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앞으로 선천적 복수 국적자에 한해 한국 국적 포기 신고 기한을 제한적으로 연장해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복수 국적으로 인해 외국에서 직업 선택에 제한이나 불이익이 있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국적 이탈 신고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선천적 복수 국적자의 구체적 요건으로 외국에서 출생해 계속해서 외국에 주된 생활 근거를 두고 있거나, 대한민국에서 출생했더라도 6세 미만의 아동일 때 외국으로 이주한 경우를 명시했다.
이들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로부터 3개월 이내에 국적 이탈을 신고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국적 이탈 신고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현행 국적 포기 신고제도 외 예외적인 국적 포기 허가절차를 새로 마련하되, 법무부 장관이 국적 포기의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법무부 장관은 국적포기 신청자의 출생지와 복수국적 취득 경위 등을 고려해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에 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허가를 거부하는 재량권도 행사할 수 있다.
현재는 시행령으로 설치 근거를 두고 있는 국적심의위원회도 개정안에 따라 법률상 심의기구로 격상돼 다수의 민간 위원이 참여한다. 국적심의위는 국적이탈 허가에 관한 사항을 허가 처분 전에 심의한다.
이런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법사위의 이날 국적법 개정안 의결은 2020년 9월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적법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헌재는 복수 국적 남성이 만 18세가 되는 해 1∼3월 안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병역 의무를 마치기 전까지 외국 국적을 선택하지 못하게 한 국적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기간이 지나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병역 의무를 이행하거나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가 돼야 한다는 지적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현행 국적법 조항이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선천적 복수 국적자들에게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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