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1%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 이하인 실정이다. 올해 마이너스 기준금리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예금 이자율의 추가 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이자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포트폴리오를 재고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제로 이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업체 캔스타(Canstar)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11월에 가입한 1만달러 원금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가 2020년 113.33달러로 2012년 409달러에 비해 7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계좌의 이자는 더욱 떨어져 2012년 319달러에서 2020년 51달러로 84% 급감했다.
정기예금 이자는 2014년 422.63달러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캔스타의 조세 조지(Jose George) 총무부장은 초저금리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자산 운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예금금리는 작년 3월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에서 0.25%로 대폭 인하한 이후 떨어지고 있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018년 10월 3.26%에서 2020년 10월 0.93%로 떨어졌다.
분산 투자가 핵심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예금 잔고는 늘었다.
은행들의 전체 예금 잔고는 2019년 9월 3,591억달러에서 2020년 9월 3,940억달러로 9.7%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고는 같은 기간 1,958억달러에서 1,782억달러로 감소한 반면에 저축계좌 잔고는 837억달러에서 1,052억달러로 증가했다.
조지 부장은 이자율에 관계없이 3-5개월 생활비 정도의 금액을 비상시에 대비해 은행에 예치해 두는 것을 권장했다.
재무상담사 리즈 고(Liz Koh)는 “은행에 넣어둔 돈은 투자 목적의 자금이 되어서는 안된다”며“이자 수입으로 생활하려는 은퇴자는 다른 재테크 수단을 찾아야 할 것” 이라고 주문했다.
고 상담사는 “65세 이상 사람들은 앞으로 5년 동안 목돈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키위세이버에 투자할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은퇴하지 않은 사람들은 분산 투자가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금융 교육 웹사이트 ‘소티드(Sorted)’의 톰 하트만(Tom Hartmann) 개인금융팀장은 투자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그 투자의 위험도와 언제 그 돈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초저금리 상황에서 고수익을 유혹하는 사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며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뉴질랜드에서 불법인 전화 권유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위세이버 운영기관과 펀드 선택이 중요
2019년 7월부터 65세 이상 사람들도 키위세이버에 신규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변경된 이후 많은 은퇴자들이 저금리의 예금 대신 키위세이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키위세이버 운영기관과 펀드 선택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호주의 투자조사회사 수퍼레이팅스(SuperRatings)가 최근 발표한 키위세이버 펀드 실적 조사에 따르면 같은 균형(Balanced) 펀드라도 5년후 1위에 오른 피셔 펀드(Fisher Funds)의 순수익은 6,132달러이고 10위에 오른 웨스트팩 키위세이버(Westpac KiwiSaver)는 4,849달러로 1,200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 참조)
10위 안에 들지 못하는 펀드들은 그마저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에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도 20, 30년 시간이 지날수록 운영기관과 펀드에 따른 수익률 격차는 크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수퍼레이팅스의 커비 라펠(Kirby Rappell) 대표는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과 수수료, 서비스 등 세 가지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트만 팀장은 “수수료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며 “수수료가 평균보다 높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문회사 ‘마이 피두시아리(MyFiduciary)’의 크리스 더글라스(Chris Douglas) 주임은 “수수료가 통상 계좌 잔액의 1% 이상이면 높은 수익률을 주어야 하고 1.5%가 넘으면 수수료가 매우 비싼 것이다”고 말했다.
보수(Conservative) 펀드의 경우에는 수수료가 계좌 잔고의 0.5% 이상만 되어도 높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운영기관은 높은 수수료를 지불할만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펠 대표는 밀포드 자산관리(Milford Asset Management)는 높은 수수료를 받지만 수익률은 항상 상위에 조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트만 팀장은 “과거 실적이 미래의 실적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실적에 근거해서 펀드를 선택하는 방법을 추천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나쁜 실적을 내는 펀드는 관리부실로 봐야 하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투자 실적은 적어도 5년 이상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트만 팀장은 키위세이버 펀드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가입되는 펀드는 대부분 노후 설계에 맞지 않는 펀드이기 때문에 본인에 맞는 펀드 선택을 강조했다.
작년부터 주식투자자 급증
이론적으로 저금리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싸게 자금을 빌릴 수 있고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은 예금 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산 가운데 하나인 주식에 몰리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쉽고 저렴한 수수료의 온라인 주식 매매 플랫폼에 가입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늘었다.
가장 잘 알려진 셰어시스(Sharesies)의 가입자는 1년전 약 9만5,000명에서 현재 약 25만9,000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신규 가입자 대부분은 주식 초보자들로 추정된다.
문제는 뉴질랜드 주가지수가 역사적 고점에 있다는 점이다.
작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10년 간의 긴 상승장을 마감한 뉴질랜드 주식시장은 한 달 동안의 짧은 곰 장세를 거친 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피셔 펀드의 프랭크 자스퍼(Frank Jasper) 수석 투자상담사는 “초보 투자자들의 흔한 문제는 산만한 접근법을 가지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희망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 이라고 조언했다.
캐슬 포인트 펀드(Castle Point Funds)의 리차드 스텁스(Richard Stubbs) 공동 설립자는 “대부분의 투자 원칙들은 단순하고 이해기 쉽지만, 그것들을 고수하는 것이 어렵다”며 “내가 아는 우수 투자자들은 대개 장기 전망을 갖고 단기 가격 변동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밀포드 자산관리의 샘 트레스웨이(Sam Trethway) 포트폴리오 부장은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매도 시점이다”며 “5년 전에 저위험 주식으로부터 8-10%의 수익률을 기대했을 수 있으나 금리가 떨어져 목표 수익률도 5% 정도로 내려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 펀드(Pie Funds)의 마이크 테일러(Mike Taylor) 대표는 올해 낙관적인 많은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여전히 낮고 중앙은행은 시중에 유동성을 풀고 있으며 해외 관광객이 전무한 점을 감안하면 뉴질랜드 경제가 나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있다는 것이다.
테일러 대표는 “그 동안 오르지 못한 종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정상 생활로 돌아갈 것을 예상한다면 호텔이나 관광업, 항공사 등의 실적이 개선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