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취업을 하려는 노인들을 돕고 연령차별주의를 없애 나간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인구 고령화와 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계속 일을 하고 싶어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지만 뉴질랜드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연령차별 등으로 마땅한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노년층을 위한 정부 전략 발표
정부는 지난 1일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한 ‘더 좋은 후반 인생(Better Late Life)’ 전략을 발표했다.
시니어부 트레이시 마틴(Tracey Martin) 장관은 발표를 통해 이번 전략은 노인들이 사회에 더욱 참여하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밝혔다.
오는 2034년까지 뉴질랜드 인구의 약 25%인 120만명이 65세 이상이고 85세 이상 인구도 작년보다 두 배 많은 17만9,000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65세 이상 마오리 인구는 4만8,500명에서 10만9,400명으로, 퍼시픽 아일랜더 인구는 2만1,300명에서 4만6,700명으로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가운데 65세 이상 아시안 인구는 5만9,500명에서 17만1,900명으로 거의 세 배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취업인구의 약 6.2%를 차지하는 노년층 비중은 2033년에 10.6%로 늘어날 전망이다.
마틴 장관은 이러한 인구적 변화가 경제와 직장, 주택,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좋은 후반 인생’ 전략의 5대 주요 행동 영역은
▲ 재정적 안정 및 경제 참여
▲ 건강한 노년 서비스
▲ 다양한 주거 선택
▲ 사회 참여에 대한 기회
▲ 접근 가능한 환경 구축 등이다.
정부는 2년마다 성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행동 계획을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마틴 장관은 “노인들에 대한 연령차별과 부정적 고정관념 및 태도 등은 후반기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략의 두 가지 중요한 영역은 노인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주거 선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도 존재하는 연령차별주의
60세 이상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Seniors@work 구직 사이트는 최근 연령 제한을 55세로 낮췄다.
직업을 구하는데 고충을 겪고 있는 많은 50대 구직자들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이안 프레이저(Ian Fraser)는 자신의 힘들었던 구직 경험을 바탕으로 노령 구직자들을 위한 구직 사이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그 자신이 60세에 75곳에 구직 신청을 했으나 한 곳에서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프레이저는 노령 근로자에 대한 잠재적인 편견과 부정적인 관념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고 간파했다.
이에 고용주들과 노령 구직자들을 연결해주는 사이트를 개설하여 사업체들과 노령 인구에 혜택을 주게 되었다.
프레이저는 이 사이트가 단순한 구직 사이트를 넘어 전반적인 근로 준비 정보와 웰빙 블로그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변화는 다양한 연령대의 일터를 만들었고 4대가 함께 일하는 회사들도 나타났다”며 “연령의 다양성은 비즈니스에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생년월일 없는 CV, 하지만 경력사항으로 나이 쉽게 짐작
선데이 스타 타임스 지는 최근 연령차별이 뉴질랜드 고용시장에 살아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68세의 전기 기사 그라함 셰퍼드(Graham Shepherd)는 전기 기사가 부족해 해외에서 데려와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에 기여하고 주택대출을 갚기 위해 계속 일을 하고 싶지만 나이가 구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65세였던 2017년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해 잠시 사회복지사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던 마셀 라몬트(Marcelle Lamont) 역시 재취업이 무척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는 “이력서에 생년월일을 기입하지 말라고 하지만 경력사항이 많으면 나이도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고용주들은 20년 경력을 가진 20대를 원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고용주 및 제조업자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회원의 15%만이 노령 근로자를 채용하고 관리하는데 적극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협회의 폴 자비(Paul Jarvie)는 노령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주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한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용주들은 근로자의 연령이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등고용기회위원회의 사우노아말리 카라니나 수메오(Saunoamaali’i Karanina Sumeo) 위원장은 “우리는 노령 근로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그들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도 그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령차별주의 뒤의 그릇된 편견들
선데이 스타 타임스 지가 최근 보도한 연령차별주의 배후의 잘못된 생각들에 대해 소개한다.
노령 근로자는 생산성이 낮다 - 영국 사업혁신기술부는 생산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정확성과 신뢰성, 판단력 향상 등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령 근로자는 변화를 거부한다 - 미국 노동부는 노령 근로자들은 변화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과거에도 자주 변화를 목격했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을 더 많이 던진다고 말했다.
노령 근로자는 병가를 더 많이 갖는다 - 지난 2002년 뉴질랜드 고용주 조사에 따르면 단지 7%의 고용주가 이 말에 동의했다. 2014년 영국의 보험회사 리아스(RIAS)의 조사 결과 20-30세 근로자의 절반 정도가 병가를 신청한 것에 비해 50세 이상에서는 25%에 불과했다.
곧 은퇴할 나이의 사람을 고용하여 훈련시킬 필요가 있는가 - 영국의 한 조사 결과 사람들은 평균 5년에 한번 직장을 바꾸는 가운데 45-54세 근로자는 25-34세 근로자에 비해 두 배나 긴 기간 동안 같은 직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근로자는 사고가 많다 - ACC에 따르면 가장 사고가 많은 연령대의 근로자는 15-24세이고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65세 이상 근로자는 1,000명의 풀타임 근로자당 124건의 사고 신청을 보였다.
고령 근로자는 에너지가 부족하다 - 미국의 성공적인 창업자들의 평균 연령은 45세이다.
노령 근로자는 IT를 잘 모른다 - 미국의 IT 회사들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근로자들이 젊은 근로자들에 비해 IT 지식이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 근로자는 필요 이상의 자격을 가졌다 - 이러한 생각은 노령 근로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더욱 잘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높거나 상급자보다 더 나은 기술을 가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차별은 없다 - 미국의 과학건강 카운슬에 따르면 나이와 관련된 차별을 금지하는 법적 보호에도 불구하고 차별 불법화와 차별 형태의 감소 사이에 시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고용시장에서 연령에 따른 차별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 일반 가정이 가사 근로자를 채용할 때
▲ 고용계약서에 은퇴할 특정 연령을 명시했을 때
▲ 연령이 안전상 또는 다른 사유로 진실한 자격이 될 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