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인들 중 1/3 가량은, 자신이 몰고 다니는 차량의 종류에 따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며, 돈을 빌려서라도 차를 바꾸는 사람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0% 이상의 차량 구입자가 차를 살 때 ‘외양(appearance)’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전 중 이른바 ‘도로폭력(road rage)’을 경험하는 비율이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젊을수록 외양 중시 경향 높아져>
이 같은 결과는 최근 국내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기관인 ‘Canstar Blue’가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는데, 이에 따르면 나이가 젊을수록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차량을 구입할 때 이를 감안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조사대상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조사 결과를 통해, 차와 관련해 평소 일반인들이 생각해왔던 여러 가지 궁금한 것들과 함께 한편으로는 과거에 비해 더욱 빠르게 변화되는 현재의 시대 상황 면모도 일부 엿볼 수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34%가 자신이 몰고 다니는 차종에 따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으로 느낀다고 대답한 가운데 응답자 중에서도 18~29세 연령층의 응답 비율이 54%로 나타나 예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45세 이상의 21%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높았다.
<지역별로 다른 도로폭력 경험들>
한편 운전 중 이른바 도로폭력을 목격했거나 자신이 그 대상이 되기도 했다는 응답자도 1/3이 넘었으며, 이 항목 응답자 중 39%는 자신이 직접 이 같은 도로폭력에 빠져본 경험도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또한 성별 구별에서 남성 운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은 이 같은 도로폭력 경험은 의외로 남성 운전자가 23%로 나타나 21%인 여성 운전자에 비해 조금 많았을 뿐 남녀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도로폭력 역시 나이가 든 세대보다는 젊은 세대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 같은 경향은 18~29세의 운전자들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평소에 제한속도를 초과해 달리곤 하는 일이 많다고 응답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여진다.
반면 45세 이상 운전자들 중 이 같은 습관이 있다는 응답자는 단 16%에 그쳐, 과속운전 습관이나 도로폭력 행위를 벌이는 운전자들의 구성은 연령별로 큰 차이가 나고 있다는 사실도 또한 확인됐다.
<한결 빨라진 차량 교체주기>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차량을 바꾸는 뉴질랜드 운전자들의 습관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감지됐는데, 응답자의 40%가 넘는 차량 소유자들이 짧게는 2년에서 길어야 5년 이내에 정기적으로 차량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처럼 차를 바꾸는 데는 통상적으로 경비가 꽤 많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이 항목 응답자 3명 중 한 명 가량은 모자라는 돈을 빌려서라도 차를 바꾼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회사 관계자는, 이처럼 돈을 빌려서라도 차를 바꾼다는 사람은 전년도 같은 조사에서 응답 비율이 4명 중 한 명꼴이었다고 전하고, 이번에 나온 결과는 금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 중에 예전과 비교해 가장 변화가 컸던 항목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언급된, 내가 모는 차량을 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와 함께, 기술 발전으로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기존 차량과는 다른 새로운 차종의 대규모 보급과 더불어 빠르게 변하는, 이른바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사회 전면에 주역으로 등장한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차량을 바꾸게 되면 비록 신차라고 하더라도 이는 자산가치가 분명히 하락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셈이라면서, 대출을 해서라도 차를 교환하는 행위는 신중하게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한편 차량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42%가 ‘차량의 성능(vehicle performance)’을 우선적으로 꼽았으며 그 뒤는 21%가 지목한 ‘신뢰도(reliability)’이었고, 그 다음 세 번째는 19%인 ‘재정적 가치(value for money)’로 나타났는데, 이에 반해 ‘판매 서비스(sales service)’는 단지 4%만이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차종을 선택할 때 연비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비율도 6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입을 고려하는 비율도 전국적으로 평균 48%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입이 연비를 통한 경제적 실리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환경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뉴질랜드 소비자들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데, 특히 이 같은 차종 구입을 고려하는 비율은 남성이 51%로 여성(45%)보다 높았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는 자동차 제작사 중에서 스즈키(Suzuki)가 종합적인 고객만족도에서 유일하게 5점 만점에 5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는데, 특히 스즈키는 소형차 부문의 여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별로 나타난 특이한 결과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각 지역별로 차량과 관련된 운전자들의 특성들이 타 지역과 비교해 제각각 다르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 중요한 것들을 각 지역별로 나열해 본다.
(오클랜드) 다른 사람이 내 차를 보고 나를 판단하는 것 같다는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조금 높은 35%로 나타났으며, 도로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8%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같은 기관에서 최근에 조사한 또 다른 설문에서는 도로폭력을 경험했거나 스스로 저지른 경우가 오클랜드에서 26%로 나타나면서 전국 최고로 집계되기도 했는데, 반면 같은 조사에서 오타고 지역은 이 비율이 전국 최저인 10%에 불과했다.
(와이카토) 절반 가까운 44%가 도로폭력을 경험했으며 차량 구입시 돈을 빌리는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39%로 나타났고, 또한 차종 선택을 할 때 연비에 중점을 두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차량의 안전장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베이 오브 플렌티)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을 고려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인 48%에 비해 한결 높은 62%나 됐으며, 이 지역에서는 단지 18%만이 차량 구입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또한 운행 중 휴대폰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 역시 전국 최저인 13%에 불과한 양호한 운전 습관을 보여주었다.
(웰링턴) 습관적으로 과속을 할 가능성이 2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도심 주요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30km라는 사실과 함께 주요 도로가 좁고 굴곡이 심하며 언덕이 많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캔터베리) 타인이 나의 차를 가지고 나 자신을 평가할 것 같다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30%로 나타나 흥미를 끈다.
이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라는 지역 특성은 차량 구입시 외양을 본다는 비율도 전국 평균인 40%보다 한결 낮은 29%에 머문 점에서도 이 지역 사람들의 성향이 어떤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도로폭력 경험 비율 역시 비교적 낮은 35%로 나타났으며, 차량 선택 시 연료 경제성, 즉 연비에 대한 중요도가 오타고 지역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았는데,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 선택을 고려하는 비율이 전국 최저인 44%를 보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오타고) 같은 남섬 지역인 캔터베리와 달리 다른 사람이 차를 통해 나를 판단한다는 비율이 4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차 구입 시 외양을 중시한다는 비율 역시 5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운전 중 문자나 전화통화를 하는 비율이 31%나 된 반면 차량을 구입하기 전에 시험운전을 하는 비율이 46%로 전국 지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