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인 ‘올화이츠(All Whites)’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올화이츠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다시 본선에 올랐는데, 이번에 열린 지역 예선과 함께 그동안 뉴질랜드의 월드컵 도전 역사 및 앞으로의 일정 등을 알아본다.
또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대회 일정을 비롯해 경기장과 대한민국이 속한 아시아 지역 예선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리고 내년 대회에 가기 전까지 올화이츠가 예정하고 있는 일정 등을 함께 소개한다.
▲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 로고
<참가국 확대로 한결 수월했던 본선행>
이번 올화이츠의 2026년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전보다 한결 수월했다.
이는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 숫자가 종전의 32개 나라에서 48개로, 무려 16개나 되는 나라가 더 많이 참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종전까지는 오세아니아 지역에는 달랑 0.5장의 티켓만 주어져 지역 예선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다른 대륙 국가팀, 주로 중남미 팀과 본선행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세아니아 지역에 1.5장이 주어지면서 예선 1위팀은 곧바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으며, 2위 팀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결국 올화이츠 3월 24일, 오클랜드 이든 파크(Eden Park) 경기장에서 열린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의 결승전에서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를 3-0으로 꺾고 역사상 세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의 개최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빨리 본선 진출을 확정한 나라가 됐다.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올화이츠는 총 5차례 경기를 치렀는데, 그중에서도 4번이나 되는 경기를 홈에서 진행, 경기장을 포함해 선수들에게 익숙한 환경은 물론 일방적인 관중 응원 등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조건을 최대한 누렸다.
여기에 1차 조별 리그에서 상대한 3개 팀이 솔로몬 제도와 타히티, 파푸아 뉴기니 등 태평양 섬나라로 전력도 약해 거의 일방적인 경기였으며, 관중도 긴장감보다는 점수가 얼마나 벌어질지를 지켜보면서 느긋하게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어 3월 21일 웰링턴에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도 피지를 만나 간판 공격수인 크리스 우드(Chris Wood)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7-0으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결승전 상대였던 뉴칼레도니아를 만나서는 전반전에 득점을 하지 못하고 실점 위기도 넘기는 바람에 관중석에서도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이클 복스홀(Michael Boxall)이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코스타 바바로스(Kosta Barbarouses)와 일라이 저스트(Eli Just)가 잇달아 추가 골을 성공시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 올화이츠와 뉴칼레도니아와의 결승전의 첫 골 장면
<쉽지 않았던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
한편, 이번에 세 번째로 본선에 진출하기 이전까지 뉴질랜드의 월드컵 도전은 매번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었다.
첫 번째 본선 출전이었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에는, 뉴질랜드가 오세아니아 및 아시아 지역에 통합돼 있어 호주를 제치는 등 14경기나 치른 끝에 중국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오른 바 있다.
이처럼 어렵게 본선에 올랐지만 뉴질랜드는 조별리그에서는 당시까지 하나의 국가였던 소련(USSR), 그리고 브라질과 스코틀랜드라는 강팀과 한 조에 속해 세 경기 모두 패배하면서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월드컵 본선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2006년 호주가 아시아 축구연맹(AFC)으로 이적한 후 진행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총 6차례 시합을 치러 1위가 됐다.
이후 아시아 최종 예선 5위팀이었던 바레인과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쳤는데, 바레인과 경기는 먼저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후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당초 올화이츠는 바레인의 승리를 당연시했던 세계 축구계의 전망을 깨고 첫 출전 이후 28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본선에 나가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리키 허버트(Ricki Herbert) 감독은 1982년 스페인 대회 당시 수비수로 출전했으며 감독으로 다시 팀을 본선에 진출시키는 큰 업적을 세웠는데, 남아공 대회에서 올화이츠는 전 세계 축구 팬의 뇌리에 남는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조별 리그에서 슬로바키아(1-1)와 이탈리아(1-1), 파라과이(0-0) 등 강팀과 한 조에 편성됐지만 세 경기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대등한 승부를 펼치면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이변을 일으켰다.
