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카운슬이 통합 13년 만에 가장 어려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2023/24 예산에서 3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예산 적자를 예상하면서 오클랜드 시장은 이를 재산세만으로 충당하려면 20% 이상의 대폭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미 오클랜드 카운슬은 인원 감축과 함께 컨설팅 비용, 출장비, 접대비, 훈련 비용 등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중단하는 전례 없는 수준의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예산 적자뿐 아니라 당초 계획을 휠씬 뛰어넘는 도심순환철도(CRL) 공사 비용과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 비용 증가 등 재정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하지만 오클랜드 카운슬이 보유한 자산을 수입원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억달러 이상의 예산 적자
오클랜드 카운슬이 당초 추산한 2023/24 예산 적자액은 2억9,500만달러였다.
하지만 지난 10일 열린 시의원 회의에서 오클랜드 카운슬 피터 구드셀(Peter Gudsell) 수석 재무 책임자는 3억2,500만달러로 수정 보고했다.
여기에 오클랜드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폭우에 대비하는 자금 5,000만달러를 포함하면 예산 적자 규모는 3억7,500만달러로 불어난다는 것이다.
웨인 브라운(Wayne Brown) 오클랜드 시장은 예산 적자를 재산세만으로 메꾸기 위해서는 22.5%의 재산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카운슬의 재무 상태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재무 계획을 세우지 않고 부채를 감소하지 않는다면 해가 갈수록 적자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법으로 정한 균형 예산을 만들기 위해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카운슬이 보유한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 매각,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의 재산세 인상, 카운슬 산하기관들의 비용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예산 적자에 따른 재산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잠정 예산안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재산세 순인상률은 4.6%로 지난 1분기의 연간 물가상승률 6.7%보다 낮지만 생활비 위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수준이다.
여기에 오클랜드 카운슬이 추가로 제안한 폭우 대비 자금을 감안하면 재산세 인상률은 약 5.6%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운 시장은 “우선 오클랜드 카운슬 자체적으로 가능한 부분은 절약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난 2년 동안 급여 비용이 증가한 카운슬 산하기관(CCO)들의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 카운슬 산하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오클랜드 트랜스포트(AT)는 지난달 약 15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오클랜드 카운슬로부터 2,500만달러의 비용 절감을 요청받은 AT는 카운슬에 제출한 자체 예산안에서 2,0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약 150명을 감축하겠다고 보고했다.
AT의 딘 킴프턴(Dean Kimpton) 대표는 “새로운 회계연도에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7월 1일 이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카운슬을 대표하여 부동산을 매매하고 관리하는 이케 파누크 개발(Eke Panuku Development)도 20명 정도의 인원을 줄일 예정이다.
브라운 시장은 CAB의 업무는 ACC처럼 정부가 관장해야 할 서비스라며 CAB에 대한 200만달러의 예산 삭감을 제안했다.
카운슬 소유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 매각 쟁점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카운슬이 보유한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 매각이 예산 적자를 해결하는 유일한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의 1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 약 22억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브라운 시장은 재산세를 물가상승률 이하의 소폭으로 인상하려면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 매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클랜드 카운슬은 1년 단위로 들어오는 수입과 나가는 비용을 맞춰야 하는 운영체이다”며 “오클랜드 국제공항으로부터의 수입은 주식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높은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형편없는 투자이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매년 8,000만여달러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다른 부문에서 과도한 예산 삭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카운슬이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을 보유해도 더 이상 국제공항 경영자를 지명하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은 오클랜드 카운슬에 2010 ~ 2019년 매년 평균 4,000만달러의 수입을 주었고 1억달러의 한 차례 수입까지 포함하면 매년 평균 5,000만달러의 수입원이다.
하지만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을 보유하기 위한 이자 비용 등으로 매년 8,700만달러가 사용되고, 금리 상승으로 그 비용은 1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1명의 시의원 가운데 현재 9명의 시의원은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 매각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국제공항 지분을 전략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이들 시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국제공항은 현재 그 자리에 있을 것이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누가 주식을 소유하든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접수된 시민들의 의견 가운데 55%는 오클랜드 국제공항 주식의 일부를 매각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운 시장은 오클랜드 카운슬 산하기관인 AT에 재정적인 문제뿐 아니라 접근 방식의 완전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임시 교통 관리에 매년 1억4,500만달러의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AT에 정당화할 수 없는 도로 공사 지출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브라운 시장은 도로 공사로 인한 차선 폐쇄와 오렌지색 트래픽콘 사용이 지나치고 불필요하다며 최근 이를 줄이기 위한 네 단계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첫째 뉴질랜드 교통국의 초안에 기초하여 각 상황에 맞으면서 리스크 절감을 목표로 하고, 둘째 하청업체들은 가능한 곳에 보수 작업을 하면서 일방 통행 접근 방법을 실험한다.
