위 경찰로 근무했다가 퇴직한 스튜어트 스톤(Stuart Stone)은 현 경찰청장이자, 당시 마누카우 경찰 수장이었던 마이크 부시(Mike Bush)의 ‘예방 우선 전략’하에 마누카우 관할 4개 지역 경찰 수장들간의 경쟁이 극심했었다고 전했다.

국민당 정부는 2011년 선거운동 기간 살인사건이 전년 대비 23.8% 감소하는 등, 전국적으로 범죄가 5.8% 줄고, 마누카우 지역은 이보다 높은 6.1%의 범죄 감소를 기록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1년 후인 2012년 10월 강도 발생률이 전국적으로 3.4%, 오클랜드 전체적으로 2.6% 각각 줄었으나 전년에 강도 발생 기록을 대거 누락시킨 마누카우 지역에서는 강도 발생이 줄어들 수 없었다.

총선이 있던 2011년에 강도 통계를 너무 낮게 조작했기 때문에 2012년의 강도 발생이 이보다 낮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던 대변인은 “경찰 목표량이 행동을 왜곡시켰다”며 “이번 일은 경찰 통계가 특정 목표에 맞추어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형사재판변호사협회는 경찰의 범죄 통계 조작이 대중이 믿는 것보다 더욱 만연돼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토니 보우치어(Tony Bouchier) 회장은 마누카우 지역 경찰의 강도 통계 실수가 한 차례 있었던 일이고 현재 바로 잡혔다는 경찰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우치어 회장은 “경찰이나 검찰, 변호사 등 사법 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돈에 굶주리고 있다”며 “범죄를 감소하는 좋은 방법은 범인을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류상이 아닌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중요
이번 범죄 자료 은폐가 언론에 뒤늦게 보도되자 콜린스 장관은 어리석게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맞받았다.

정보 제공자가 노동당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또한 문제의 성격으로 보아도 당시 담당 장관으로서 올바르지 못한 반응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경찰의 주장대로 일회성이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범죄 감소가 서류상이 아니라 진짜로 이뤄지고 있고 주민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13살 소년이 가게에 들어가 주인을 살해하는가 하면 대낮에 갱단의 총격전으로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다.

흉기를 들고 가정집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쳐 가는 강도 사건은 비일비재하여 경찰은 형식적인 조사에 그칠 뿐 범인을 잡아 재범을 방지하려는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오클랜드 남부 와이우쿠에 사는 앤드류 우드(Andrew Wood)는 지난해 7월 가족이 잠들어 있던 한밤중에 강도들이 침입해 수천 달러 상당의 물건들을 훔쳐 갔으나 1년이 지난 현재 경찰이 강도들을 잡을 것이라는 희망을 접었다고 전했다.

사건 첫 날은 두 명의 경찰관이 찾아오고, 두 명의 지문인식 직원들이 작업을 하는 등 빠른 반응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 조사는 그 날 뿐이었다는 것.

그 다음주 경찰서에 전화했을 때는 담당자가 아니라는 응답을 받았고, 그 후로는 감감소식이라고 우드는 탄식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잡히지 않고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것이 무엇보다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웃과의 전쟁 – 크로스 리스 부동산

댓글 0 | 조회 1,345 | 2일전
뉴질랜드의 부동산 소유 형태는 크게 프리홀드(freehold)와 크로스 리스(cross lease)로 구분된다. 프리홀드는 토지와 그 위에 지어진 건물을 소유하는… 더보기

터널 끝, 서서히 비추는 회복의 빛 - <2025년 1분기 뉴질랜드 경제 진단>

댓글 0 | 조회 959 | 4일전
2025년 1월부터 3월 말까지 뉴질랜드 경제는 지난해 경험한 경기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도 주요 지표에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4년 3분기에 –1.1… 더보기

올화이츠, 16년 만에 월드컵 재도전

댓글 0 | 조회 470 | 4일전
뉴질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인 ‘올화이츠(All Whites)’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올화이츠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더보기

트럼프 비판 외교관 해임에 관한 공방

댓글 0 | 조회 1,768 | 2025.03.26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영국 주재 대사관의 필 고프(Phil Goff) 고등판무관에 대해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더보기

교도소 관리는 누가? 교정부 or 갱단

댓글 0 | 조회 1,431 | 2025.03.25
3월 초 뉴질랜드 교도소에 대한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가운데 교도소를 실제로는 갱단이 장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이에 대해 ‘교정부(Department of… 더보기

부실하게 지어지는 주택들

댓글 0 | 조회 4,525 | 2025.03.12
지난 2021년 당시 노동당 정부와 야당이었던 국민당이 주택 위기를 겪고 있는 대도시에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주택공급법을 공동 … 더보기

태즈먼해 깜짝 등장한 중국 군함들

댓글 0 | 조회 1,363 | 2025.03.11
- 실탄 훈련에 국제선 여객기 우회 소동- 최근 쿡제도 사태와 맞물려 경각심 최고조 지난 2월 20일과 21일 뉴질랜드와 호주 언론은, 양국 사이의 바다인 ‘태즈… 더보기

총리가 나에게 코인 투자를 권했다?

