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식은 부모도 초청할 수 없는 나라

가난한 자식은 부모도 초청할 수 없는 나라

0 개 8,741 JJW

3년 동안 빗장을 걸어 잠궜던 부모초청이민이 마침내 내년 2월부터 다시 열린다. 그 동안 부모초청이민을 신청해놓고 기다렸던 대기자들이나 앞으로 부모를 초청할 계획인 이민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완전히 틀을 바꾼 부모초청이민은 웬만한 고소득자가 아니면 신청할 엄두도 낼 수 없게 됐다.

 

ff9a570302ed2b32b98d83c4a6b3af2f_1573532891_9576.jpg
 

부모초청이민 내년 2월부터 재개


부모초청이민은 지난 2016년 10월 당시 국민당 정부에 의해 검토할 필요성이 있고 입국 이민자 수를 조절한다는 이유로 임시 중단됐다.

 

임시적으로 중단됐던 부모초청이민은 하지만 2017년 총선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3년이 돼가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특히 노령 이민자를 제한하려는 뉴질랜드 퍼스트당이 노동당, 녹색당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부모초청이민에 대한 변화와 재개 시기 등에 대한 윤곽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부모초청이민 문이 닫힌 지 3년 만인 지난달 7일 이안 리스-갤로웨이(Iain Lees-Galloway) 이민장관은 부모영주비자에 대한 현행 기준을 10월 7일부터 폐지하고 내년 2월부터 새로운 기준으로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뉴질랜드 퍼스트당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대표는 부모를 후원하는 성인자녀들의 소득 기준이 강화된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은 노동당과의 연정 협상에서 뉴질랜드 퍼스트당의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피터스 대표는 부모초청이민으로 뉴질랜드에 오는 노령 이민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연금 혜택 등을 받아 납세자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해 왔었다.


중간연봉 2-4배의 소득 있어야 부모초청 가능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부모초청이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요건을 요구한다.

 

즉 이전 부모초청이민에서 요구됐던 부모의 수입이나 자산 등에 대한 조건 등은 폐지되는 대신 부모를 후원하는 뉴질랜드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인 성인자녀들의 최저 소득 기준이 크게 올랐다.

스폰서 1명이 부모 1명을 초청할 경우 스폰서의 최저 소득 기준이 이전 6만5,000달러에서 10만6,080달러로 63.2% 올랐다.

 

이는 중간연봉의 2배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부모초청이민 신청 직전 3년 중에서 최소 2년 동안 이 소득을 올려야 한다.

 

중간연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소득 기준은 매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스폰서 1명이 부모 2명을 초청할 경우 최저 소득 기준이 이전 6만5,000달러에서 중간연봉의 3배인 15만9,120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스폰서와 그 배우자가 부모 1명을 초청할 경우 이들의 최저 소득 기준은 이전 9만달러에서 15만9,120달러로 강화됐다.

 

또 스폰서와 그 배우자가 부모 2명을 초청할 때에는 최저 소득 기준은 중간연봉의 4배인 21만2,160달러에 해당된다.

 

이와 함께 이전에는 없었던 부모초청이민의 연간 쿼터가 1,000명으로 제한된다.

 

이는 지난 5월 ‘교육 및 직장 선택위원회’에 보고됐던 뉴질랜드에 있는 자녀와 재결합을 원하는 5,000여건의 부모 의향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초청된 부모는 여전히 건강 검진과 범죄 조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동안 중단됐던 부모초청이민 제도에 의해 의향서를 제출하여 대기 상태에 있던 신청자들은 새로운 의향서로 갱신하거나 기존 의향서를 철회하여야 하며 철회시 이민부 신청비는 환불된다.

 

임시 중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약 2,000명이 부모초청이민을 신청해 지난 1월까지 100만달러 정도의 신청비가 이민부에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은 사기

 

리스-갤로웨이 장관은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은 숙련 기술자를 받아들이고 보유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 부모초청이민의 중단은 신청자들에게 불필요하고 불공평한 불확실성을 가져다 주었다”며 “성인자녀의 소득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은 높은 소득을 요구하는 기술이민과 최근 변경된 임시워크비자와 보조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모와 같이 살게 됨으로써 성인자녀의 경제 성과와 뉴질랜드 정착이 개선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로운 소득 조건은 웬만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높은 문턱으로 다가오고 있다.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영국에 있는 어머니를 초청하려고 하는 오클랜드 대학 데보라 레비(Deborah Levy) 교수의 사례를 소개했다.

