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TOP Digital ) 16일 호주의 인구가 2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인구 성장세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연방정부는 호주의 인구가 2400만 명을 돌파할 시점을 2033년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연방정부가 자녀 보육 및 양육 지원정책을 확대 강화하면서 국내의 자연 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가임 여성 한 명의 자녀 숫자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2001년 1.7명이었지만 2007년에는 2명으로 상승해, 1977년 이후 30년 만에 합계출산율이 2명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출생률 증가…수명 연장…이민증가
호주 통계청 산하 인구국의 필 브로우닝 국장은 "출생률 증가 및 수명연장, 이민증가 등이 급속한 인구증가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빅토리아주가 서부호주주를 제치고 최근 가장 급속한 인구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4년전까지는 전국적으로 서부호주의 인구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한편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정부 지원이 강화되자 30대 여성들이 더 늦기 전에 하나 더 낳자는 붐이 일었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2007~2010년 사이 합계출산율 2명을 유지했고, 2011년 이후에도 1.9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1.2명에 불과하다.
정치권 “지나친 이민자 증가…인구 증가율 가속화”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지나친 이민자 증가로 인구 증가율이 가속화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빠른 인구 증가율로 인해 호주의 인프라 및 제반 인구 수용 시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특히 주택 값 폭등 촉발에 대한 우려의 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봅 카 전 뉴사우스웨일즈 주총리 출신의 전직 외무장관은 “호주의 현 인구증가추세는 제 3세계 수준이며 인구정책이 지나친 과욕에 치우쳤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현재의 인구증가 추세가 자칫 호주 동부 해안가의 대도시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시드니 등 동부 대도시의 이민자 집중 현상을 꼬집었다.
봅 카, “이민 50% 긴축하라”
이런 맥락에서 봅 카 전 주총리는 “인구 정책이 이대로 유지될 경우 악화될대로 악화된 대도시 주택값 폭등과 대도시 과밀 현상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해결책은 현재의 이민 문호를 50%로 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소신은 분명하다. 내가 주총리 시절 동부 해안가에 소재한 350개의 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선포해 그린벨트 지역으로 보존함으로써 개발을 미연에 방지했고 방대한 규모의 녹색지대 역시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어뒀지만 현재의 인구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감당할 수 없다”고 거듭 우려했다.
환경단체 “환경파괴” 우려 제기
한편 인구억제를 지지하는 한 환경단체는 “현재의 인구증가율은 상수도 부족난, 주택값 폭등, 생물의 다양성 상실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도 “문제는 인구의 대도시 집중현상”이라고 지적했다 .
실제로 17일 공개된 호주인프라스트럭처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3/4이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 등 4대 도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대도시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이미 과잉수요에 직면한 상태로 지적됐다.
호주의 인구는 오는 2030년 3000만명, 2050년 4000만명, 2100년에는 5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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