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즈먼해 깜짝 등장한 중국 군함들

태즈먼해 깜짝 등장한 중국 군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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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탄 훈련에 국제선 여객기 우회 소동 

- 최근 쿡제도 사태와 맞물려 경각심 최고조   


지난 2월 20일과 21일 뉴질랜드와 호주 언론은, 양국 사이의 바다인 ‘태즈먼해(Tasman Sea)’로 일단의 중국 군함이 진입한 가운데 실탄 사격 훈련까지 벌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당시 사격 훈련을 갑자기 통보하는 바람에 시드니에서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하던 국제선을 포함한 여객기 수십 대가 황급히 항로를 변경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전례가 없던 이번 사태로 양국 정부가 중국 측에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하고 국민들 역시 놀란 표정이 역력했던 가운데 이후 세 나라 간에 상당한 외교적 마찰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의 전개 과정과 함께 그동안 거듭된 중국의 태평양 진출 전략으로 빚어진 뉴질랜드와 호주 등 역내 국가와의 갈등, 그리고 앞으로의 추이에 대해 국제 해군 전용 소식지와 국내외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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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즈먼해에 나타난 중국 대형 구축함 ‘Zunyi


<태즈먼해는 어떤 바다?> 


서쪽으로는 호주 동부의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그리고 빅토리아 등 3개 주의 해안, 그리고 동쪽으로는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의 서부 해안이 마주하는 태즈먼해는 그 북쪽은 뉴칼레도니아와 연결되고 남쪽은 남극해와 이어진다.

남태평양의 일부이기도 한 이 바다는 파도가 거칠고 기후 변화가 심한 데다가 강한 서풍과 잦은 폭풍우로 항해가 쉽지 않은데, 옛날부터 호주와 뉴질랜드인은 이 바다를 ‘더 디치(The Ditch)’라고 불러왔다. 


또한 혹등고래와 남방긴수염고래를 비롯해 돌고래도 많이 서식하며 참치, 청새치, 황새치 등 대형 어류의 주요 서식지로 상업 어업 역시 활발한데, 이에 따라 뉴질랜드와 호주 당국의 불법 어획 단속 활동도 빈번하다. 


네덜란드 탐험가인 아벨 타스만(Abel Tasman)이 1642년 유럽인으로서는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당시 이 바다를 건너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고, 18세기 후반 영국의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도 이를 지나 뉴질랜드까지 왔다. 


오늘날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를 오가는 중요한 해상 교역로인데, 이와 함께 어업 및 석유와 가스 탐사도 실시되는 지역이자, 양국 해군과 공군이 미국 등 다른 동맹국과 함께 ‘태즈먼 세이버(Tasman Sabre) 훈련’ 등 연합 훈련을 자주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1977년 뉴질랜드의 콜린 퀸시(Colin Quincey)가 카약을 타고 최초로 횡단하는 등, 양국 국민에게는 비록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태즈먼해는 양국 사이의 뜰처럼 여겨지는 감정적으로 친근한 바다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폭풍이나 거친 파도를 뺀다면 그동안 평화롭기만 했던 이 바다에 느닷없이 중국 군함 여러 척이 나타나 사격 훈련까지 했다는 소식은, 양국 정부는 물론 국민에게도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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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함정의 사격 장면


<태즈먼해에 출현한 중국 군함들은?>

 

이번에 태즈먼해까지 진출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 군함은 모두 3척으로 구성돼 정규 함대라기보다는 규모가 작은 ‘전단급’이었다.  


중국 해군 전단은 주력함인 구축함 ‘쭌이(Zunyi)’와 함께 호위함 ‘헹양(Hengyang)’, 그리고 보급함 ‘웨이샨후(Weishanhu)’로 구성됐다. 


전단 지휘함이라고 할 수 있는 ‘쭌이함’은 ‘055형 구축함(Type 055 destroyer)’으로 2022년 12월 배치된 중국 해군의 최신형 대형 구축함이며, 강력한 방공 및 대함 능력을 갖춘 스텔스 설계가 특징이다. 


배수량은 약 1만 2,000톤~1만 3,000톤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군함들이 장착한 ‘이지스 시스템’에 준하는 레이더와 112개의 수직발사 시스템(VLS)을 탑재해 장거리 미사일 공격 및 방어가 가능하다. 


원양에서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등 중국 해군의 원해 작전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해군 전문지에서는 규모를 감안해 이 배를 구축함보다는 상위인 ‘순양함(cruiser)’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또한 ‘054A형 프리깃(Type 054A frigate)’은 중국 해군의 주력 유도미사일 호위함이자 다목적 작전 능력을 갖춘 중형 전투함이며 배수량은 약 4,500톤으로 한국의 신형 대구급 호위함보다 1,000여 톤 정도 더 크다. 


