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TOP Digital) 중국계 20-30대들이 호주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31일 블룸버그는 일명 ‘샤오황디(소황제)’라 불리는 중국계 젊은 세대들이 중국 본토 부모들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호주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오황디 세대란 중국 정부에서 인구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인 '한 자녀 갖기' 정책의 실시로 1979년 이후에 각 가정에서 독자로 태어난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호주 부동산 업체인 맥그라스의 조사를 인용한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계 젊은 세대들은 부모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덕분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에도 개의치 않고 호주 부동산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또 호주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 살고 있는 가족의 재정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중국계 젊은이들의 호주 부동산 선호는 최근 위안화 약세와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또 가격 대비 주택 여건과 주변 환경이 양호하다는 데 있다.
최근 시드니 외곽지역의 방 2개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호주 시민권자인 중국인 레오 위(31) 씨는 “칭따오에 있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부모님이 언젠가 호주로 오시면 아파트를 되팔아 퇴직생활에 보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11월 멜버른에 위치한 방3개짜리 주택을 경매를 통해 93만 달러에 낙찰 받은 한 판통 씨도 "베이징의 작은 아파트에 비해 호주 주택이 훨씬 더 싸고, 크며 품질도 훨씬 좋다"며 "베이징에서는 이 가격으로 (이번에 매입한) 정원이 딸린 미국식 주택에 사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호주 주택시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증폭에 따라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맥그라스 중국 사업부의 경우 지난 2013년 9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중개한 주택거래 규모가 1억 4,000만호달러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8월 인민은행의 위안화 기습 평가절하로 중국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폭락했음에도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수요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중국인들의 호주 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부동산전문정보업체인 '도메인그룹'은 지난 2013년 말 이후 중국어로 주간 매물을 소개하고 있고, 멜버른의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낙찰자 2명 가운데 1명은 중국인일 정도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중국인들이 끌어 올린 집값 때문에 호주 현지인들의 주택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자 호주 정부는 외국인들의 주택 매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매입 열기는 식지 않고 오히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광고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AMP캐피탈의 올리버 쉐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중국인 주택 매입은 5년 전보다 훨씬 늘어난 수준"이라며 "중국 대륙과 호주에 사는 중국인들로부터의 수요는 호주 부동산 시장과 건설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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