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한호일보) ANZ 은행이 호주달러 가치가 현재 고평가 됐다면서 미화 50센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은행의 다니엘 빈 외환 전략가는 최근 5년간 호주달러가 미화 대비 35% 평가절하 됐지만 호주달러가 사실상 안전자산의 지위를 잃게 되면 미화 50센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미화 72센트 정도인 호주달러가 기본가치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트리플A인 국가신용등급의 일부 과장된 효과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는 지난 10년간의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트리플A 신용등급을 유지해온 몇 개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빈 전략가는 “지난 5년간 국가 신용등급은 외환시장에서 더욱 중요시되었다. 이런 변화는 결국 광범위한 경제 구조 보다는 국가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 안전통화로서 호주달러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런던의 고정소득 전문인 스트라튼스트리트(Stratton Street)도 최근 호주를 해외 금융 의존성으로 인해 특히 취약한 주요 신흥 시장 국가 명단에 포함시켰다. 여기엔 폴란드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터키 브라질 루마니아 등도 포함됐다.
스트라튼스트리트의 앤디 시먼 수석 투자 전문가는 “호주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트리플A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보다 재미있는 경우의 하나로 남을 것”이라면서 “호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 순부채 비율 81.5%는 호주를 피하고 싶은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호주는 만성적인 예산 및 경상수지의 이중 적자(twin deficits) 문제를 안고 있다. 2009년 이래 호주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부채는 다른 트리플A 신용등급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제 호주달러의 향방은 시장 변동성과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다음 기준금리 움직임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반면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해서 호주 정부의 채권과 다른 자산의 매력을 소멸시켜 호주달러 가치를 아래로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빈 전략가는 “이로 인해 호주달러가 미화 50센트 아래로 미끄러졌던 2000/01년 이래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호주달러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상진 기자 ji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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