함대 방공 및 대잠수함 작전에 특화되어 있으며 32개의 수직발사시스템과 HQ-16 함대공 미사일, 76mm 함포, 어뢰 및 대잠 로켓을 장착했는데, 이 함정은 이번과 같은 장거리 원양 작전을 펼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한편, ‘903형 종합 보급함(Type 903 combined replenishment ship)’은 중국 해군의 원거리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보급함으로 해상에서 함대에 연료, 탄약, 식량 및 담수(청수)를 비롯한 기타 필수 물자를 보급할 수 있다. 


배수량은 약 2만 4,000톤이나 되며 항해 중에도 다른 함정과 공급관을 연결해 연료 등을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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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레스 해협을 통과하는 호위함 ‘Hengyang’


<중국 함정의 이동 과정과 사격 훈련은?> 


이들은 2월 초 남중국해를 출발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이의 바다인 ‘술루해(Sulu Sea)’와 ‘술라웨시해(Sulawesi Sea)’를 거쳐 호주 북부의 다윈(Darwin) 북쪽을 지났는데 다윈에는 2020년부터 미군이 수천 명의 해병대를 비롯해 66년 만에 다시 주둔하기 시작한 해군기지가 있다. 


이후 호주 북부 해역으로 진입해 뉴기니섬과 호주 사이 좁은 해협인 ‘토레스 해협(Torres Strait)’을 통과했는데, 이들이 호주에 접근하자 호주군이 나서서 추적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들은 2월 13일에는 솔로몬(Solomon) 제도와 호주 사이 바다인 ‘산호해(Coral Sea)’로 진입하더니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고 호주 동부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당시 이들은 호주의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에서 항해했는데, 각국은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에 따라 영해 기선으로부터 200해리 이내에 EEZ을 설정할 수 있고 이는 ‘공해(international waters)’라 외국 선박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다.   


이어 2월 20일 일단의 중국 함정이 태즈먼해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국방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은 아니지만 이례적 사건임이 분명하다면서 뉴질랜드군과 협력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스 장관은, 중국 군함들은 영해를 침범하지 않았고 국제법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그곳에 있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그들의 임무가 끝나면 우리가 할 일은 중국이 이번 임무로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철저히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로 하루 뒤 중국 해군은 국제 통신망을 통해, 시드니에서 동쪽으로 64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고 송신하면서 분위기가 급속하게 바뀌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중대한 발표를 훈련을 바로 코앞에 두고 하는 바람에 21일 당일에만 49편에 달하는 민간 항공기가 황급히 비행경로를 변경해야만 했다. 


이어 중국은 다음 날에는 뉴질랜드에 더 가까운 해역에서 추가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2월 22일 뉴질랜드 국방부는 태즈먼해 국제 해역에서 구축함 쭌이의 주포 발포 장면을 봤고 당국은 민간항공청과 협력해 모든 항공기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일단 중국 측이 국제법에 따라 행동했다면서도 현재 함대를 추적하고 감시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국은 ‘P-8A 포세이돈(Poseidon) 해상초계기’와 뉴질랜드의 안작급 호위함 ‘테 카하(HMNZS Te Kaha)’를 출동시켰으며, 남극해에서 돌아오던 뉴질랜드 해군 보급함 ‘아오테아로아(HMNZS Aotearoa)’도 감시 임무에 투입했다. 


한편,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사격 훈련이 상업용 항공기 운항을 불안하게 해 중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중국이 국제법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12~24시간 전에 통보하는 국제관례도 따르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뉴질랜드도 주디스 콜린스 국방부 장관이 3월 초, 중국 해군이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태즈먼해 공해상에서 벌인 실탄 사격 훈련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무기는 매우 강력했고 이 해역에서 이 규모로 또 이런 종류의 사격을 하는 중국군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콜린스 장관도 국제관례상 항공기와 무역선이 많은 공해에서 실탄 사격훈련은 최소 12~24시간 전에 주변국에 통지하지만 중국 정부는 불과 수 시간 전에 통보해 민항기가 미처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정말 다급한 훈련이었다면 민항기 항로를 피해 다른 공해에서 했어도 될 일이라고 중국 측의 무모한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중국 국방부는, 훈련 지역은 호주 해안에서 멀고 해당 수역은 공해였다면서, 안전 공지를 사전에 반복 통보한 후 실탄 훈련을 했고 중국의 조치는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하고 항공기 운항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호주 주재 중국 대사도 호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역 강대국으로서 중국이 여러 곳에 선박을 보내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훈련이 호주에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고 훈련 성격과 규모, 범위를 감안할 때 중국 해군의 조치는 적절했으며, 나아가 앞으로 더 많은 중국 선박이 인근 해역을 항해할 것을 호주 정부는 예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후 중국 함대는 태즈메이니아섬에서 동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호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서 항해하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호주 남부 해안을 거쳐 서부로 이동해 퍼스 인근 해역을 지나면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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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언론이 보도한 중국 군함의 이동 경로 


