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하락했던 뉴질랜드 달러화가 다시 상승 모드로 돌아섰다. 뉴질랜드 달러화의 강세는 앞으로도 1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달러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율은 74미국센트 수준을 유지하고 한국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달러화 환율 향후 12개월 강세 전망
올 초만 해도 약세가 예상됐던 뉴질랜드 달러 가치가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환율은 5월말 70.98미국센트에서 6월말 73.26미국센트로 한달새 3.2% 절상됐다.
연초에 비해서는 5.7% 올랐다.
이는 뉴질랜드 경제 지표들이 아직 양호하고 뉴질랜드 기준금리가 주요 교역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을 받은 때문이다.
ASB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뉴질랜드 달러화의 상승세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ASB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국내 문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달러화 약세를 가져와 향후 1년 동안 미달러화 환율이 74미국센트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SB가 3월에 내놓았던 키위 달러 지표와 전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미달러화 환율이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미달러화 환율은 1985년 외환 거래 자유화 조치 이전인 1973년 10월 1.49미국달러로 가장 높았고 2000년 10월 39미국센트로 최저를 기록했다.
ASB의 닉 터플리(Nick Tuffl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James Comey) 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급작스레 해임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 정책들이 난관에 부딪치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러한 미국 정치의 혼란으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1.00~1.25%로 결정했으나 이미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완화시킨다면 키위 달러 강세를 더욱 촉발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고려하면 키위 달러 고평가
외환 시장에서는 앞으로 뉴질랜드 달러의 지속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CMC 마켓츠(Markets)의 셀돈 슬라버트(Sheldon Slabbert) 외환거래사는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뉴질랜드 중앙은행보다 더욱 매파적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CMC 마켓츠의 릭 스푸너(Ric Spooner) 수석 마켓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이 연방준비제도를 따라 서서히 통화 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2018년 전망을 계속해서 조정했다”고 말했다.
슬라버트 외환거래사는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내년 9월까지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암시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뉴질랜드 달러 강세는 놀라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불일치는 뉴질랜드 달러가 고평가돼 있을 가능성을 나타내며 중앙은행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는한 결국 금리 차이에 따라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은행 그래미 휠러(Graeme Wheeler) 총재는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75%로 동결하면서 “통화정책은 상당 기간 경기 조절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휠러 총재는“수많은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며, 정책은 그에 따라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휠러 총재는 또한 1분기 인플레이션 반등은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고, 뉴질랜드 달러의 약세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슬라버트 외환거래사는“중요한 점은 미국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이다”며“연방준비제도가 초완화 정책을 종료하는 매파적 발언을 하지만 영국, 캐나다, 유럽 등의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 전망을 키우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환율, 호주 달러화 환율 동반 강세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있는 미국 달러화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원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동안 800원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원화 환율은 지난달 말 837원을 넘어서며 상승하고 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6% 올랐고, 10년 전에 비해서는 17.8% 상승한 것이다. (상단 표 참조)
한국의 외환시장에서는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상승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연방준비제도의 보유자산 축소가 진행되면서 미국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가 시작되면 미달러의 추가적인 약세를 제한할 것이고, 한국 기업들의 수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물량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원달러 환율은 1,080-1,18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미국 달러에 연동되는 뉴질랜드 달러·원화 환율도 하반기 강세가 점쳐진다.
호주 달러화 환율도 95호주센트 선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질랜드 달러는 지난 2015년 4월 호주 달러화와 역사적인 등가를 앞두고 99.78호주센트에서 후퇴했으나 상대적으로 양호한 뉴질랜드 경제 지표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행 호주 기준금리가 1.5%로 뉴질랜드보다 낮고 호주의 주요 수출 품목인 철광석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호주 경제가 글로벌 성장세와 탈동조화되어 있고 호주 달러에 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호주 달러화 환율은 등가는 아닐지라도 한동안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은 언제나 그랬듯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호재이지만 수출업계와 국내 관광업계 등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