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TOP Digital ) 호주 주요 도시의 주택 문제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주택 대출 규모 1조4500억 달러를 돌파한 호주의 부동산 시장의 열기 속에 주택 구매력은 끝없이 추락하면서 차세대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진짜 꿈이 돼 가고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는 것.
멜버른 대학 산하의 호주인구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호주의 심각한 주택 구매력 문제와 함께 매년 1천억 달러 가량 불어나는 과도한 주택대출로 시드니와 멜버른 등 대도시의 주택가격 폭등은 ‘사회적 재앙’ 수준에 도달했다”고 엄중 경고했다.
동 보고서는 이처럼 끝이 안 보이는 호주의 부동산 과열의 근본 원인에 대해 ▷네거티브 기어링 ▷양도 소득세 혜택 ▷이민 문호 확대를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연방정부의 정책 외에도 각 주정부의 근시안적 개발계획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같은 상황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주택 마련의 꿈을 버릴 수 없는 차세대들이라고 지적했다.
가구별 채무, 연소득 160%...대부분 주택 융자금
한편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가구당 평균 채무액은 각 가구의 평균 연소득의 160%로 채무액의 대부분은 주택 융자금이 차지했다.
이런 점에서 이 보고서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고 불황이나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 다수의 가정이 주택대출액을 감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짐과 동시에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고층아파트 개발 급증 및 투자자들의 소형 아파트 선호로 인해 주요 대도시에는 가족 친화적 주택은 오히려 부족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즉, 투자자들의 다수는 50만 달러 미만의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현실적으로 세 가족이 살수 있는 아파트는 최소 80 평방미터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이는 최소 70만~80만 달러 이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몰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호주부동산연구원 “주택 구매력, 국가적 비극”
이런 가운데 호주부동산 연구원도 국내 주요 대도시의 주택 구매력 상황이 국가적 재앙이며 비극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호주부동산연구원과 아들레이드 은행이 공동으로 발표한 ‘주택 구매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현재 호주 가구당 주택 구매력은 최근 3년동안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중간층 호주인 가정은 주택 대출 불입금으로 평균 소득의 32.4%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최고 비율이다.
호주부동산연구원은 “비록 역대급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택대출 증액과 소득상승 둔화가 맞물리면서 주택 구매력 악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주택 구매력 지역 NSW주
지역별로는 퀸슬랜드주와 노던테러토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주택 구매력 저하 현상이 감지됐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경우 지난 2015년 12월 현재 가처분 소득 대비 주택대출불입금이 차지한 비율은 39.4%를 기록해 전국 평균치보다 7%나 높았다.
빅토리아주의 경우는 34.6%를 보였다.
ACT는 단 19.9%에 불과해 전국적으로 주택 구매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아들레이드 은행의 경제 분석실 책임자는 “전체적인 주택 구매력이 추가로 떨어질 경우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현재의 역대급 저금리 상황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현 부모 세대의 내집 마련의 꿈 성취가 이들 자녀들에게는 말 그대로 꿈이 될 것이라고 이는 전국적인 비극이다”라고 경고했다.
주택 구매력 증진의 열쇠는?
호주부동산연구원과 아들레이드 은행은 심각한 주택 구매력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정치권이 주택 공급 증대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라고 단정지었다.
즉, 구매력 저하는 공급 증대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
두 기관은 “각종 규제와 주택구획설정 법규, 세제에 따른 비용 구조 등이 공급의 제약이 돼 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반가운 소식도 제기됐다.
중간대 주택 임대료가 중산층 가정의 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4.6%로 떨어졌다.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도 소득 대비 주택 임대료 부담율은 27.9%로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빅토리아주는 23.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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