<중국의 의도와 국제적 반응> 


중국 해군의 이번 훈련은 규모가 정식 함대가 아닌 3척으로 구성된 전단급으로 비록 소규모이기는 했지만, 그 범위가 자국에서 가까운 남중국해나 북서 태평양 수역이 아닌 남태평양이었던 데다가, 호주와 뉴질랜드가 안방처럼 생각하는 곳에서 실탄 사격까지 벌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 상황이다. 


공해상 훈련이 국제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지만 이번 중국의 행동에는 상당한 전략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호주국립대학교 ‘국가안보대학(National Security College)’ 전문가로 해군 장교 출신인 제니퍼 파커(Jennifer Parker)는, 공해에서 군함의 사격 훈련은 일반적이지만 호주 동남쪽까지 내려와 훈련했다는 점에서 특정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함정 배치의 본질은 분명히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곳에 나타나 주변을 맴돌고 또 항구에 들리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으며, 이는 자기들의 역량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호주와 뉴질랜드 군함이 타이완 해협을 공동으로 통과했었다면서, 따라서 이 행동은 중국 해군이 자기에게 대적하는 국가들에 그런 행동은 양방향으로 벌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전략연구센터(Centre for Strategic Studies)’의 데이비드 카피(David Capie) 소장도, 중국의 행동이 도발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뉴질랜드는 이런 군사 활동을 직접 접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뉴질랜드 내 안보 논의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중국의 움직임이 최근 호주 및 뉴질랜드 함정과 초계기 등이 타이완 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에 호주 해군은 미국 및 일본과 공동으로 타이완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으며, 뉴질랜드도 P-8A 초계기를 통해 관련 정찰 활동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중국 외교부는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타이완 문제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따라서 이번 태즈먼해에서의 작전이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이와 같은 뉴질랜드와 호주의 활동에 대해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면 우리도 바로 너희 코앞에서 똑같이 할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동시에 사격까지 하는 등 무력시위를 통한 압력이자 양국 국민에게 전하는 충격 요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항공모함을 비롯한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타이완을 완전히 포위하고 함정들이 대만을 한 바퀴 도는 등, 타이완에 대한 압력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에도 무력 시위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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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 도서국 현황


<남태평양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와 갈등> 


한편, 이번 태즈먼해 진입은 단발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동안 남태평양 지역 도서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외교 및 군사 활동을 벌여온 중국 정부의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호주, 뉴질랜드와의 세력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군사적, 외교적 및 경제적 수단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솔로몬 제도와 피지(Fiji), 바누아투(Vanuatu) 등 남태평양 국가와 다양한 협정을 체결하고 경제 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지역 정치권과 밀착하기 시작해 뉴질랜드는 물론 특히 남태평양의 종주국이라고 자처하는 호주와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22년 중국과 솔로몬 제도가 체결한 안보 협정은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 미국도 크게 긴장하게 했는데,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솔로몬 제도에 경찰력을 파견하고 군사 지원은 물론 해군 함정이 정박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얻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섬나라보다 훨씬 지리적으로 뉴질랜드와 가까운 쿡(Cook)제도의 마크 브라운(Mark Brown) 총리가 지난 2월 중순에는 중국을 찾아가 양국 간 경제협력 협정을 맺었다. 


공개된 ‘중국과의 포괄적•전략적 협력을 위한 5개년 행동 계획(Joint Action Plan for a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은 양국이 교육, 경제, 인프라, 어업, 재해 관리, 해저 채굴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보 문제는 협정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솔로몬도 지난 2023년에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그 일환으로 경찰 협정을 맺은 바 있다.  


