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침실 벽 뒤에서 괴물 소리를 들었다며 두려움을 호소하는 3살배기 딸의 이야기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엄마의 사연이 화제다.
이 엄마는 애니메이션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이 괜한 소리를 한다고 여겼지만, 정체를 알고 보니 무려 5만마리의 벌 떼가 내는 소리였다.
30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100년 넘은 집에 살고 있는 애슐리 클래스는 소셜미디어 '틱톡'에 자신의 딸의 사연을 올렸다.
클래스는 "딸에게 물병 하나를 건네면서 괴물 퇴치 스프레이라고 말해줬다"며 "그걸 뿌리면 어떤 괴물도 밤에 사라질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클래스는 다락방 굴뚝 근처에 벌들이 몰려드는 것을 발견했고, 딸의 얘기가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방제업체를 불러 양봉업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열화상 카메라로 봤더니 벽 뒤에는 벌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벌 제거 작업에 착수한 현지 양봉업자자는 첫날에만 2만마리의 벌과 100파운드(45㎏)에 달하는 벌집을 찾아냈다.
클래스는 "공포영화처럼 벌들이 쏟아져나왔다"며 "열화상 카메라로 많은 벌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양봉업자와 나는 얼마나 많은 벌이 있을지 알지 못했다. 양봉업자가 상황을 극히 과소평가한 것인데, 벌들이 땅속으로 숨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벌들은 굴뚝에 난 동전 크기의 구멍을 통해 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딸 방의 벽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고 클래스는 말했다. 양봉업자는 벌을 꺼내기 위해 여러 개의 구멍을 벽에 뚫었다고 한다.
결국 안전한 곳으로 벌집을 옮겨 벌들이 계속 생존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에 따라 벽 뒤에서 5만 마리의 벌을 옮겼고 여왕벌도 구할 수 있었다.
벽에 뚫은 구멍을 막았음에도 많은 양의 꿀 때문에 테이프가 벽에 잘 달라붙지 않았고, 수천마리의 벌은 마지막 벌집을 제거한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었다고 한다. 꿀이 딸의 방바닥을 뒤덮었고, 클래스는 이 과정에서 몇차례 벌에 쏘이기도 했다.
클래스는 벌집 제거 과정에서 약 2만 달러(약 2천700만원)의 비용이 들었고, 전기 배선도 손상됐지만 집 주인이 가입한 보험으로는 해충으로 인한 문제를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딸이 '괴물 사냥꾼'으로 부르는 양봉업자라는 새로운 영웅이 생긴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