셋째 하청업체들에 금전적 벌금을 통해 도로 공간 감소를 장려하고, 마지막으로 현행 임시 교통 관리와 새로 시험할 접근 방법의 비용 분석에 관한 독립적인 보고서를 시장실이 주관하여 작성하는 것이 포함됐다.
브라운 시장은 도로 보수와 유지 작업은 필수적이고 피할 수 없지만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클랜드 도로에 트래픽콘들이 너무 많이 있다는 생각을 오랫 동안 해왔다”며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비용도 치뤄야 한다는 주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한 주문이 높은 비용을 치르게 했고 오클랜드 시민의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며 “하청업체들이 자신들의 주차와 자재 보관, 식사 등으로 도로에서 필요한 공간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납세자와 소비자, 도로 사용자 등에 정당화할 수 없는 부담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AT의 현행 의례는 도심이나 시골, 도로 보수나 행사에 관계없이 비슷하게 차선을 폐쇄하고 트래픽콘을 설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에 많은 트래픽콘은 실제적인 수준의 리스크 조절없이 과도하게 이뤄지는 임시 교통 관리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도로 공사에 걸리는 시간과 차선 폐쇄 빈도, 사용되는 많은 트래픽콘은 과다하고 불필요합니다. 이처럼 부당한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줄여 나갈 것입니다.”
자동차협회(AA)는 오클랜드 시장의 제안을 전반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AA의 마틴 글린(Martin Glynn) 정책 이사는 “많은 도로 공사들이 지연되는 것으로 보이고 하청업체들은 그들이 도로 사용자에 부과하는 불편의 비용을 인식하지 않는다”며 “AT가 도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력라인기업인 벡터(Vector)도 교통 관리로 매년 자사에 3,0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전력 회복 작업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브라운 시장이 제안한 임시 교통 관리 시도를 환영했다.
오클랜드 도로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도로 공사는 오클랜드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최근 그레이 린(Grey Lynn)의 한 보행자 횡단보도는 지난해 9월 완공된지 7개월 만에 다시 공사를 했다.
AT와 계약을 맺은 ‘트래픽 시스템즈’(TSL)라는 하청업체가 공사를 맡은 이 횡단보도는 완공한 후에 여러가지가 표준에 맞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오클랜드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34만6,000달러의 비용이 낭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 엔지니어 출신인 브라운 시장은 이번 사례는 AT가 하청업체 계약과 공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시가 주관하는 최대 교통 프로젝트인 도심순환철도(CRL) 공사 비용이 이전 추산치보다 10억달러 이상 불어나면서 예산의 구멍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34억달러의 당초 추산액에서 44억1,900만달러로 늘어났다가 이번에 다시 54억9,300만달러로 불어난 것이다.
도심순환철도는 오클랜드 도심 지하에 3.4km의 철로를 만들어 도심 기차 수용 인원을 두 배로 늘릴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뉴질랜드 최대 규모의 인프라 공사이다.
공사 비용은 오클랜드 카운슬과 중앙 정부가 절반씩 부담한다.
공사를 책임지는 CRL 리미티드(Ltd)는 공사 비용의 증가를 코로나19와 록다운, 관련된 영향 등에 돌렸고 완공 시기를 2024년에서 2025년 11월로 연기했다.
지난 2019년 오클랜드 카운슬이 10억달러의 늘어난 공사 비용 중 카운슬이 부담해야할 5억달러에 대한 시의원들의 투표가 실시됐을 때 필 고프(Phil Goff) 당시 시장은 “도심순환철도가 없다면 오클랜드는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시장은 도심순환철도의 늘어난 공사 비용에 대해 정부 측에 50% 이상을 부담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클 우드(Michael Wood) 교통 장관은 공사 전체 설정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세워졌다며 브라운 시장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예산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비어 있는 카운슬 소유의 땅과 건물 가치가 26억달러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질랜드 헤럴드지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클랜드 카운슬이 비어 있는 땅이나 건물이라고 자체 분류한 가치가 26억달러로 전체 320억달러의 8.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어 있는 상업용 건물이 100개에 3억1,700만달러, 주거용 건물 356개에 2억8,300만달러, 산업용 건물 69개에 2억1,100만달러, 라이프스타일 건물 35개에 7,5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비어 있는 부동산으로 분류됐다고 해서 반드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15억달러 가치의 1,819개 필지는 비어 있는 것으로 분류돼 있지만 대부분은 운동장이나 공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데슬리 심슨(Desley Simpson) 오클랜드 부시장은 카운슬 소유 토지는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매각하는데 매우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음 회계연도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클랜드 카운슬 소유의 빈 땅을 매각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플랫 부시에 새로운 부심지를 조성하기 위해 3,000만달러와 2,500만달러 가치의 두 개 빈 블록을 소유하고 있다.
또 오클랜드 도심 윈야드 쿼터에는 시가 7,000만달러의 빈 토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고급 아파트와 사무실,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오클랜드시의 2023/24 예산은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불과 이틀 전인 6월 29일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3월 말에 마감된 시민 의견에는 4만여건로 역대 가장 많은 제안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