브라운 총리는 쿡 제도가 ‘빅 브라더’인 뉴질랜드의 구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독립해 상호 이익을 위한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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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4일 하얼빈에서 만난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면적 237㎢, 인구 약 1만 7,000여 명의 15개 섬으로 이뤄진 쿡제도는 19세기에 영국 식민지가 됐다가 1901년에는 영국의 뉴질랜드 식민지 경계에 포함됐으며, 이후 1948년에 ‘영국 국적 및 뉴질랜드 시민권법’ 제정으로 이듬해부터는 쿡제도 시민이 뉴질랜드 시민권을 갖게 됐다. 


뉴질랜드와 ‘자유연합(free association) 협정’을 맺었으며 자치 정부 운영과 함께 국방과 안보에 있어 조약 체결권 및 외교관계 수립권도 보유하지만 안보 및 방위,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뉴질랜드와 협의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과도 2013년 외교 관계를 맺고 뉴질랜드 대사가 겸임하며, 미국도 2023년 쿡제도의 주권을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등 현재 50여 개 국가와 여러 형태의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유엔 회원국은 아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네스코, 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및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물론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에 가입한 상태로 일부 분야에서는 국가로 인정받는 중이다.   


하지만 자국 시민권까지 공유하도록 한(반면 NZ시민은 쿡제도 시민이 아님) 자치령인 쿡제도가 외교 자치권을 내세워 중국의 입김에 휘둘리는 나라로 변신하는 상황을 절대로 원치 않는 뉴질랜드로서는 어쩌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나 마찬가지이다. 


당시 피터스 외교부 장관은 쿡제도와 뉴질랜드 국민 간 유대감은 강력히 유지되고 있지만 정부 관계는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정부 간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월 말에 중국을 방문한 피터스 장관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태즈먼해 훈련 통보 지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는 2008년 FTA 체결로 시작된 양국의 특별한 관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또한 그는, 중국과 쿡제도가 체결한 협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는데, 하지만 중국 측은 막상 회담 사실은 전하면서도 뉴질랜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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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페루즈 훈련’ 중인 프랑스 ‘샤를 드골’ 항모와 보급함 


<이번과 같은 사태 “앞으로도 더 자주 발생한다”> 


이번 중국 함정의 태즈먼해 진입과 훈련은 단발 사건이 아니며 남태평양에서 지속해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내포된 장기 전략의 한 부분임이 분명하다. 


물론 이 사건에 앞서 타이완 해협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세계가 참여해 여러 차례 벌인 ‘항행의 자유’ 작전은 물론 중국이 대부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갈등도 이번 사태와 연관이 없지 않다.  


특히 지난 2월 11일, 남중국해에서 정찰 임무 중이던 호주의 P-8A 포세이돈 초계기의 30m 앞에 중국 전투기가 ‘섬광탄(flare)’을 발사해 호주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던 사실은 이 지역에서 양국의 갈등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한편, 중국 해군이 호주 대륙을 한 바퀴 돌던 무렵 호주 해군의 구축함 ‘호바트(HMAS Hobart)’는 남중국해에서 15개국이 참가한 ‘코모도 25 훈련(Exercise Komodo 25)’에 참가하기도 했다. 


1월 말 다윈을 출항했던 호바트는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주변의 믈라카(Melaka)와 순다(Sunda), 롬복(Lombok) 해협 등 세 군데 해협을 중심으로 프랑스가 주도한 다국적 훈련인 ‘라페루즈(La Perouse)’에도 동참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훈련에 프랑스는 유일한 원자력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을 포함한 항공모함 타격단(CSG)을 먼 곳까지 보내 역대 최대 규모 훈련을 벌였다. 


이 훈련에는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영국, 미국도 호주와 함께 참여했는데, 목적은 믈라카 해협 등 물류에 극히 중요한 이곳 3대 해협에서 다국적 해군이 선박 안전을 지원하고 다양한 위협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해협은 중국으로서도 목숨줄처럼 중요한 곳인데, 이곳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이 주축이 돼 연합 훈련을 했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일이다. 


실제로 훈련을 앞두고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공식 뉴스를 통해, 프랑스가 항공모함까지 동원해 이곳에 함정을 배치하는 것은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반발했다. 


한편, 지난 2019년에는 중국 함정 3척이 호주 정부의 허가를 받고 시드니에 입항한 적도 있지만, 2022년 5월에는 중국 해군의 815A형 정보수집함이 서호주 북서쪽의 ‘해럴드 E 홀트(Harold E Holt) 해군통신소’ 인근을 지나가면서 문제가 됐는데, 이곳은 미국 등 동맹국의 잠수함 등을 지원하는 중요한 시설이다. 


