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 인구 “이민자 급증, 자연증가 80년 만에 최소”

NZ 인구 “이민자 급증, 자연증가 80년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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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순 나온 통계국 인구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총인구는 522만 명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에 비해 한 해 동안 2.1%인 10만 5900명이 늘어난 것으로 이는 2022년 6월 말 집계됐던 연간 0.2% 증가율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아졌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뉴질랜드 인구 변화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으며 지금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통계국 인구 시계(올해 3월 기준)를 보면 뉴질랜드에서는 9분 6초당 한 명이 태어나고 14분 14초당 한 명이 사망하며,  8분 44초당 한 명의 순이민자가 불어나 결국 6분 30초당 인구가 한 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까지의 뉴질랜드의 인구 변동 현황을 그동안 나온 통계국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증감에 영향을 끼친 요인 별로 나눠 살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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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인구 “이민자 급증, 자연증가 80년 만에 최소”


1943년 이후 최소였던 인구의 자연증가 


한 나라 인구는 ‘자연증가(natural increase)’와 더불어 이민자의 출입국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순이민자(net migration)’의 변동에 의해 증가하거나 또는 감소가 결정된다. 


그중 자연증가는 가임 여성 숫자와 출산율을 비롯해 실업률과 경기, 육아와 교육 환경, 여성의 사회 진출, 또는 종교적 이유 등 사회 경제적인 여러 여건에 의해 매년 변화하기는 하지만 전쟁이나 심각한 자연재해가 벌어진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변화 폭은 그리 크지 않은 게 통상적인 모습이다. 


한편 뉴질랜드처럼 오래 전부터 국가 자체가 이민으로 구성된 경우는 자연증가보다는 전통적으로 이민자의 숫자가 인구 변동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또한 이처럼 주로 이민자 변동에 따라 인구 증감이 영향을 받았던 만큼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나 성별, 중위 연령 등의 변화도 이민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지금까지 뉴질랜드의 모습이기도 하다. 


자연증가는 한 해 동안 태어난 신생아와 사망자를 차감해 결정하는데, 이를 감안해 산정한 올해 6월까지 연간 자연증가는 달랑 1만 9,185명에 그치면서 지난해 2만 3,280명보다 상당히 줄어든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를 구분해 살펴 보면, 신생아 등록은 총 5만 7,5534명으로 전년의 6만 9명보다 4.8%나 감소했는데, 반면 사망자는 모두 3만 8,346명으로 전년의 3만 6,723명보다 오히려 3.8%가 늘었다. 


이처럼 부진했던 올해의 자연증가는 무려 80년 전인 지난 1943년 이후 가장 적었는데, 당시 자연증가 인구는 연간 1만 7,562명에 불과했었는데, 하지만 당시 총인구가 154만 명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올해 자연증가가 기록적으로 적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갈수록 심화하는 고령화 속에 올해는 특히 2022년 9월 분기와 12월 분기에 고령자 그룹에서 코비드-19와 연관된 사망자가 늘어난 점이 전반적으로 인구 자연증가 둔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통계국에서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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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월까지의 연간 자연 및 이민으로 나눈 인구 증감 현황, 단위: 명  


인구 유지에 한참 못미친 합계 출산율 


한편 신생아 출산이 상당히 줄면서 ‘합계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도 지난해의 1.69명에서 올해는 1.61명으로 감소했는데, 합계 출산율은 통상 가임여성(통상 15~49세)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는 출산력 수준을 통해 해당 국가의 미래 인구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상 2.1명 정도는 되어야만 그 나라의 인구가 줄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본다. 


뉴질랜드의 경우 전통적으로 이보다 낮은 합계 출산율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이민에서 순이민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 인구 감소로 국가 자체가 소멸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경고가 나온 지 이미 오래된 한국은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0.7명으로, 한국 통계청이 분기별로 합계 출산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이후는 물론 연도별 집계를 했던 1970년 이후까지 범위를 넓혀도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데,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합계 출산율 평균은 1.58명이며 한국을 제외한 37개국 모두 1명 이상이라 현재 한국의 인구 실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한편 한국과 달리 지난 2020년에 1억 명을 넘기 시작했던 이집트는 지난 2021년에 합계 출산율이 정부 목표치인 2.11명을 넘어 2.9명에 달하면서 정부가 산아 제한 정책까지 벌이고 있는데, 이는 경제력 성장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증가하면서 빈민층을 늘리는 사회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상 인구 자연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올해 뉴질랜드의 ‘영아 사망률(Infant mortality rate)’은 신생아 1,000명당 3.49명으로 지난해 3.85명보다는 조금 줄어들었는데, 하지만 2명 이내인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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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요인 별 인구 증가 변동, 1992~2023, 단위: 천명


이민자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이처럼 한해 동안의 자연증가가 부진했던 반면 이민자는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은 물론 역대 통계와 견줘도 별로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회복됐다.   


지난해 6월까지는 한 해 동안 입국 이민자와 출국한 이민자를 감안해 집계하는 이른바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마이너스 1만 7,600명을 기록한 바 있는데, 부진했던 이민은 총인구 증가율에도 영향을 미쳐 2021년 6월까지는 연간 0.4%, 그리고 2022년 6월까지도 0.1%의 낮은 인구 증가율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는 비시민권자 16만 8,900명을 포함해 입국한 총이민자가 연간 19만 5,200명이나 되면서 팬데믹 이전이었던 2020년 3월의 18만 4,900명의 기록도 넘어섰다. 


또한 그중 비시민권자 그룹에서 나온 12만 1,600명의 순이민자는 이전 기록인 2020년 3월의 8만 400명을 훨씬 넘어선 신기록이다. 