그중에서도 특히 직전인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이탈리아는 뉴질랜드와의 무승부가 치명타가 돼 결국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조기에 짐을 싸서 귀국하던 선수단이 공항에서 큰 봉변을 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처럼 대회 바로 직전까지도 참가팀 중 최약체로 여겨지면서 승점 자판기일 거라고 놀림을 받던 올화이츠는, 승점 3점으로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으며 축구 팬은 물론 국민들도 열광하게 했다.
당시 우승팀인 스페인도 조별 리그에서 스위스에 패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서 뉴질랜드는 참가국 중 유일하게 패배가 없는 팀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면서 종합 순위에서는 22위에 올랐다.
또한, 럭비와 크리켓의 나라라는 뉴질랜드에서 올화이츠 선수단이 전국을 돌면서 사인회를 개최하는 등 축구붐이 크게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멕시코라는 막강한 상대를 만나 1, 2차전 합계 3-9로 대패하고 2018년 러시아 대회도 페루에 홈에서 0-0으로 비겼지만 원정에서 0-2로 패했고, 그리고 직전인 2022년 카타르 대회 역시 코스타리카와의 단판 승부에서 0-1로 패해 탈락하는 등 남아공 대회 이후 세 차례 연속으로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좌절을 맛봤다.
▲ 북중미 월드컵 개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이번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2002년 열렸던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2개 나라 이상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회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함께 대회를 열어 이들을 모두 호칭하면 대회 명칭도 복잡한 만큼 ‘United 2026’으로 불리는데, 한국 언론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3개국 공동 개최도 처음이지만 이전에 열렸던 대회와는 상황이 많이 변한 새로운 대회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참가국을 기존의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한 것으로 이에 따라 대륙별 티켓도 아래처럼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 ()은 2022년 대회의 티켓.
• 유럽(UEFA): 16장 (종전 13장)
• 아프리카(CAF): 9.5장 (5장)
• 아시아(AFC): 8.5장 (4.5장)
• 남미(CONMEBOL): 6장 (4.5장)
• 북중미(CONCACAF, 개최국 3장 포함): 7장 (3.5장)
• 오세아니아(OFC): 1.5장 (0.5장)
• 대륙간 플레이오프: 2장으로 총 6개국이 경쟁해 2개국이 본선 진출
참가국이 늘어난 만큼 경기 숫자도 늘어나는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4개팀씩 8개의 조(A~H조)로 나눠 진행된 조별 리그를 포함, 결승전과 3, 4위전 등 모두 64차례의 경기가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29일 동안 열렸다.
특히, 지난 대회는 중동/아랍 지역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사막 지역의 극심한 더위를 감안해 처음으로 겨울 초입인 11월부터 대회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경기 일정도 다시 북반구의 여름인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돌아갔고 기간도 사상 최장인 39일로 늘어났으며 경기 횟수도 104회로 대폭 늘었는데, 본선 조 추첨은 올해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진행한다.
조별 리그는 1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와 2위 등 24개 팀, 그리고 각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이 모여 32강 전을 벌이면서 결승전까지의 토너먼트가 이어진다.
경기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과 뉴욕/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MetLife Stadium)’, 그리고 캐나다 토론토의 ‘BMO 필드(BMO Field)’와 밴쿠버의 ‘BC 플레이스(BC Place)’, 멕시코에서는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Estadio Azteca)’, 몬테레이의 ‘BBVA’ 등 모두 16곳이다.
한편, 개막전은 2026년 6월 8일,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리며 6월 8일부터 6월 27일까지 조별 리그를 진행하고, 이어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32강전이 열린다.
이어 16강전은 7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진행하고 7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8강전에 이어 14일과 15일에 걸쳐 준결승전이 열린 후 대망의 결승전은 7월 19일, 뉴저지에 있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결승전이 열리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NFL의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 ‘뉴욕 제츠(New York Jets)’의 홈구장이다.
2010년에 개장한 이 경기장은 약 8만 2,5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스포츠 및 콘서트 행사 개최지로 유명하다.
▲ 결승전이 열릴 ‘메트 라이프 스타디움’
<월드컵 첫 번째 승리 위해서는 남은 기간 경기력 향상이 관건>
올화이츠는 본선 진출 이후 여러 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인데, 우선 올해 6월에는 코트디부아르와 우크라이나와의 평가전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치른다.
