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주택시장 바닥론

고개 드는 주택시장 바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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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말부터 떨어지기만 했던 주택가격이 마침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집값 급락세도 멈췄고 그 동안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오클랜드에서 18개월 만에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 주택시장 바닥론을 뒷받침한다. 또한 금리가 정점에 이르렀고 집값이 안정되거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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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폭 가장 컸던 오클랜드 집값 회복 징후


부동산정보업체 코어로직(CoreLogic)이 지난달 내놓은 부동산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4~6월 오클랜드 195개 주택지역 가운데 거의 12%에서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어로직은 이같은 결과가 주택 소유주들에게 주택시장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8개월 만에 반등한 오클랜드 집값은 전국적으로 10% 지역에서 상승한 뉴질랜드 전역에 비해 다소 앞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코어로직의 켈빈 데이비슨(Kelvin Davidso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개월 동안 195개 오클랜드 모든 지역이 집값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오클랜드가 2021년말 집값 고점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경험했던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집값 회복의 징후를 보이는 첫 지역 가운데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이민 급증도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 같은 대도시의 렌트 및 주택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그는 “주택시장의 급반등을 기대하진 않지만 집값이 실질적으로 보합세이고 하락을 마감하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소득 대비 높은 집값과 엄격한 투자자 규정으로 주택 수요를 제한하고 집값 상승을 누르면서 비교적 조용한 시장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23개 지역에서 집값이 올랐으나 165개 지역에서는 아직 떨어졌고 7개 지역의 집값은 변동이 없었다.


남부 오클랜드 레드 힐(Red Hill)의 집값이 2.5%로 가장 많이 올랐고 14개 지역에서 가장 낮은 0.5% 상승에 그쳤다.


파라우(Parau), 토타라 하이츠(Totara Heights), 와틀 다운스(Wattle Downs) 등지에서는 집값이 16% 이상 큰 폭으로 내렸고 폰손비(Ponsonby), 오마하(Omaha), 와이우쿠(Waiuku) 등지에서는 하락폭이 5% 미만이었다.


오클랜드 107개 지역의 집값은 최소 10% 떨어졌다.


뉴질랜드 전국 917개 지역 중 860개가 지난 12개월 동안 집값이 떨어진 가운데 729개 지역은 최소 5% 하락했다.


하지만 4~6월의 자료만 보면 128개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를 보였고 71개 지역에서 최소 0.5% 올랐다.



터닝 포인트에 근접한 주택시장 


ASB가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주택시장 신뢰도 조사도 뉴질랜드가 주택시장의 전환점에 거의 이르렀고 비록 낮은 상승이지만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은 약간 떨어졌지만 주택 매매 증가로 마침내 터닝 포인트를 지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보다 여전히 높지만 완화되고 있어 금리 인상도 정점에 이르렀다는 관측이다.


집값이 안정되거나 상승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주택을 구매하기에 적기인가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이 거의 절반으로 갈렸다.


12개월 전에는 금리 상승과 높은 구매가격 등에 대한 우려로 주택 구매에 부적당한 시기라는 의견이 주류였다.


보고서는 그 이후 떨어진 집값으로 많은 키위들이 추가 금리 상승을 감당할 수 있다면 현재 집값은 구매할만한 수준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집값 하락이 조금 더 이어지고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아직 약간 많지만 금리 정점과 집값 안정 및 상승을 점치는 응답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보다 34% 더 많았다.


이는 1분기 43%에서 감소한 것이다.


ASB는 “이는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시장이 하강하기 시작한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의미있는 변화이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히 캔터베리와 기타 남섬 지역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집값의 급격한 회복을 점치는 응답자는 적었다.


