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의 포로가 되고 있는 뉴질랜드인들

모기지의 포로가 되고 있는 뉴질랜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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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연령에 이르러도 갚아야 할 모기지가 있는 뉴질랜드인들이 늘고 있다. 내 집에 대한 빚 없이 은퇴를 맞이하려는 뉴질랜드인들의 꿈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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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연령 이르러도 모기지 있는 인구 증가

 

오타고 대학 연구팀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모기지가 없는 비율인 70%는 55-64세 연령층이 은퇴할 쯤에는 38%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재 모기지가 있는 65세 이상 연령층 비율인 13%는 55-64세 인구가 은퇴할 시기에는 약 33%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5-64세 인구의 3분의 1정도는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앞으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채 힘든 은퇴를 맞을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렌트로 살고 있는 노령 인구는 현재 14%에서 오는 2036년에 24%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오타고 대학 헬렌 로버츠(Helen Roberts)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은퇴 후에도 모기지를 계속 갚기 위해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뉴질랜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뉴질랜드 노령연금은 수급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책정되기 때문에 렌트로 살거나 갚아야 할 모기지가 있는 수급자들에게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인종과 사회 경제적 지위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리와 렌트 거주자,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개인 등은 낮은 수준의 금융 지식을 보인 반면에 백인, 아시안, 주택 소유자 등은 주택 소유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금융 지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최근 발표한 ‘국제 주택 및 모기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3%로 가장 높은 국가들 가운데 하나로 조사됐다.

 

모기지 없는 장밋빛 은퇴 계획 빠르게 사라져

 

금융능력위원회(CFFC)가 지난 2015년 뉴질랜드인들의 은퇴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거의 8명은 모기지 없는 내 집을 기대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이 같은 장밋빛 은퇴 계획은 20대에 첫 집을 장만하려는 꿈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은퇴를 앞둔 사람의 11%만이 생활하기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고 46%는 재정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능력위원회의 톰 하트만(Tom Hartmann) 편집장은 “모기지 없이 은퇴를 맞는 일은 지난 20년 동안 감소추세이고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며 “이는 뉴질랜드인들이 늦은 나이에 집을 구입하거나 장기 모기지를 선택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신용정보사 크레딧 심플(Credit Simple)이 지난 2017년 조사한 결과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 준다.

 

55세 이상 인구의 파산율이 2010년 21%에서 28%로 증가했고 전체 모기지의 28%를 가지고 있으며 평균금액도 32만1,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연령층도 전체 모기지의 8%를 점유하며 평균금액은 23만2,000달러였다.

 

이에 따라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은퇴 연령이 지나서도 계속 일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 33%에 불과

 

뉴질랜드 헤럴드지의 원루프(OneRoof)와 부동산 정보사 밸로시티(Valocity)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기지 없는 주택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2014년 36%에서 33%로 떨어졌다.

 

67개 지방 카운슬 중 41개 카운슬 지역에서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이 떨어진 가운데 타우랑가가 40%에서 32%, 퀸스타운이 48%에서 40%로 떨어지면서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14년 32%의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을 보인 해밀턴이 현재 27%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해밀턴은 모기지 있는 주택 소유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얘기다.

 

남섬의 셀윈과 북섬의 로워 허트와 어퍼 허트 등에서도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이 낮았다.

 

반면에 중간 주택가격이 64만달러인 코로만델에서는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이 5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코로만델은 다른 지역과 달리 지난 4년 동안 모기지 없는 주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중간 주택가격이 14만7,000달러로 낮은 와이로아가 코로만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이 높았고 19만달러의 중간 주택가격인 루아페후도 46%의 주택이 모기지가 없었다.

 

하지만 타우포와 타스만 지역은 중간 주택가격이 50만-60만달러로 비교적 높은데도 불구하고 모기지 없는 주택이 약 43%로 높은 편인데, 이는 이들 지역의 집값이 비교적 최근에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오클랜드의 경우 모기지 없는 주택은 2014년 33%에서 최근 30%로 떨어졌다.

 

밸로시티의 제임스 윌슨(James Wilson) 이사는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한 집값 상승을 보인 오클랜드, 웰링턴, 타우랑가, 해밀턴 등지에서는 더욱 많은 모기지를 필요로 하면서 사람들이 외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예를 들어 웰링턴의 투자자나 첫 집 구입자들은 어퍼 허트나 로워 허트에 주택을 구입하면서 이들 지역의 모기지 없는 주택 비율을 낮게 유지하거나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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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세이버 가입 "강제"로 변경해야

 

오타고 대학 연구팀은 뉴질랜드가 점점 모기지 포로들의 국가로 되어 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그 대책 가운데 하나로 현행 자발적인 키위세이버를 강제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키위세이버 가입이 자발적이기 때문에 정작 노후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저축할 여유가 없는 것으로 느끼면서 키위세이버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정부가 키위세이버 가입을 강제적으로 하면 미래 세대가 노령연금에 덜 의존하면서 금전적인 안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시장조사기업 캔스타(Canstar)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도 키위세이버에 일찍 가입할수록 은퇴 연령에 더욱 많은 돈이 모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25세의 나이에 평균 급여를 받는 사람이 소득의 10%를 키위세이버의 성장 펀드(growth fund)에 넣어 두면 복리 효과로 은퇴할 시기에 150만달러의 거액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키위세이버 가입자는 급여의 3%와 4%, 8% 옵션 외에 6%와 10% 저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키위세이버는 65세가 되기 전에는 돈을 찾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 전문가 애슐리 처치(Ashley Church)는 “흔히 젊은이들은 집을 사지 말고 렌트로 지내라고 충고하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한 말이다”며 “30-40대에 이 말을 믿는다면 미래를 낭비하는 것이므로 여유가 된다면 내 집 마련을 미루지 말 것” 이라고 조언했다.

 

그레이 파워(Grey Power)의 맥 웰치(Mac Welch) 회장은 30년 전 폐지된 카운슬 소유 연금 수급자 렌트 주택에 대한 보조를 부활해 줄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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