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Top Digital) 국내 대학에 재학했던 중국계 해외 유학생들의 에세이 대필, 구입 등의 부정행위 의혹을 파헤쳐 대학 당국의 대대적인 조사를 촉발시킨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탐사보도가 고등학생들의 부정 행위 실태로 확대됐다.
8일자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호주 고등학생 사이에 과제물을 인터넷에서 돈으로 사는 등의 부정행위가 만연해 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학교마다 학생들의 부정행위 예방을 위해 나름대로 큰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고등학생들의 부정행위는 오히려 더욱 만연되고 있고 더 나아가 온라인 상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제물을 판매하는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박사 과정 학생이 대리 작성한 과제물 에세이의 160달러에서 30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명문 셀렉티브 스쿨 졸업생들이 대리 작성한 과제물은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이들 졸업생들에게는 아르바이트 거리가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과제물 구입의 수요가 가장 많은 과목은 고급 영어(Advanced English)라면서 과제물 구입에 발벗고 나선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과학이나 수학에서 뛰어나지만 필수 과목인 고급 영어에서 뒤쳐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과제물 구입 실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고등학생들의 과제물 판매 업체들은 날로 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과제물을 해결할 인력 확보에 분주하며, 개인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은밀하게 거래를 하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사우스웨일즈 주 교육당국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하지만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학생들의 부정행위는 에세이 대필뿐만 아니라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대학입학 수능시험인 HSC 고사장에서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일부 학생은 상의에 마이크로폰을 숨기거나 옷 안쪽에 메모를 하는 경우 심지어, 휴대전화를 시험장 안으로 들여오는 경우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사들은 부정행위를 막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업체를 통해 에세이를 산 학생이 이를 줄줄 외워 답안지를 작성하면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태다.
실제로 한 학교의 시험에서는 같은 반 학생 8명이 똑같은 ‘모범 답안’을 작성해 제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전직 교장인 크리스 보너는 이 신문에 "학생들이 초등학교때부터 부정행위에 빠져들고 있다"며 "많은 부모가 과제물을 사는 것을 당연시하고 아이들도 이를 따르는 것은 놀랄 것도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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