 

33년간 뉴질랜드에서 생활한 레비 교수는 2016년 부모초청이민이 중단되기 6개월 전에 런던에 살고 있는 85세 어머니의 비자를 신청했다.

 

뉴질랜드 정부의 갑작스런 부모초청이민 중단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레비 교수 가족은 초조하게 재개를 기다렸고 마침내 재개 소식을 접했지만 소득 기준과 쿼터 제한 등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민 근로자 협회는 스폰서 소득 자격요건이 지나치게 높아 대부분의 근로계층 이민자들은 부모를 초청할 수 없게 됐다며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이 반이민적이고 반근로계층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민 근로자 협회는 호화스런 생활을 하는 소수의 부자들만 부모를 초청할 수 있게 한 부모초청이민은 사기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소득 자격요건을 폐지할 것을 요청했다.

 

소수 부자만을 위하고 보통 사람들에 대한 차별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이민 법무사 제라드 코헨(Gerard Cohen)은 부모초청이민 재개는 긍정적인 변화지만 후원 자녀들의 소득 기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코헨은 “새로운 부모초청이민 제도는 가난한 사람과 중간 소득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다”며 “기본적으로 부자만을 위한 엘리트주의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기존에 부모초청이민을 신청해 놓고 기다리는 사람들 가운데 20-30%만이 새로운 조건에 부합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민 법무사와 변호사를 대표하는 뉴질랜드 이민 투자 협회도 정부의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 협회의 준 란슨(June Ranson) 회장은 정부가 기본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그들의 부모를 데려올 수 없고 소수의 선택 받은 부자들만 부모를 초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란슨 회장은 이어 “기술 이민자들은 그들의 부모를 데리고 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뉴질랜드에 온다”며 “부자들에게만 부모초청이민을 제한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이고 결과적으로 많은 이민자들이 뉴질랜드를 떠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는 “새로운 부모초청이민에 의해 비자를 받는 부모들은 노령연금과 같은 복지제도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며 “정부는 성인자녀가 재정적으로 도울 수 없는 뉴질랜드에 부모가 이민와서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IRD “외국 나가 살아도 학비 대출금 끝까지…”

댓글 0 | 조회 3,248 | 3일전
지난 199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Student Loan Scheme)’를 시작한 이래 2023년 6월까지 147… 더보기

수당 수급자 역대 최다

댓글 0 | 조회 2,753 | 4일전
각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40만명에 이르면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당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당 수급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경제가 … 더보기

경제정책에 밀려난 환경정책

댓글 0 | 조회 937 | 2024.11.06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집권하면서 가장 뚜렷하게 바뀐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가 환경보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다.이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했던 환경정책들을 접고 경… 더보기

NZ, 지난 5년간 이렇게 변했다

댓글 0 | 조회 3,450 | 2024.11.06
지난해 실시된 센서스 자료가 5월에 1차로 공개된 데 이어 10월에 다시 나왔다.센서스 결과는 인구 동향을 비롯해 지난 5년간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더보기

자주 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기소될 수도

댓글 0 | 조회 2,732 | 2024.10.23
앞으로 자주 무단결석하는 학생의 부모는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정부가 으름장을 놓았다. 또 학기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의 날이 금지된다.이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 정… 더보기

주택보유율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오클랜드는…”

댓글 0 | 조회 2,819 | 2024.10.22
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센서스’ 중 주택과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보유율(home ownership)’이 5년 전인 2018년 … 더보기

관광세 대폭 인상, 得인가 失인가

댓글 0 | 조회 2,819 | 2024.10.09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과되는 이른바 ‘관광세’가 100달러로 인상됐다. 정부는 많은 방문객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관광세를 기존보다… 더보기

NZ 거주 인구 “30%는 해외에서 태어났다”

댓글 0 | 조회 3,239 | 2024.10.08
원주민인 마오리와 유럽계, 그리고 태평양 제도 출신이 주류이던 뉴질랜드의 인구 다양성이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더욱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10월 3일 뉴질랜드 통계… 더보기

실업 느는데 수당 강화하는 정부

댓글 0 | 조회 4,358 | 2024.09.25
정부가 수당 수급자들에 신호등 체제를 도입하는 등 수당을 강화하고 나섰다. 일부 수급자들은 벌써부터 수당이 깍이는 등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더보기