또한 10월에는 노르웨이와 오슬로에서, 이어 같은 달에 폴란드와 대결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9월에는 홈에서 아시아 지역 본선 진출국과 평가전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11월에 북미 지역에서 추가 평가전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3월과 6월에도 또 평가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화이츠의 본선 진출로 ‘뉴질랜드 축구협회(NZ Football)’는 FIFA로부터 상당한 ‘출전 배당금(prize money)’을 확보했다.
아직 이번 대회 상금 배분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2022년 대회의 경우 일단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어도 본선 진출국은 최소한 1,050만 US$(1,850만 NZ$)를 받았다.
2026년 대회에서는 총배당금 규모가 전 대회의 6억 4,900만 US$에서 8억 9,600만 US$로 증가했는데, 다만 참가국 숫자가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배당금은 이전과 비슷할 가능성도 높다.
배당금 중 약 40%는 선수단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산하 연맹 및 유소년 리그 지원 등 뉴질랜드 축구 발전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FIFA 연대 기금으로 ‘웰링턴 피닉스(Wellington Phoenix)’, ‘오클랜드 FC(Auckland FC)’ 등 뉴질랜드 프로팀의 유소년 선수 육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 만약 올화이츠가 32강에 오르면 배당금도 늘어난다.
앤드루 프래그넬(Andrew Pragnell) 축구협회장은, 배당금을 연맹과 대회에 더 많이 투자하고 대회도 늘리면 국가 대표팀을 잘 유지하도록 지원해 계속 성장하고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15년 동안 오세아니아 지역 외 국가를 상대로 10승을 올렸지만 대부분이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국가를 상대로 한 승리였다.
하지만 최근 전력 강화와 재정적 지원을 통해 본선에서 역사상 첫 승리를 거둘 가능성도 엿보이는데, 본선에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빨리 진출해 본선까지 15개월이나 남은 만큼 올화이츠로서는 이를 위해서 남은 기간 효율적으로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간판 공격수인 크리스 우드를 소개한 노팅엄 포레스트 포스터
<아시아 지역 예선 상황은?>
한편, 현재 아시아 지역 예선은 세 번째 라운드가 진행 중인데, 1차 예선에서는 FIFA 랭킹이 낮은 20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맞붙어 10개 팀이 승리해 2차 예선에 진출했다.
이후 2차 예선은 1차 예선에서 승리한 팀 10개와 상위 랭킹 26개 팀이 합류해 총 36개 팀이 9개 조로 나뉘어 경쟁해 각 조의 상위 2팀씩 총 18개 팀이 3차 예선에 진출했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예선은 18개 팀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으며, 각 조의 상위 2개 팀씩 총 6개 팀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란과 이라크, 카타르, 키르기스스탄과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북한이 속한 A조에서는 이란이 최근에 아랍 에미리트 꺾으면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B조에서는 대한민국이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3월에 열린 요르단과 오만과의 홈경기에서도 잇달아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B조에는 이외에도 쿠웨이트와 팔레스타인이 속해 있다.
한편, C조에서는 일본이 일찌감치 3개 개최국 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2위를 놓고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신태용 감독이 지도하면서 우리의 주목을 받았던 인도네시아와 바레인, 중국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막강한 경제력과 인구로 FIFA로 하여금 본선 출전국 숫자를 대폭 늘리도록 만드는 데 중요한 동기를 제공한 중국은 여전히 C조 꼴찌를 면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한편,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의 각 조 3위와 4위 등 6개 팀은 4차 예선에 진출해 2개조로 나눠 오는 10월에 열리는 단판 승부를 통해 나머지 2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그리고 2위인 2개 팀은 이후 중립지에서 단판 승부를 펼쳐 승리한 한 팀이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어서 최후의 티켓 2장이 걸린 대륙간 플레이오프는 유럽을 제외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와 오세아니아에서 각 한 개 팀씩 총 4개팀, 그리고 북중미카리브해에서 2개팀 등 총 6개 팀이 올해 하반기에 모여 마지막 본선 진출의 기회를 놓고 혈투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