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을 나온 '흙수저' 출신 과학자가 세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스탠퍼드대의 총장이 된다.
5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이사회는 차기 총장에 마크 테시에-라빈(56) 박사를 임명키로 내정했다.
테시에-라빈 박사는 2011년부터 바이오·의학 분야에 특화된 대학원 대학인 뉴욕 소재 더록펠러대(The Rockefeller University) 총장을 맡아 왔으며, 9월 1일자로 스탠퍼드대 총장으로 취임한다.
신경생리학자인 테시에-라빈 박사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으며 1980년 캐나다 최고 명문인 맥길대에서 물리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으로 선발돼 1982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생리학으로 학사학위를 또 받았다.
테시에-라빈 박사의 직계 가족 중 대학 학위를 받은 사람은 본인이 처음이라고 스탠퍼드대는 설명했다.
그는 "내 부모님들은 대학에 안 갔지만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으며 내가 대학에 가겠다는 소망을 지원해 줬다"며 "어떤 배경을 가진 학생이든 스탠퍼드에 다니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시에-라빈 박사는 학부 졸업 후 1987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생리학으로 학술박사(PhD) 학위를 받고 UCL과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그는 1991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에 부임한 후 20년간 재직하면서 해부학 조교수·부교수·정교수로 승진하고 생화학·생물물리학을 가르쳤으며, 2001년에는 스탠퍼드대로 옮겨 2005년까지 생명과학 교수를 지냈다.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HMI) 연구원으로도 1994∼2003년 재직했다.
그는 2003년 스탠퍼드대에서 휴직하고 바이오기술기업 제넨테크로 옮겨 연구 담당 선임부사장(SVP), 수석부사장(EVP), 최고과학책임자를 지내면서 암, 면역체계 혼란, 감염병, 신경퇴행질환 등 질병과 신약을 연구하는 1천400명의 과학자를 지휘감독했다.
테시에-라빈 박사는 2015년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된 신경퇴행질환 치료 신약 연구 스타트업 '데날리 세러퓨틱스'의 공동창업자이며, 전에는 신경과학 스타트업 '레노비스'를 차려 매각한 경험이 있다.
그는 뉴욕연방은행 이사 등 여러 비영리기구와 기업의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교수·학생·동문·교직원 대표 등이 참여한 19명의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6개월간 후보들을 찾고 면접을 실시한 후 만장일치로 테시에-라빈 박사를 차기 총장으로 추천했으며, 전체 이사회가 4일 오전(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선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존 헤네시 현 총장은 16년간의 총장 임기를 올해 8월 말에 마무리한 후 교수로 복직할 예정이다.
교무담당 수석부총장(Provost)인 존 에체멘디는 2016∼2017학년도에 테시에-라빈 차기 총장과 함께 근무하며, 그 후 후임자가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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