반면 6월까지 뉴질랜드 시민권자가 기록한 3만 4,800명의 마이너스 순이민자 역시 지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 두 그룹을 감안한 올해 6월까지 연간 순이민자는 8만 6,700명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처럼 많이 증가한 순이민자는 2020년 3월 기록됐던 사상 최대 연간 순이민자 9만 1,700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통상 이번 팬데믹 발생 이전까지 시민권자 그룹은 적게는 매년  수백명, 많게는 4만 명 이상 마이너스 순이민자를 기록했는데, 관련 장기 통계를 보면 1979년에 마이너스 3만 7,424명을 기록한 후  2019년 11월까지 연간 순이민자가 단 한 번도 플러스로 바뀐 적이 없었다. 


특히 지난 2012년 2월까지 기록됐던 연간 마이너스 4만 4,400명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인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해외로 떠난 시민권자 중 많은 수가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향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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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까지 호주에서 돌아온 시민권자는 2만 400명인데 반해 출국자는 3만 3,800명으로 1만 3,400명의 마이너스 순이민자가 나왔는데, 전통적으로 호주와는 2004~2013년에 연간 평균 3만여 명, 이후 2014~2019년에는 연간 3,000여 명 수준의 마이너스 순이민자가 기록됐다.    

 

하지만 중국에서 팬데믹이 처음 시작됐던 2019년 12월에는 시민권자 그룹의 순이민자가 연간 2,900명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뒤 이듬해 3월에 1만 3,000명을 거쳐 10월에는 2만 4,600명까지 늘어나는 등 당시 팬데믹을 피해 고국으로 돌아온 시민권자가 많았다. 


그러나 2021년 12월까지 2년 동안 플러스였던 시민권자는 지난해 1월에 마이너스 1,715명을 기록하면서 다시 역으로 돌아선 후 지난해 7월에 1만 5,000명을 넘어서고 올해 3월부터는 3만 명대로 급속히 증가했다. 


이와 반대로 팬데믹 기간 중인 지난 2022년 2월에 마이너스 2만 93명까지 떨어졌던 비시민권자 그룹의 순이민자는 2022년 11월에 9,071명을 시작으로 플러스로 돌아서 이후 6월까지 월 1만여 명 정도씩 대규모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 추이는 아래 도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통계 담당자는 2022년 11월 이후 몇 달간 비시민권자가 역사적인 기준으로 볼 때도 상당히 많은 수준인 월평균 약 1만 2,000명의 순이민자 증가 추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비시민권자 그룹의 이민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초부터 코비드-19와 관련된 국경 통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이민 환경도 변화된 데 따른 것인데, 특히 인도와 필리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피지 출신 이민자가 올해 6월까지의 순이민자 증가를 주도했다고 통계 담당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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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그룹 별 이민자 변동, 1979.3~2023.6, 단위: 천명


떠나는 이보다 더 많은 젊은 이민자들  


한편 올해 6월까지 시민권자 그룹의 마이너스 순이민자 중 절반가량인 1만 7,500명은 18~30세로 나타나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세대가 많이 외국으로 떠났음을 보여준다.


또한 12만 1,600명의 비시민권자 순이민자 그룹 중에서는 이보다 높은 비율인 65%에 해당하는 7만 8,500명이 18~39세로 나타나 결국 이들이 해외로 떠난 젊은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공백을 충분히 메웠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젊은 시민권자들이 많이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총인구 증가분 중 15~39세 그룹은 연간 3.3%나 증가하면서 각 연령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한창 일할 나이인 이 그룹의 인구가 연간 5만 6,200명, 하루 기준으로는 154명씩이나 늘어난 것과 같은데, 여기에는 앞서도 지적했듯이 순이민자의 2/3가 이 연령대에 속한 상황이 반영됐다. 


반면 자연증가가 부진했던 만큼 0~14세 그룹은 하루 13명 이하인 연간 4,6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율이 0.5%에 불과해 연령대 중 가장 낮았으며, 또한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치였다. 


한편 지난 1950년대 태어난 이들이 새로 진입하면서 65세 이상 그룹은 연간 2만 3,900명, 하루 약 65명씩이나 증가하면서 연간 2.8%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 나이 그룹으로 진입하는 숫자가 사망자를 초과하면서 인구 노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지만 노령자가 많은 뉴질랜드는 매년 사망자가 그 전년보다 증가하는데, 노령 그룹으로 새로 진입하는 인구가 많아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 1991년 39만 1,300명이었지만 2006년에 51만 1,600명으로 15년 만에 50만 명을 넘은 뒤 다시 6년 만에 60만 3,000명(2012년), 그리고 2017년에 71만 3,800명으로 올라선 뒤 올해 6월에는 86만 3,600명까지 늘었다.   


위 도표 중 맨 밑 검은색 선이 65세 이상 그룹의 곡선인데 다른 그룹에 비해 거의 직선으로 계속해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40~64세 그룹인 빨간색 곡선 역시 기울기가 조금 덜하기는 하지만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연증가가 부진하다보니 0~14세 청색 곡선은 기울기가 거의 없는 평평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15~39세 그룹은 변동하는 폭이 다른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뉴질랜드는 이민자를 계속 받아들여 젊은 그룹 인구를 늘리는 한편 이들을 통해 신생아 출생도 늘려야만, 증가하는 노령 사망자는 물론 외국으로 빠지는 젊은 시민권자로 인해 발생하는 인구 공백을 메울 수 있으며, 인구 고령화 속도도 감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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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 연령 그룹 별 인구 변동, 1991~2023, 단위: 천명


■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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