3년간 작전으로 와해시킨 대형 갱단, 하지만…

댓글 0 | 조회 2,858 | 2024.09.24
현재 뉴질랜드가 가진 사회적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은, 갈수록 늘어만 가는 마약 문제와 더불어 좀처럼 줄지 않는 불법 총기 문제, 그리고 청소년 범죄 문제라는… 더보기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인하 …기다렸던 결정이지만 비난받는 이유

댓글 0 | 조회 6,834 | 2024.09.11
중앙은행이 지난달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4년여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긴 경기 침체와 높은 대출금리에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던 소식이었다. … 더보기

의사는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2,942 | 2024.09.10
전국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 부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주니어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구급요원, 그리고 보건 행정 직원까지 시위에 나서고 있… 더보기

가드닝 계절 “레지오넬라병도 조심해야”

댓글 0 | 조회 2,717 | 2024.08.28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와 풀이 생기를 찾고 새순이 돋아나면서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면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매일 아침이면 기온이 영하 가까이 떨어지는 꽃샘… 더보기

외식업계의 한숨 “폐업 위기 내몰려”

댓글 0 | 조회 6,004 | 2024.08.28
외식업계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모든 업체들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레스토랑과 카페, 바들이 영업을 유지하기가 힘들 정도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보기

일자리 없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주 근로자들

댓글 0 | 조회 6,645 | 2024.08.14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품고 뉴질랜드에 입국한 많은 이주 근로자들이 공교롭게 뉴질랜드를 덮친 경기 침체에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본국으로 … 더보기

장난감 만들던 형제 “NZ 최고 부자로 등장”

댓글 0 | 조회 5,107 | 2024.08.14
20년이나 넘도록 ‘뉴질랜드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던 그레이엄 하트(Graeme Hart)를 제치고 올해는 새로운 가문이 최고 갑부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배경

댓글 0 | 조회 6,865 | 2024.07.24
뉴질랜드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램 레이드, 총기 사건 등 폭력 범죄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갱단의 수와 활동도 증가하고 있다.국제적으로 평화롭고 안전한 국가로 … 더보기

호주로 향하는 수많은 키위들, 도대체 그 이유는?

댓글 0 | 조회 7,001 | 2024.07.23
지난주 통계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의 이민 동향에서 뉴질랜드가 연간 2만 7,000명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코비드-19 … 더보기

어렵게 마련한 첫 집인데 … 매입가보다 떨어진 집값

댓글 0 | 조회 9,236 | 2024.07.10
큰 맘 먹고 첫 주택을 장만한 많은 사람들이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이 매입가격보다도 떨어져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주택시장 호황기에 첫 집을 매입했던 수… 더보기

온라인 도박으로 $16,000 날린 11살 어린이

댓글 0 | 조회 4,521 | 2024.07.09
인터넷으로 온 세상이 연결되고 스마트폰이 우리 몸의 일부로 변한 요즘 성인은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너무도 쉽게 온라인 도박에 노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회 문… 더보기

예의바른 전화가 이틀 연속 내게… 왜?

댓글 0 | 조회 3,694 | 2024.06.26
최근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웹사이트 등 자체 온라인망을 통해 교민들에게 ‘경찰 사칭 스캠 전화’를 주의하라는 안내를 내보냈다.대사관 측은, “주재국 경찰 당… 더보기

절도, 이민자 착취, 위협 행위, 그리고 녹색당

댓글 0 | 조회 3,059 | 2024.06.25
좌파 계열의 녹색당이 올해 들어 소속 의원들의 잇단 비행에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가 하면 운영했던 사업체에서 이민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한… 더보기

해외로 이주하는 뉴질랜드인 역대 최대

댓글 0 | 조회 6,923 | 2024.06.12
높은 생활비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버티기 힘든 뉴질랜드인들이 더 나은 기회와 높은 수입, 삶의 질을 위해 뉴질랜드를 떠나고 있다.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 더보기

아시안과 마오리 인구, 엇비슷해졌다

댓글 0 | 조회 2,880 | 2024.06.11
뉴질랜드 통계국은 2023년 3월 7일 기준으로 실시했던 ‘제35차 센서스(35th Census of Population and Dwellings)’ 중 인구와 … 더보기

죽음의 공포 겪은 국제선 승객들

댓글 0 | 조회 5,585 | 2024.05.29
최근 런던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하던 국제선 여객기가 극심한 ‘난기류(turbulence)’를 만나 한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이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