이민자 증가가 집값 회복에 긍정적이라도 모기지 금리가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점이 주택시장 반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는 지난 5월 주택시장 반등이 사람들의 생각보다 아주 근접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은 굳건하게 구매자 주도지만 오픈 홈에 모이는 사람들이 늘고 4개월 연속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웨스트팩이 지난 5월 내놓은 보고서도 주택시장의 저점이 기존 전망보다 빨리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1년 모기지 금리가 인상된 후로 집값이 전국적으로 평균 17% 빠졌다”며 “하지만 인구 증가와 장기 모기지 금리 하락이 집값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웨스트팩은 집값 전망을 수정하여 올해 중반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집값 상승은 향후 이민 수준에 크게 의존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ANZ은 이미 지난 4월 주택 매매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징후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ANZ은 집값에 대한 전망치를 2021년 11월 정점 대비 22% 하락에서 18% 하락으로 수정했다.



주택시장 바닥을 보여주는 5월 지표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78만달러로 1년 동안 8.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의 중간가격과는 변동이 없었다.


웨스트팩의 사티쉬 란츠호드(Satish Ranchhod) 이코노미스트는 REINZ 5월 자료는 매매량과 가격이 3개월째 상향하면서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란츠호드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 주택시장의 바닥은 지난 2월이었다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 평균 집값은 2021년 11월과 2023년 2월 사이 17% 하락했다.


지난 2월 집값은 0.4% 상승해 2021년초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란츠호드 이코노미스트는 매매량이 전국적으로 늘었고.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소폭의 집값 상승을 전망했다.


ANZ의 샤론 졸너(Sharon Zollne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주택 지표는 다시 한번 주택 매매량과 가격 모두 상승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며 “하반기에 높은 순이민과 중앙은행 기준금리 동결, 대출조건 완화 등으로 집값이 3%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주택시장에 주는 희망 


뉴질랜드 경제가 예상보다 일찍 경기침체에 진입한 점이 주택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계청은 지난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의 0.7% 감소에 이어 또다시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2개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는 경우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한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 성장했으나 시장의 예측치 2.6%에는 미치지 못했다.


경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비즈니스 서비스가 3.5% 감소한 것과 함께 운송, 우편, 창고업도 2.2% 감소한 것이다. 

반면 미디어와 통신은 2.7% 성장했다.


뉴질랜드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선도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0개월 만에 금리를 5.25%포인트나 올리는 등 인상 속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빨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이나 자동차 기타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비용이 더 비싸졌다.


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부문은 주택시장이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가계가 이미 치솟은 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급증하는 등 고통이 가중되었다.


키위뱅크의 재러드 커(Jarrod Kerr)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너무 많이 인상했으며, 앞으로 1년 동안 경제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계 소비가 줄면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철회한다면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5.5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긴축 사이클의 사실상 중단을 시사했다. 


아드리안 오르(Adrian Orr) 중앙은행 총재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경제 지표가 정책 목표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뉴질랜드가 예상보다 빨리 경기침체에 돌입하면서 연말쯤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집값 반등 


주택시장의 반등은 뉴질랜드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집값 폭락을 주도했던 홍콩, 캐나다, 호주 등의 주택가격이 반등했다.


지난해 15.6% 폭락했던 홍콩은 1월부터 세달 연속 집값이 상승했다.


고점 대비 14% 하락했던 캐나다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5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1% 상승했고 주택 판매량은 전월 대비 5.1% 증가했다.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7% 정도 집값이 떨어진 호주도 주택시장이 반등하고 있다. 


코어로직의 주택지수는 5월 1.2% 오르는 등 세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어로직은 당초 호주의 집값이 올해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 4% 상승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글로벌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과 관련,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폭락할 수 있다고 봤지만, 주택가격이 2019년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2021년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저금리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금리인상으로 2008년 리먼쇼크처럼 집값 폭락 가능성도 거론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에도 글로벌 주택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리먼쇼크이후 미국은 20%, 아일랜드는 50%까지 집값이 폭락했으며 침체기도 길었지만 이번 하락장은 조기에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집값 조기 안정화의 원인으로 금리 인상의 중단과 함께 주택 공급 부족, 팬데믹 기간의 초과 저축과 가계부채 감소, 이민의 증가 등을 꼽았다.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는 대부분 주택담보 대출이 변동금리여서 금리인상의 충격이 크다. 그런데도 이들 나라의 집값이 반등하는 것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이민의 재개가 주택수요 회복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리먼쇼크때와 달리,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장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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