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건강 체중을 올바로 측정하려면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체질량 지수(BMI: body-mass index)를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HR: waist-to-hip ratio)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양에서는 18.5∼24.9면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WHR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여성은 0.85, 남성은 0.9 이상이면 복부 비만으로 간주한다.
아일랜드 코크(Cork) 대학 병원의 이르판 칸 연구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WHR이 BMI보다 더 잘 반영하기 때문에 건강 체중 측정 방법을 BMI에서 WHR로 바꿔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아르판 연구원은 그 근거로 백인 남녀 2만5천297명(평균연령 61.6세, 남성 59.3%)과 연령, 성별, 유전적 조상(genetic ancestry)을 매치시킨 또 다른 2만5천297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WHR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사이의 연관은 WHR이 올라가면 사망률도 올라가는 선형적(linear) 관계로 나타났다.
즉 WHR 수치가 가장 낮은 사람이 사망률도 가장 낮고 WHR 수치가 올라갈수록 사망률도 그에 비례해 올라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WHR 수치는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BMI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J자형 관계, 즉 BMI가 아주 높거나 아주 낮으면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WHR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의 연관성이 BMI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WHR은 수치가 단 단위(unit) 올라갈 때마다 BMI 수치가 한 단위 올라갈 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거의 2배 가까이 높아졌다.
WHR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은 남성이 여성보다 강했다.
WHR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은 BMI와는 달리 지방의 분포와 무관하게 일정했다.
BMI의 한계는 지방 분포의 차이를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복부 지방이 건강에 주는 위험이 더 큰데도 복부 지방이 쌓인 사람이 연령과 신장이 같으면서 엉덩이에 지방이 쌓인 사람과 BMI가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WHR은 심장병, 당뇨병 등 여러 질환 위험을 높이는 내장 지방을 포함한 복부 지방을 BMI보다 잘 반영한다.
WHR의 또 하나 유리한 점은 인구 집단의 차이와 관계없이 WHR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BMI는 인구 집단에 따라 적정 수치가 다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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