댓글 0 | 조회 2,224 | 2025.02.26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를 악용한 금융 사기 역시 폭증하면서 하루가 멀다고 언론에 각종 피해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지난해 10… 더보기

이민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댓글 0 | 조회 2,533 | 2025.02.25
뉴질랜드로 이민오는 사람들은 감소하고 뉴질랜드를 떠나는 사람들은 증가하면서 순유입을 유지 중인 이민 추세가 조만간 순유출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 더보기

강US달러 약NZ달러

댓글 0 | 조회 3,476 | 2025.02.12
뉴질랜드달러화에 대한 미국달러화 환율이 최근 56미국센트 아래까지 거래되면서 2022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뉴질랜드달러… 더보기

비행기 옆자리에 수갑 찬 죄수가…

댓글 0 | 조회 3,399 | 2025.02.11
비행기를 타고 여행길에 나섰던 당신의 옆자리에 만약 수갑을 찬 죄수와 호송 직원들이 나란히 앉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실제로 바로 옆자리까지는 아니지만 일반인… 더보기

지지부진한 2024년 보낸 주택시장, 올해는 다를까?

댓글 0 | 조회 3,133 | 2025.01.29
주택시장은 2024년 기대와 달리 활기를 찾지 못했다. 1년전 많은 전문가들은 2024년 한해 동안 주택가격이 5~7% 상승할 것으로 점쳤으나 금리 인하 효과가 … 더보기

LA 산불이 뉴질랜드에게 준 교훈

댓글 0 | 조회 3,081 | 2025.01.28
새해가 되자마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전대미문의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집계조차 힘들 정도의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으며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더보기

비상등 켜진 뉴질랜드 경제

댓글 0 | 조회 8,912 | 2025.01.15
뉴질랜드 경제의 불확실성은 장기화되고 있고 2024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2사분기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2%로 하락해 2021년 1사분기 이후 처음으로 … 더보기

이상한 여름 날씨, 기후 변화 추세는 여전

댓글 0 | 조회 4,010 | 2025.01.14
지난 연말연시 휴가 시즌에 여름 날씨가 좀 이상했다는 말이 주변에서 많이 들렸다.이 무렵 한창 뜨겁고 건조해야 할 캔터베리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하루나 이틀 걸러 …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4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785 | 2024.12.18
■ 절도와 이민자 착취 혐의로 녹색당 의원들 사임1월 16일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주목 받았던 녹색당 골리즈 가라만(Golriz Ghahraman)… 더보기

영화 ‘나 홀로 집에’와 휴가철 빈집털이 예방 요령

댓글 0 | 조회 2,261 | 2024.12.18
또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성탄절과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마음이 한껏 부풀고 있다.바다로 산으로, 호수와 강으로 떠날 휴가가 기대되는 이때, 하지만 오래 집을 비…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자리잡아 가는 한국인

댓글 0 | 조회 6,349 | 2024.12.04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이민 역사가 더해가면서 이민자 수가 늘고 소득이 증가하는 등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센서스 결과 나타났다.조금 오래되긴 했… 더보기

Westport “빈번한 물난리, 아예 도시 전체를…”

댓글 0 | 조회 2,109 | 2024.12.03
남섬 서해안 ‘웨스트 코스트 지역(West Coast Region)’ 해안 도시인 ‘웨스트포트(Westport)’가 잦은 홍수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도시 전… 더보기

IRD “외국 나가 살아도 학비 대출금 끝까지…”

댓글 0 | 조회 6,903 | 2024.11.20
지난 199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Student Loan Scheme)’를 시작한 이래 2023년 6월까지 147… 더보기

수당 수급자 역대 최다

댓글 0 | 조회 5,068 | 2024.11.20
각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40만명에 이르면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당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당 수급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경제가 … 더보기

경제정책에 밀려난 환경정책

댓글 0 | 조회 1,533 | 2024.11.06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집권하면서 가장 뚜렷하게 바뀐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가 환경보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다.이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했던 환경정책들을 접고 경… 더보기

NZ, 지난 5년간 이렇게 변했다

댓글 0 | 조회 4,728 | 2024.11.06
지난해 실시된 센서스 자료가 5월에 1차로 공개된 데 이어 10월에 다시 나왔다.센서스 결과는 인구 동향을 비롯해 지난 5년간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더보기

자주 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기소될 수도

댓글 0 | 조회 3,266 | 2024.10.23
앞으로 자주 무단결석하는 학생의 부모는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정부가 으름장을 놓았다. 또 학기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의 날이 금지된다.이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 정… 더보기

주택보유율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오클랜드는…”

댓글 0 | 조회 3,483 | 2024.10.22
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센서스’ 중 주택과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보유율(home ownership)’이 5년 전인 2018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