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집값 조정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을 떠나는 임대주택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렌트비가 오를 전망이다.
오클랜드 임대수익률 대도시 가운데 가장 낮아
최근 주택을 임대해서 나오는 수입이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별로 남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2016년 집값이 급등할 시기에는 임대수입이 적어도 시세 차익을 목표로 임대주택에 투자했으나 주택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주택 투자를 포기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전국의 총임대수익률이 지난 20년 동안 가장 낮은 3.1%로 떨어진 가운데 오클랜드는 대도시들 가운데 가장 낮은 2.1%를 기록했다.
대도시 가운데 더니든이 4.3%로 가장 높은 총임대수익률을 보였고 크라이스트처치와 해밀턴이 3.5%, 타우랑가 3.2%, 웰링턴 3% 순이었다.
오클랜드는 주당 중간 렌트비가 1년 동안 2.8% 오른 507달러로 다른 도시들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집값도 높아 임대수익이 가장 낮게 분석됐다.
렌트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웰링턴으로 1년 동안 7.2% 오른 432달러로 조사됐다.
오클랜드 최대 부동산 중개회사 바풋 앤 톰슨(Barfoot & Thompson)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오클랜드의 주당 평균 렌트비가 지난 1년 동안 4.6%, 금액으로 24달러 오른 가운데 센트럴 및 서부 오클랜드가 각각 6%와 5.8%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방 개수별 주당 평균 렌트비는 방 1개가 366달러, 방 2개 459달러, 방 3개 551달러, 방 4개 689달러 등으로 조사됐다.
임대주택 처분하려는 소규모 투자자 늘어
임대수익이 감소하고 노동당 연합정부가 임대주택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임대주택을 처분하려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대출업체 ‘서던 크로스 파트너스(Southern Cross Partners)’의 루크 잭슨(Luke Jackson) 회장은 임대주택 투자와 관련된 각종 규제 정책 때문에 주택 투자를 포기하려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잭슨 회장은 “우리는 은퇴에 대비한 수단으로 주택 투자를 선택한 많은 엄마아빠 투자자들이 ‘집주인’이라는 타이틀과 늘어난 부채 및 책임에 압박감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이들 소규모 투자자들은 은행 대출 규제와 노동당 정부의 세입자 보호 정책, 임대주택의 마약 오염 문제 등으로 임대주택을 계속 운용할 수 있을지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임대주택은 2016년 7월부터 화재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됐고 내년 7월부터는 단열을 의무적으로 시공해야 한다.
일명 P라고 불리는 메탐페타민 오염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세입자들이 마약 안전성 검사 결과를 요청하는 일이 흔해졌고 집을 매매할 때 마약 성분 검사 여부를 요구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주택의 마약 오염을 검사하는 메스클리어(MethClear)사는 매주 50-100채 주택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주택이 마약에 오염된 것으로 판정나면 집 내부의 모든 시설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오염 정도가 심각하지 않을 경우 성분 제거에 5,000-1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잭슨 회장은 이러한 많은 변화들로 렌트비를 올려야 하지만 임대수익은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주택 투자자에 대한 40% 미만 디포짓의 신규대출을 전체의 5%로 제한했던 것을 올 초부터 35% 미만 디포짓으로 완화했지만 임대주택 투자는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 많은 목돈이 들어간다”며 “이전에는 투자자들이 강한 시세 차익으로 투자한 돈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주택시장이 둔화되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소유주들 '양도소득세 도입' 가장 우려
‘오클랜드 부동산 투자자 협회’가 지난달 500명 이상의 오클랜드 임대주택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임대주택 소유주들은 양도소득세 도입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임대주택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10개 이슈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순서로 투표한 이번 조사에서 오클랜드 임대주택 소유주들은 양도소득세 도입에 이어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을 제한하는 정책 도입, 42일의 임대 계약 종료 통지 기간 폐지, 세금 손실에 대한 용도 지정 조치, 주택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소득으로 지급해야 할 세금으로 상쇄하는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폐지 순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투자자 감세 혜택인 ‘네거티브 기어링’은 그 동안 주택 투자의 주요한 매력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나 노동당 정부는 이에 대한 폐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임대주택 소유주들은 렌트비 인상을 1년에 1회로 제한하는 것과 현행 주거용 부동산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 기준인 2년을 5년으로 늘리려는 정부의 계획과 화재경보기 및 단열을 의무화한 법률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스튜어트 내시(Stuart Nash) 조세장관은 최근 이른바 브라이트라인(bright-line) 테스트의 기준인 2년을 5년으로 연장하는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빠르면 다음 달부터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대주택 소유주들은 올해부터 실시된 주택 투자자에 대한 대출 완화와 기간 고정 임대계약의 연장 등에 대해서는 환영했다.
임대주택 공급 부족으로 렌트비 상승 전망
임대주택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하면서 렌트비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미(Trade Me)의 부동산 임대지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임대주택수가 연간 35% 감소해 렌트비가 3.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트레이드 미의 부동산 부문 나이겔 제프리스(Nigel Jeffries) 대표는 “오클랜드의 렌트비는 통상적으로 11-12 월 떨어지는데 이번에는 주당 530달러로 강세를 유지했다”면서“여름이 끝나기 전에 주당 550달러의 최고 기록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웰링턴의 임대주택 사정은 더욱 심각해 지난 1년간 임대주택 물량이 70% 급감하면서 렌트비가 6.7% 올랐다.
전국적으로 임대 가능한 주택은 연간 거의 50% 줄고 렌트비는 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부동산연구소도 올해 주택 투자자들이 대거 주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임대 가능한 주택수가 줄어 렌트비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의 애쉴리 처치(Ashley Church) 소장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호황기의 끝자락에 렌트비가 크게 상승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 렌트비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