이미 함정 숫자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항공모함도 3척이나 배치하기 시작한 중국 해군은 제1, 2도련선을 넘어 더 멀리 원양 작전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어, 이번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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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뉴질랜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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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경제의 불확실성은 장기화되고 있고 2024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2사분기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2%로 하락해 2021년 1사분기 이후 처음으로 … 더보기

이상한 여름 날씨, 기후 변화 추세는 여전

댓글 0 | 조회 3,919 | 2025.01.14
지난 연말연시 휴가 시즌에 여름 날씨가 좀 이상했다는 말이 주변에서 많이 들렸다.이 무렵 한창 뜨겁고 건조해야 할 캔터베리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하루나 이틀 걸러 …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4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690 | 2024.12.18
■ 절도와 이민자 착취 혐의로 녹색당 의원들 사임1월 16일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주목 받았던 녹색당 골리즈 가라만(Golriz Ghahraman)… 더보기

영화 ‘나 홀로 집에’와 휴가철 빈집털이 예방 요령

댓글 0 | 조회 2,204 | 2024.12.18
또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성탄절과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마음이 한껏 부풀고 있다.바다로 산으로, 호수와 강으로 떠날 휴가가 기대되는 이때, 하지만 오래 집을 비…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자리잡아 가는 한국인

댓글 0 | 조회 6,166 | 2024.12.04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이민 역사가 더해가면서 이민자 수가 늘고 소득이 증가하는 등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센서스 결과 나타났다.조금 오래되긴 했… 더보기

Westport “빈번한 물난리, 아예 도시 전체를…”

댓글 0 | 조회 2,038 | 2024.12.03
남섬 서해안 ‘웨스트 코스트 지역(West Coast Region)’ 해안 도시인 ‘웨스트포트(Westport)’가 잦은 홍수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도시 전… 더보기

IRD “외국 나가 살아도 학비 대출금 끝까지…”

댓글 0 | 조회 6,801 | 2024.11.20
지난 199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Student Loan Scheme)’를 시작한 이래 2023년 6월까지 147… 더보기

수당 수급자 역대 최다

댓글 0 | 조회 4,985 | 2024.11.20
각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40만명에 이르면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당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당 수급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경제가 … 더보기

경제정책에 밀려난 환경정책

댓글 0 | 조회 1,461 | 2024.11.06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집권하면서 가장 뚜렷하게 바뀐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가 환경보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다.이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했던 환경정책들을 접고 경… 더보기

NZ, 지난 5년간 이렇게 변했다

댓글 0 | 조회 4,617 | 2024.11.06
지난해 실시된 센서스 자료가 5월에 1차로 공개된 데 이어 10월에 다시 나왔다.센서스 결과는 인구 동향을 비롯해 지난 5년간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더보기

자주 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기소될 수도

댓글 0 | 조회 3,180 | 2024.10.23
앞으로 자주 무단결석하는 학생의 부모는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정부가 으름장을 놓았다. 또 학기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의 날이 금지된다.이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 정… 더보기

주택보유율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오클랜드는…”

댓글 0 | 조회 3,417 | 2024.10.22
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센서스’ 중 주택과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보유율(home ownership)’이 5년 전인 2018년 … 더보기

관광세 대폭 인상, 得인가 失인가

댓글 0 | 조회 3,348 | 2024.10.09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과되는 이른바 ‘관광세’가 100달러로 인상됐다. 정부는 많은 방문객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관광세를 기존보다… 더보기

NZ 거주 인구 “30%는 해외에서 태어났다”

댓글 0 | 조회 3,652 | 2024.10.08
원주민인 마오리와 유럽계, 그리고 태평양 제도 출신이 주류이던 뉴질랜드의 인구 다양성이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더욱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10월 3일 뉴질랜드 통계… 더보기

실업 느는데 수당 강화하는 정부

댓글 0 | 조회 4,877 | 2024.09.25
정부가 수당 수급자들에 신호등 체제를 도입하는 등 수당을 강화하고 나섰다. 일부 수급자들은 벌써부터 수당이 깍이는 등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더보기

3년간 작전으로 와해시킨 대형 갱단, 하지만…

댓글 0 | 조회 3,254 | 2024.09.24
현재 뉴질랜드가 가진 사회적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은, 갈수록 늘어만 가는 마약 문제와 더불어 좀처럼 줄지 않는 불법 총기 문제, 그리고 청소년 범죄 문제라는… 더보기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인하 …기다렸던 결정이지만 비난받는 이유

댓글 0 | 조회 7,266 | 2024.09.11
중앙은행이 지난달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4년여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긴 경기 침체와 높은 대출금리에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던 소식이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